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SNS 울린 서울대생 가장의 고백…뭉클한 감동 사연 퍼져

입력 2016-02-19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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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생 가장이 올린 자신의 사연이 SNS를 통해 퍼지면서 감동을 전하고 있다.

19일 관련업계와 온라인 포털사이트, SNS 등에 따르면 최근 서울대생 가장이 서울대 페이스북 ‘서울대학교 대나무숲’에 올린 사연이 공개돼 네티즌의 감동을 이끌고 있다.

글을 올린 서울대생 가장은 고아였던 부모가 자신의 나이 열두 살 때 버스사고로 숨을 거두면서 동생 둘을 책임지게 된 사연을 고백했다. 당시 동생들은 일곱 살과 두 살. 그는 동생들과 함께 비좁은 단칸방에서 살면서 새벽 배달일로 가계를 꾸려나갔던 시절을 회상했다.

이어 어려운 형편 탓에 대학 진학을 포기하려 했지만 주인집 아주머니가 설득해 학교를 졸업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세상에 착한 사람이 있다는 걸 나는 이 아줌마 덕분에 믿게 되었다”고 감사 인사를 전해 훈훈함을 자아냈다.

다음은 서울대생 가장이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한 사연의 전문이다.

[전문]

동기들끼리 술을 마시다가 말이 나왔다.

"야, 근데 너는 군대 안 가냐?"

"군대? 가야지."

나는 그리고 서둘러 잔을 들었다.

"야, 잔 비었다 잔."

나는 군대를 안 간다.

못 간다고 쓸 수도 있는데, 그렇게 쓰기에는 군대를 가야 하는 사람들에게 미안하다.

나는 가장이다. 엄마아빠는 둘 다 고아라고 했다. 보육원에서 같이 자라고 결혼했다고.

그리고 내가 열두 살 때, 두 분은 버스사고로 돌아가셨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뭐가 있었을까, 일곱 살짜리 동생과 두 살짜리 동생을 위해서.

공부를 하고, 새벽엔 배달을 하고, 다섯 평짜리 방에서 셋이 잤다.

학교에서는 장학금도 줬다. 수급자비도 정부에서 줬다.

분유, 기저귀, 대부분 그런 걸 사는데 썼다. 물론 그 때는 지금보다는 쌌다.

그래도 꼬박꼬박 저축도 했다. 한 달에 오만 원, 많은 돈은 아니었다.

사실 그것도 주인집 아줌마 명의였다. 그리고 몇 년 뒤에 아줌마가 나를 앉혀두고 말했다.

"너, 대학 갈 거니?"

"아, 일하려고요."

"아니야, 잘 들어. 공부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을 가. 그래서 과외를 하렴."

어린 나이에 몸이 상하면 나중에 더 먹고 살기 힘들다고 했다.

몸도 커서 다섯 평에서 자기도 힘들 텐데, 돈 많이 벌어서 조금 더 넓은 집으로 이사가라고.

세상에 착한 사람이 있다는 걸 나는 이 아줌마 덕에 믿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믿기 어렵게도 이 대학에 붙었다. 물론 기회균등 전형이었지만.

과외 전단지를 만들어 돌렸다. 한 달만에 내 손에 60만원이라는 돈이 들어왔다.

학교에서는 생활비 장학금을 줬다. 정부에서도 아직 지원을 끊지 않았다.

우리 가족은 이사를 했다. 아줌마한테 감사하다고 꾸벅 인사를 하고.

그리고 동생들과 며칠 전에 아줌마를 찾아갔다.

뭘 사갈까 고민하다가 고구마케이크랑 음료 세트를 양 손에 들고 갔다.

아줌마는 고생했다고 우리 등을 다독여주셨다.

큰동생은 이제 고삼이다. 작은동생은 이제 중학생이 된다.

그렇게 계산하더니 아줌마는 정말 빠르게 컸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괜히 눈물이 났다. 결국 우리 넷은 울었다.

이 자리를 빌어, 페이스북을 하지 않는 아줌마에게 감사인사를 하고 싶다.

저는 이제 졸업을 합니다 아줌마. 다 아줌마 덕분입니다.

사회에 나가서도 종종 찾아뵙겠습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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