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어서 게임해제] 창조를 위한 파괴는 정당할까? ‘푸르른 별’

입력 2015-12-01 07:00 수정 2015-12-01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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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른 별’은 생명이 살 수 없는 행성에 불시착한 어느 녹색 외계인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출처=‘푸르른 별’ 게임 화면)
▲‘푸르른 별’은 생명이 살 수 없는 행성에 불시착한 어느 녹색 외계인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출처=‘푸르른 별’ 게임 화면)

“언젠가 이 별의 주인이 될 여러분을 위해….”

이름부터 몽환적인 느낌을 풍기는 게임 ‘푸르른 별’은 이런 설명과 함께 시작합니다. 배경은 어느 곳인지 분간할 수 없는 황량한 행성입니다. 보이는 건 크레이터로 뒤덮인 행성 표면. 동화 속 한 장면이 그려집니다. 저 멀리 하늘 위로는 끊임 없이 유성우가 띠를 이루며 지나갑니다. 대기 탓에 유성들의 끝에선 마찰열로 생겨난 희미한 고리가 보입니다.

주인공은 이 행성에 불시착한 작고 귀여운 녹색 생물체입니다. 인간의 관점에서 살펴본다면 다소 기괴한 모습입니다. 손은 보이지 않고 다리만 3~4개입니다.

▲주인공인 녹색 외계인은 매우 귀엽게 생겼다. 팔이 없는 모습을 보면 다소 기괴한 느낌도 든다.
▲주인공인 녹색 외계인은 매우 귀엽게 생겼다. 팔이 없는 모습을 보면 다소 기괴한 느낌도 든다.

“우주의 파괴자 혹은 생명의 창조주?”

녹색 외계인이 타고 온 원반형 비행물체는 고도의 기술력이 집약됐습니다. 행성 간 이동은 물론, 행성 전체를 녹지로 바꿀 수 있는 시스템도 갖추고 있죠. 이 밖에도 유성우를 격추할 수 있는 미사일, 레이저포, 유도탄과 영화 ‘스타워즈’의 R2-D2를 닮은 인공지능 로봇도 있습니다.

▲외계인이 타고 온 비행물체엔 온갖 장비가 실려있다. 이 과학 장비를 통해 불모지인 행성을 생명이 숨쉬는 땅으로 바꿀 수 있다.
▲외계인이 타고 온 비행물체엔 온갖 장비가 실려있다. 이 과학 장비를 통해 불모지인 행성을 생명이 숨쉬는 땅으로 바꿀 수 있다.

단, 이들 기계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행성엔 에너지원이 될 만한 물질이 없습니다. 하지만 얻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궤도에 떠다니는 유성을 폭파시키면 에너지원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 물론 채집한 광물을 가지고 비행물체로 가야만 에너지로 변환되겠죠?

주인공 외계인의 목표는 푸른 별을 만드는 것입니다. 결국, 이를 위해선 유성을 끝 없이 파괴해야 합니다. ‘창조를 위한 파괴는 용인된다’랄까요. 외계인이 불시착하기 전 더할 나위 없이 조용하고 평화롭던 이곳은 하루 아침에 전쟁터처럼 시끄러워집니다. 이들의 정체가 우주 질서의 파괴자인지, 창조자인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에너지를 모으기 위해선 행성 궤도를 떠돌고 있는 유성을 폭파해야 한다.
▲에너지를 모으기 위해선 행성 궤도를 떠돌고 있는 유성을 폭파해야 한다.

“끝없는 무기 개발… 파괴의 끝엔 어떤 결말이?”

처음 가진 장비는 '레벨 1'의 미사일입니다. 화면을 끊임없이 눌러야 미사일이 나갑니다. 지나가는 유성을 폭파하고, 그 잔해를 모으면 에너지가 모입니다. 비행물체 속 ‘Greening(정화)’ 시스템을 가동해 100%에 이르면 행성에 녹지가 펼쳐집니다.

물론 ‘정화’ 시스템 가동 에너지를 확보하는 일은 만만치 않습니다. 레벨 1의 미사일로는 절대 파괴할 수 없는 크기의 유성을 수백개나 폭파해야 합니다. 따라서 무기 업그레이드는 필수입니다. 뿐만 아니라 무기 자동화 발사장치도 있습니다. 이 기능을 활성화시키면 번거롭게 방향을 설정하지 않아도 미사일이 자동으로 유성을 파괴합니다. 조금의 수고로움도 없이 말이죠.

행성 표면이 푸르게 변하면 대망의 엔딩입니다. 새싹이 올라오는 장면과 함게 녹색 외계인은 비행물체를 타고 다른 불모지를 찾아 떠납니다.

▲불모지 행성이 푸르게 변하면 대지에서 새싹이 올라온다. 이를 확인한 녹색 외계인은 비행물체를 타고 다시 새로운 불모지를 찾아 떠난다.
▲불모지 행성이 푸르게 변하면 대지에서 새싹이 올라온다. 이를 확인한 녹색 외계인은 비행물체를 타고 다시 새로운 불모지를 찾아 떠난다.

# ‘푸르른 별’은 최근 유행하는 모바일 게임들과는 다릅니다. 다른 게이머와 SNS를 통해 실시간 순위를 경쟁하는 기능은 없습니다. 눈길을 사로잡는 화려한 그래픽, 탄탄한 스토리도 찾아보기 힘듭니다.

주목할 점은 바로 독특한 소재입니다. ‘푸르른 별’은 은하계를 떠도는 녹색 외계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창조와 파괴의 과정을 그려냈습니다. 게임을 통해 할 수 있는 행동은 온갖 무기로 유성을 폭파하는 파괴적인 일입니다. 어린왕자를 떠올리게 하는 BGM과 친숙한 2D 그래픽이 주는 분위기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습니다.

사실 주제는 곱씹을수록 무겁습니다. 창조를 위한 파괴 행위는 정당화될 수 있을까요. 목적을 위한 희생은 값지다고 평가할 수 있을까요. 무념무상으로 즐기기에 부담은 없지만, 조금만 생각해보면 무서운 게임 ‘푸르른 별’이었습니다.

게임명: 푸르른 별
장르: 전략
OS: 안드로이드, iOS
가격: 무료
개발: OBOKAIDEM

‘푸르른 별’ 구글플레이스토어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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