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골프산업을 움직이는 사람들] 문경안 볼빅 회장, “이제는 경제 전쟁…토종 브랜드에 애국심 발휘할 때”

입력 2015-11-20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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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빅 문경안 회장이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전 세계 시장 골프공 점유율 15%다. 그는 골프공 하나로 전 세계에 골프 한류를 일으킨 주역이다. 그가 말하는 진정한 골프 선진국은 경기에서의 승리자가 아닌 산업에서의 승리자다. (오상민 기자 golf5@)
▲볼빅 문경안 회장이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전 세계 시장 골프공 점유율 15%다. 그는 골프공 하나로 전 세계에 골프 한류를 일으킨 주역이다. 그가 말하는 진정한 골프 선진국은 경기에서의 승리자가 아닌 산업에서의 승리자다. (오상민 기자 golf5@)

격렬한 상담(商談)이 이어졌다. 누군가와의 상담이 끝나자 또 다른 누군가와의 상담이 시작됐다. 국산 골프공 제조업체 ㈜볼빅 문경안 회장의 집무실 풍경이다.

문 회장의 24시간은 전투의 연속이다. 밥을 먹고 잠을 청하는 시간마저 쪼개써야 할 만큼 일분일초가 금쪽같다. 그의 시간을 빼앗기란 미안하고 어려운 일이었지만, 집무실을 비집고 들어가 그를 대면했다.

“화장실 갈 시간도 없네요.” 그가 기자에게 건넨 첫마디다. 하지만 문 회장은 아무리 바빠도 잊지 않는 것이 있다. 웃는 얼굴과 공손한 자세다. 그는 타고난 세일즈맨이다.

1997년 철강유통업체 비엠스틸을 설립해 연 500억원 매출의 알짜 회사로 키워낸 그다. 2009년에는 볼빅 수장이 돼 시장 점유율을 1년 만에 5배로 성장시켰다. 한때 초보자용이라는 편견이 지배적이던 컬러볼을 시장의 대세로 만든 것도 그의 성과 중 하나다. 공격형 세일즈를 추구하는 그에겐 안 되는 일이 없었다.

그런 그에게 ‘스스로 한국 골프산업을 움직였다고 생각하냐’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의 답변은 “그렇다”였다. “산업에도 여러 가지가 있지만 제조 분야에서는 상당 부분 영향을 줬다고 본다”며 ‘경제 전쟁’이라는 말을 내세웠다.

문 회장은 ‘경제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토종 브랜드의 세계화 전략을 일찌감치 준비했다. 볼빅의 전 세계 프로골퍼 후원도 그 일환이다. 그는 “선수 양성에만 치중하는 것은 후진적인 정책이다. 대회에서 누가 우승하냐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산업에서 승리하는 나라가 진짜 골프 선진국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LPGA 무대에서 그 많은 우승을 수확하고도 산업적인 뒷받침이 없다”며 “국내 중고등학생 선수가 최근 5년 사이 30%나 줄어든 이유도 산업적 뒷받침과 무관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2014 브라질 월드컵을 예로 들어 설명했다. “브라질은 월드컵 개최 후 오히려 나라 경제가 어려워졌다. 정작 돈을 챙긴 건 다국적 브랜드인 아디다스다. 브라질엔 세계적인 축구 스타가 많지만 산업은 키우지 못한 탓이다. 지금의 한국 골프와 다를 게 없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결국 토종 브랜드를 키워야 만 한국 골프의 미래도 보장될 수 있다는 것이다. 양궁의 국산 브랜드 윈앤윈과 쇼트트랙 국산 브랜드 베스트 필은 선수와 기업이 만들어낸 산업 활성화의 대표적 성공 사례다. 이에 대해 문 회장은 “미국, 일본은 물론 유럽인들의 자국 브랜드 사용률은 70~80%에 이른다. 결코 쉽게 생각해선 안 될 일이다. 그들은 ‘경제 전쟁’ 속에서 최소한의 애국심을 발휘하고 있는 셈”이라며 국산 브랜드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산업이 선수를 키우고 선수는 붐을 일으켜 산업적으로 재투자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제 세계화에 첫발을 내디뎠다고 말한다. 하지만 성과는 눈부셨다. 3년 만에 전 세계시장 점유율 1.5%를 넘어섰고, 지금은 국내 30%, 전 세계 3~4%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문 회장의 목표는 전 세계 시장 점유율 15%다. 그리고 골프공 브랜드에서 토털 골프 브랜드로 확장시키겠다는 계획이다. 그것이 한국 골프와 어린 꿈나무들의 미래를 지켜주는 길이라는 게 문 회장의 주장이다. 그는 “한국은 세계 최고의 경기력과 세계 3대 시장을 지녔지만 산업은 부끄러운 수준이다”라며 “더 많은 사람의 노력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문경안 회장은 ▲1958년 경북 김천 출생 ▲1977년~1987년 ㈜선경 ▲1987년~1996년 건영통상 ▲1998년 비엠스틸 설립 ▲2009년~ 건양대 세무학과 겸임교수 ▲2009년~ ㈜볼빅 회장 ▲2010년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공로상 ▲2010년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공로상 ▲2011년 스포츠산업대상 대통령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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