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파킹 두고 설전…"업계 상황 고려했나" vs "불법 행위 적발했을 뿐 "

입력 2015-11-20 17:57 수정 2015-11-23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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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채권파킹 거래'로 기소된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들에 대한 재판에서 피고인 측 변호인과 금융감독원 관계자가 뜨거운 설전을 벌였다.

20일 서울남부지법 형사12부(재판장 조의연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상 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된 전직 펀드매니저 두모(44)씨 등 22명에 대한 7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지난 공판에 이어 증인 김모씨에 대한 피고인들의 반대신문이 이어지는 날이었다. 검찰 측 증인인 김씨는 현재 금감원 직원으로 지난해 11월 불법 채권파킹 거래를 적발해 검찰에 넘긴 바 있다.

이날 피고인 김모씨 측 변호인의 신문은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본격적인 신문에 앞서 채권시장 상황을 꼬치꼬치 묻는 변호인의 말에 김씨는 "나는 금융규제기관 관계자로 위반행위를 증언하러 나왔지 현황을 설명하려고 온 것이 아니다"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에 변호인은 "증인의 진술 신빙성을 테스트하기 위해 기본적인 지식을 묻는 것이니 아는 것만 솔직하게 '예', '아니오'로 답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여러 차례 변호인이 김씨를 다그치는 모습을 보이자 검사는 "변호인이 답변을 강요하고 있다"며 재판장에게 항의했다. 재판장은 "증인의 답변 내용이 충분히 전달되고 있으니 변호인은 다그치지 마라"면서 "증인도 검사기록만 말하려 하지 말고 일반적인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중재에 나서기도 했다.

변호인의 주된 주장은 업계 관행으로 여겨지는 채권파킹의 정당성이었다. 변호인은 "채권시장은 고도화된 전문집단으로 단순하게 설명할 수 없다"며 "실제 정상거래에서도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 때문에 피치 못할 파킹이 생기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변호인은 "적발 단계에서 이 같은 시장과 업계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았느냐"고 물었고, 김씨는 "그런 건 모른다. 금감원이 그것까지 고려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며 "불법 행위를 적발했을 뿐"이라고 단호하게 답했다.

변호인은 다시 "채권파킹에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 그중에는 의도적인 것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며 "예를 들어 펀드매니저의 요청으로 브로커가 채권을 매도했는데 이를 펀드매니저가 외면하면 어쩔 수 없는 채권파킹 상황이 벌어진다"고 설명했다.

변호인은 이어 "모든 채권파킹을 의도적으로 봤느냐"고 물었고, 김씨는 "채권파킹 관련 거래는 다 의도적으로 봤다"고 답했다.

계속되는 변호인의 연관 질문에 김씨는 불쾌감을 드러내며 "아까부터 어떤 특정한 답변을 들으려고 질문을 유도하는 것 같다"며 "더 이상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을 잘랐다.

한편 채권파킹 거래는 채권을 매수한 증권사가 장부에 기록하지 않고 잠시 증권사 등 다른 중개인에게 맡긴 뒤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펀드매니저가 직접 매수하거나 다른 곳에 매도하는 방식을 말한다. 금리 하락기에는 기관과 중개인이 모두 추가수익을 올릴 수 있지만, 금리가 상승하면 손실이 커진다.

거래과정에서 발생하는 손익은 펀드매니저와 증권사 임직원이 서로 정산하기로 하는 '장부 외 거래'의 일종으로 투자자들에게 큰 피해를 입힐 수 있어 현행법상 불법으로 규정돼있다.

검찰에 따르면 두씨 등 22명은 2013년 5월부터 11월까지 기관투자자 몰래 채권 파킹을 하던 중 위탁자금으로 증권사의 손실을 보전해 약 113억원의 손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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