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대 이동통신망(5G)’ 시장 장악을 위한 글로벌 이동통신업체들간의 치열한 전쟁이 본격적으로 막을 올리고 있다. 미국 2위 이통사 AT&T는 올해 안에 차세대 이동통신 규격인 5G 기술 테스트에 착수한다고 15일(현지시간) 금융전문매체 CNN머니가 보도했다. AT&T는 연내 텍사스 주 오스틴에서 5G 필드 테스트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미 미국 1위 버라이존와이어리스는 지난해 5G 테스트를 시작했다. 또 오는 2017년 5G 보급에 나설 것이라고 밝혀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당초 AT&T는 5G가 일러야 2018년에나 가능할 것이라며 버라이존의 계획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AT&T도 이미 내부적으로 5G 시행 준비를 착실히 하고 있었다고 CNN머니는 전했다. 이날 AT&T는 “우리의 5G 로드맵을 공유할 준비가 됐다”며 “에릭슨, 인텔과 협력해 올봄 연구실 내에서 기술 테스트를 시작하고 올해 후반기쯤에 야외 테스트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AT&T는 “우리의 5G 이통망은 현재 ‘4G 롱텀에볼루션(LTE)’보다 전송속도가 10~100배 빠를 것”이라며 “동영상을 보거나 노래를 내려받고 주변의 음식점을 검색하는 일 등을 아무런 속도 지연 없이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빠르고 즉각적인 반응의 5G는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해준다고 AT&T는 거듭 강조했다.
존 도노반 AT&T 최고전략책임자(CSO)는 “5G는 가상현실, 무인자동차와 로봇, 스마트 시티 등 새 기술을 현실로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AT&T가 5G의 미래를 확신하고 있었음에도 지난해 버라이존에 선수를 빼앗긴 이유에 대해 CNN머니는 너무 조기에 프로젝트에 착수해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사태를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북미무선통신사업자협회(CTIA)는 지난주 한 보고서에서 “2020년 이후에야 5G의 글로벌 표준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로벌 표준화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테스트에 착수하면 몇 년 전 너무 성급하게 4G에 베팅했다가 아무도 자사 기술을 채택하지 않아 돈만 낭비한 스프린트와 같은 처지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버라이존이 지난해 확실하게 5G 로드맵을 펼쳐보이고 노키아도 지난주 5G에 대한 계획을 공개하는 등 글로벌 표준화를 기다리는 대신 먼저 시장을 선점하자는 분위기가 커지고 있어 AT&T가 침묵을 지킬 수 없게 됐다.
우리나라의 KT와 SKT도 ‘세계 최초 5G’ 타이틀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