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구 아파트 전셋값으로 수도권 아파트 두 채 산다

▲시도별 아파트 가구당 평균 전세가격(단위:만원)

대구광역시 수성구 아파트 전셋값으로 서울 인근 수도권 아파트 한 채, 그리고 서울에서 거리가 있는 수도권 아파트 두 채를 살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대구 수성구의 가구당 평균 아파트 전셋값이 3억633만원으로 지방 자치구중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성구의 전셋값 3억원은 수도권 웬만한 지역의 아파트 매매가격보다 높은 수준이다. 경기도 평균 매매가격 3억839만원과 비슷한 수준이고, 여주ㆍ동두천 등 수도권 일부 지역의 평균 매매가격 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준이기도 하다.

전국 평균 전세가격이 2억2256만원 수준을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시도별 평균 전세가격이 가장 높은 곳은 서울로 3억9866만원을 기록했고, 경기가 2억3608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이어 대구가 2억1684만원으로 지방 광역시ㆍ도 중에서 가장 높았고, 수도권인 인천(1억8366만원) 보다 높은 수준이었다.

대구 아파트 전셋값이 높은 데는 나름 이유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대구 아파트 값은 매매ㆍ전세 모두 최근 5년간 큰 폭으로 올랐다. 매매가격은 65.92%, 전세가격은 91.04% 상승했다.

이 지역은 대구 혁신도시 개발, 신규아파트분양 공급 부족 등의 영향으로 청약시장이 활기를 띄며 매매시장으로 수요가 확산된 게 촉매제 역할을 했다. 전세가격 역시 신규 아파트 공급 부족 영향으로 오름폭이 컸다.

특히 대구 자치구중 5년간 전셋값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이 바로 수성구다. 이 기간동안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2010년 말 1억5056만원에서 3억633만원까지 치솟아 96.71%나 올랐다. 수성구는 대구ㆍ경북지역의 명문고교로 꼽히는 경북고와 경신고 등이 자리잡고 있어 ‘맹모ㆍ맹부’들이 몰린다. 그래서 ‘지방 대치동’, ‘대구의 8학군’으로 불리며 학군 수요가 꾸준한 지역이다.

대구 수성구 외에 대구 다른 자치구와 부산, 울산 등 일부 자치구도 아파트 평균 전셋값이 2억원을 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경기 이천시, 양주시, 여주시 및 인천 계양구, 동구 등은 가구당 평균 매매가격이 2억원 밑으로 지방 광역시ㆍ도 일부 자치구 평균 전셋값보다 낮은 수준을 보였다.

임병철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대구의 경우 공급부족과 집값 상승은 전세시장에도 영향을 미쳐 아파트 전셋값도 크게 올랐다”면서 “하지만 대구 아파트시장도 가격 급등에 따른 피로감과 공급과잉 여파, 대출 규제 강화 등을 앞두고 지난해 12월 들어서는 하락세로 돌아서 시장 분위기가 이전과 크게 달라질 수 있는 만큼 투자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