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경의 미디어버스(media-verse)] `J에게`

입력 2015-10-22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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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경 기획취재팀장

언론계는 지난해 뉴욕타임스(NYT)의 ‘혁신 보고서’에 꽤 많이 경도됐더랬다. 혁신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떤 변화라도 시작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긴박감 넘치게 조성되기도 했다. 그런데 사실 올해 들어서는 그런 의지가 다소 꺾인 듯하다. 지난해 키워드가 ‘혁신’이었다면 올해는 ‘생존’이랄까. 당장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고민들이 더 많다.

그 고민의 한 축은 경기침체로 광고 시장이 축소되고 있는 엄연한 상황. 또 한 축은 과연 ‘진짜’와 ‘사이비’가 어떻게 구분되는지 모르겠지만 ‘사이비 언론’을 추려내겠다는 업계 내·외부적 압박이다.

돈을 버는 일은 중요하다. 언론사도 기업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간과해서 안 되는 건 우리나라 언론계는 시장 원리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진입은 더 쉬워졌고 퇴출은 여간해선 이뤄지지 않는다. 한정적인 광고를 나눠 가지려다 보니 부작용이 발생한다.

언론사 수익의 대부분이 광고인 구조도 바뀌지 않고 있다. 새 시대에 맞는 모바일향(向) 콘텐츠를 잘 만들어 유통하는 곳이라고 해서 광고를 더 주지 않고 기업들은 울상부터 지으니 언론사들은 큰일이다 싶다. 우는 소리만 해선 안 되겠으니 오히려 기업에 호통을 치거나 면박을 주는 기사로 ‘갑질’을 하기도 한다. 포털에 노출되어야 방문자 수가 늘어나니 어뷰징은 없어질래야 없어질 수가 없다. 물론 생존이 보장돼야겠지만 ‘기업(광고주)이 잘되어야 언론도 산다’는 생각을 꼭 일선 기자까지 가져야 하며 게이트 키핑 과정에서도 최우선의 기준이 되는 게 당연하지는 않다고 본다. 신문 기사든 방송 프로그램이든 “콘텐츠가 제일 중요하다”는 말을 하면 현실성 없다는 지적을 받고 만다.

‘사이비 언론’ 논란도 가관이다. 지난 7월 한국언론학회와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연 ‘인터넷뉴스 생태계의 현안과 개선방향’ 세미나에서 나온 얘기가 바로 인터넷신문 등록 인원을 최소 5인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는 것이었다. 현행 신문법에서는 취재와 편집 인력 3명 이상만 상시 고용하면 된다. 5인이면 뭐가 달라질까. 사이비 언론의 행태는 조직원 수가 적은 곳에서만 하는 게 아니다. 그래도 언론사 수가 좀 줄어들어 기업과 포털이 언론사 관리하기(?)가 더 쉬워지려나.

해외에는 이미 1인 저널리스트들도 많고 영향력도 갖고 있다. 사실을 취재, 분석할 수 있고 ‘진실(사실과 진실은 다를 수 있다)’을 가릴 수 있으며 이를 글과 말로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면 굳이 언론사에 고용된 형태로만 취재, 보도를 할 수 있는 건 아니련만 우리 사회에선 어느 언론사 소속인지가 여전히 중요하다.

이런 가운데 저널리즘이 보이지 않는다. 그것이 언론의 존재 이유, 목적일 텐데. 소비자들은 이미 능동적으로 본인이 직접, 혹은 믿을 만한 지인이 골라주는(큐레이션된) 뉴스를 보고 있다. 언론사는 과연 누구를 위한 뉴스를, 왜 만들고 있는 것일까. 왜 총을 쏴야 하는지는 모른다. 그러나 일단 총을 마구 쏴서 적을 죽이고 나는 살아남아야 한다. 저널리즘(J)에 물어본다. 이 전투가 벌어지는데 어디에 있느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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