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화려한 가수들 이면에 감춰진 무명 가수의 현실

입력 2015-10-28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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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예린 문화팀 기자

“슈퍼스타K 이후 회사랑 계약했는데 앨범이 잘 안됐다. 누구보다 열심히 했는데…. 지금도 내가 노래 부르는 모습만 꿈에 나온다. 노래랑 헤어져야 하나 싶었지만 노래는 내 인생의 전부다. 오직 노래를 하고 싶다.”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와 엠넷 ‘보이스 코리아2’에 출연했던 가수 김현지가 세상을 떠났다. 경찰은 유족을 상대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으나, 현재 자살로 추정되고 있다. 향년 31세, 하늘이 선물한 좋은 재주도 꽃피우지 못한 채 생을 마감한 것이 애통할 뿐이다.

2번의 오디션 프로그램 출연과 앨범 발매 후에도 오직 노래를 부르는 것이 소망이었던 김현지는 최근까지 무대가 아닌 한 아카데미 뮤직 스쿨 강사로 활동하고 있었다. 회당 수천만원의 행사료, 수억원의 CF 몸값,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아래서의 대중의 환호와 열광은 극소수 인기가수들에게만 해당될 뿐, 실상 대다수의 가수는 무대에 오를 기회도 적을 뿐만 아니라 고정적인 수입이 없어 생활고를 겪는다.

대한민국 가요계는 팬덤이 강한 아이돌 위주로 돌아가고 있다, 그나마 매체의 힘을 빌릴 수 있는 소속사마저 만나지 못한다면, 음악성이 뛰어나도 대중에게 노래를 들려줄 기회를 얻기란 매우 어렵다. 김현지의 말처럼 누구보다 열심히 해도 자괴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아시아를 넘어 세계를 호령하는 K팝을 생성한 대한민국 가요계의 씁쓸한 현실이다.

최근 가수 이승환은 음악을 하고 싶지만 쉽게 무대에 오르지 못하는 인디 밴드들을 위해 공연 대관료를 대신 내주는 ‘프리 프롬 올’이라는 프로젝트를 계획했다. 진정 노래를 하고 싶어 하는 가수들에게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뜻깊다. 하지만 이 문제는 개인의 프로젝트에서만 머물러선 안 된다. 많은 청소년과 젊은이들이 연예계 진출을 꿈꾸는 시대인 만큼 재능과 열정이 있는 모든 이에게 기회를 주는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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