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화 칼럼] 글로벌화와 마켓팅 혁신

입력 2015-12-21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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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글로벌화를 못하면 국내 시장도 지키기 어려운 시대가 도래했다. 기업의 경쟁원가가 혁신 역량과 시장 규모에 비례하는 창조경제 원가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기업의 가치는 혁신과 마케팅(innovation and marketing)에서 창출된다’라고 경영학의 대가 피터 드러커(Peter Ferdinand Drucker) 교수는 갈파한 바 있다. 이 때문에 기업의 글로벌화는 혁신과 마케팅의 두 방면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혁신부터 글로벌화하자는 것이 ‘태생적 글로벌’(Born to Global)이라면 마케팅 중심의 글로벌화는 ‘점진적 글로벌’(Local to Global)이라고 할 수 있다. 온라인 사업은 유통 투자가 적어 태생적 글로벌 성격이 강하다면, 오프라인 사업들은 유통 투자로 점진적 글로벌 경향을 가지게 된다. 이제 글로벌 마케팅의 본질적 분석을 통하여 대한민국 기업들의 글로벌 혁신 전략의 대안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우선 마케팅을 분해해 보면 선택과 유통이라는 두 가지 요소로 구성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제품과 서비스를 선택받고 이를 고객에게 전달하고 지속적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가치의 전달인 마케팅의 본질이다. 이를 위하여 영업과 교육, 배송과 사후관리라는 마케팅의 요소들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이제 마케팅에 ‘O2O혁명’이 불어닥치고 있다. 영업은 이미 간단한 제품부터 O2O 플랫폼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선택은 온라인의 정보가, 유통은 오프라인의 물질이 지배적이다. 비트로 구성된 온라인은 공유가, 원자로 구성된 오프라인은 소유가 기본 법칙이다. 그런데 이 두 세상이 융합하기 시작한 것이다.

설명이 필요 없는 간단한 제품은 선택이 이미 소셜 커머스와 같은 플랫폼 앱으로 이동했다. 유통은 상용화된 택배를 통하여 간단히 이루어진다. 고객과 사물인터넷(IoT)으로 직접 연결된 제품들이어서 사후관리도 단순화된다. 그리고 고객들의 빅데이터가 사업 혁신의 원천이 된다. 이제 게임을 앱스토어나 구글플레이에 올려 글로벌화한 것과 같이, 제품의 글로벌 마켓팅도 아마존 혹은 알리익스프레스에 올리면 된다. 점진적으로 오프라인 사업들도 온라인화하고 있는 것이다. 유통의 차별화가 사라지는 사업들의 경쟁은 다시 혁신으로 집중되고 있고, 바로 수많은 하드웨어 스타트업들이 등장하는 이유다.

설명이 어느 정도 필요한 제품은 홈쇼핑과 인터넷방송 등이 역할을 하고 있다. 선택을 도와주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기반의 혁신 기술들이 마케팅의 혁신을 이룩하고 있다. 소위 큐레이션(Curation) 마케팅이다. 그러나 구매 선택 이후의 과정은 배송과 사후관리 서비스라는 전통적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선택 이후의 사후관리(AS) 망의 구축이 필수적인 사업들은 글로벌화에 많은 비용과 시간을 투입하게 된다. 특히 글로벌 상담과 사후관리 기술자의 교육과 부품 공급은 생각보다 어려운 점이 많다. 애플이 완제품 교환으로 서비스 정책을 고수하는 이유가 시스템 구축 비용 때문이다. 소형화하는 제품들은 택배 기반의 교환 정책으로 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글로벌화를 위하여 제품의 고품질 확보가 전제조건인 이유는 사후관리에 드는 비용 때문이다.

홈쇼핑 등으로도 설명이 어려워 개별적 설명이 필요한 제품들은 영업사원들이 필요하다. 영업사원 교육과 유지는 가장 큰 마케팅 비용이다. 대리점을 활용하면 인프라는 공유되나, 제품 매니저는 파견 혹은 양성해야 한다. 선진국의 경우 1인당 100만 달러의 비용이 들어간다. 제품의 시연을 위하여 항공 등으로 이송하게 되면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GE, 지멘스 등 글로벌 의료장비 회사들의 핵심 역량은 아직도 오프라인 영업과 사후관리 능력에 있음을 잊지 말자. 그리고 이런 기업들은 결코 태생적 글로벌이 될 수 없다.

기업의 글로벌화는 하나의 정답만이 존재할 수 없다. 상황에 따른 최적의 비용과 기회의 균형이기에, 결국 사업은 예술의 영역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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