[오늘의 인물] 2월 21일 박수근 한국인의 정과 진실을 담아낸 ‘국민화가’

입력 2016-02-2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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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철순 주필 겸 미래설계연구원장

1970년 ‘여성동아’의 공모 당선작인 박완서(朴婉緖1·1931~2011)의 장편소설 ‘나목(裸木)’은 서양화가 박수근(朴壽根)을 모델로 한 작품이다. 그가 6·25 중에 지금 신세계백화점 건물에 있었던 미군PX에서 미군들의 초상화를 그려줄 때의 이야기다. 박완서는 소설 속의 옥희도가 그린 작품은 ‘고목’이 아니라 머잖아 다시 올 봄을 기다리는 ‘나목’이었다고 썼다.

1914년 2월 21일 강원도 양구에서 태어난 박수근은 1965년 5월 6일 숨질 때까지 가난하지만 나목처럼 정직한 화가로 살았다. 해묵은 바위의 피부와 같은 회색조 바탕 위에 순박한 한국인들을 담은 작품은 갈수록 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2007년 5월 그의 ‘빨래터’가 국내 최고가인 45억 2000만 원에 낙찰됐다. 이 기록은 2015년 10월 김환기의 ‘19-Ⅶ-71 #209’(1971년 작)가 47억2100만원에 낙찰됨으로써 경신됐지만 ‘국민작가’ 박수근에 대한 사랑은 변함이 없다. ‘나무’ ‘노인과 소년’ ‘시장의 사람들’ ‘노상’ 등이 유명하다.

어려서 혼자 미술 공부를 했던 박수근은 1932년 제11회 조선 미술전람회에 입선함으로써 화단에 등장했다. 해방 후 월남해 매년 국전에 입선하다가 1957년 제 6회 국전에서 낙선한 뒤 날마다 폭음을 했다. 제8회 국전 추천 작가, 제11회 국전 심사위원이 됐지만 파벌이 심한 화단은 그와 맞지 않았다.

병에 시달리던 그는 왼쪽 눈을 실명해 생애 마지막 2년간 한 눈으로 그림을 그렸다. ‘빨래터’는 위작 시비가 빚어졌지만 위작은 아닌 것으로 재판에서 결정됐다. 1980년 은관문화훈장이 추서됐다. 양구에는 박수근 미술관(www.parksookeun.or.kr.)이 운영되고 있다. 부인 김복순은 40주기였던 지난해 ‘박수근 아내의 일기’를 냈다. fusedt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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