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국 중앙은행 충격요법에 투자자는 외줄타기 신세

입력 2015-12-28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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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국 중앙은행이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시장에 파란을 일으키는 주범이 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중앙은행의 일거수일투족에 의존하고 있는 투자자들의 아슬아슬한 외줄타기 역시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올 1월 스위스 중앙은행이 유로에 대한 스위스 프랑 환율의 상한을 철폐하는 충격적인 결정을 내리고, 12월에는 유럽중앙은행(ECB)의 추가 완화 규모가 시장의 기대를 저버렸다. 앞서 8월에는 중국 인민은행이 위안화 평가 절하를 결정하면서 중국 경제 상황에 대한 우려가 글로벌 증시의 하락으로 이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러한 일련의 중앙은행에 의한 정책 결정으로 시장이 극단적인 반응을 일으켰다며 금융 위기 이후 최근 몇 년간 각국 중앙은행의 일거수일투족에 의존하는 시장의 모습이 여실히 드러났다고 27일 지적했다. 침체된 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기 위해 설정된 사상 최저 수준의 금리와 대규모 자산 매입을 통해 투자자는 리스크 자산에 손을 댔고, 그 결과 대부분의 시장이 거래 부진으로 돌아서자 급락하기 쉬운 환경으로 전락했다는 것이다.

투자회사 인사이트 인베스트먼트의 폴 램버트 통화 거래 책임자는 “올해는 마땅히 일어나야 할 사태의 조짐이 나타난 것이다. 상황이 호전되기 전에 더 악화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중앙은행 정책에서 대부분의 투자자는 아늑한 장소에서 쫓겨나 지금 갈 곳을 찾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WSJ는 내년 최대의 난관은 가장 영향력 있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직면한 상황으로 꼽았다. 연준은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9년 반 만에 금리 인상을 결정, 금융완화 기조에서 서서히 벗어나려하고 있다. 반면 ECB와 일본은행은 여전히 미약한 경제와 낮은 인플레이션 대응에 나서고 있어 추가 완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일본은행은 지난 18일 양적·질적 금융 완화를 보완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일본 주식 시장은 당초 이를 호재로 보고 급등했으나 이후 급락했다.

전 국제통화기금(IMF) 이코노미스트이자 투자회사 SLJ 매크로 파트너스의 공동 경영자인 스티븐 젠은 “내년 각 중앙은행에 상당한 시련의 해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대량의 주식과 채권, 통화를 거래하는 투자은행의 역량을 제한하는 규제를 문제로 지적했다. 이는 투자자들에게 시장의 유동성이 줄어드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자산운용사 펜 뮤추얼 에셋 매니지먼트의 지웨이 렌은 “투자자들은 향후 이러한 사건에 더 쉽게 좌우될 것”이라며 “중앙은행의 행동이 불안정한 거래를 부추기고 있으며, 유동성이 낮은 상황에서 집중한 보유고가 최악의 사태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스위스 프랑은 1월 15일 유로에 대해 40% 이상 급등했다. 40년 이상 된 변동환율제 하에서 하루 기준으로는 최대의 가격 변동이었다. 스위스국립은행(SNB)은 당시 유로에 대한 프랑 상한을 갑자기 폐지했다. 프랑 가치가 너무 올라 스위스 수출 산업이 타격을 입지 않도록 중앙은행이 시장에 개입해 왔지만 사들인 유로가 과도해지자 불안이 증폭되면서 개입을 포기한 것이었다. 이 여파로 프랑 하락에 베팅했던 많은 투자자가 뒤통수를 맞았다.

12월에는 통화 투자자들이 중앙은행으로부터 정곡을 찔렸다. ECB가 실시한 추가 완화가 시장의 예상보다 작아 유로가 달러에 대해 4% 이상 올랐다. ECB와 연준의 금리 정책은 반대 방향으로 향한다고 투자자들이 예측하는 가운데 갑작스러운 유로 가치 급등에 투자자들은 당황했다.

WSJ는 이 일련의 사건들이 불확실성 높은 시기에 시장의 기대를 어떻게 이끄는가 하는 주요 중앙은행에 새로운 도전을 부각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모건스탠리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글로벌 채권 운용 담당자 짐 캐런은 “중앙은행의 신뢰성이랄까. 신용이 떨어졌다. 그 결과 중앙은행은 예전처럼 효과적으로 시장을 진정시킬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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