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기업을 하는가 21] 직원에게 급여를 주는 날, 가장 행복하다

입력 2015-10-16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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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삼석 마상소프트 대표이사

문외한이었던 게임업체 창업 “돈을 벌자” 12년을 달려와

스스로에게 다시 물어보니 “그 이유만은 아니었구나”

게임이 히트 쳐 수익이 나면 국가에 세금 내고 고용 창출

기업의 이윤과 사회적 책임은 결국 다른 것이 아니었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것이다. 생존이 절실한 게임 개발사가 성공한 콘텐츠를 개발할 가능성이 크다.

“나는 왜 기업을 하는가?”라는 물음에 나는 서슴없이 말할 수 있다. 돈을 벌기 위해서다. 이 단순한 질문을 회사 직원들에게 던져봤다. 모두가 기업의 설립 목적은 ‘이윤추구’라는 것이다.

회사 나이 12살이 되는 ㈜마상소프트, 12년이라는 세월을 거치면서 “나는 왜 기업을 하는가?”라는 물음에 나는 주마등처럼 지나간 긴 세월을 돌이켜본다. 그리고 이러한 기회를 제공해 준 이투데이에 무한한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 이를 계기로 그동안의 잘못을 반성하고 공부하는 기회가 되었기 때문이다.

나는 2004년 1월 회사 설립 후 3년여 동안 게임 개발에만 전념했다. 매출은 거의 없었다. 그 기간 수없이 절망하고 포기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금융기관에 몸 담았던 나는 게임 개발 프로그램에는 전혀 관심도 없었고, 한마디로 문외한이었다. 그리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지만, 토요일·일요일이면 자동적으로 회사로 향하고 회사 책상 앞에 앉아 있어야만 안심이 되었다. 어떨 때는 새벽에도 잠이 깨 회사로 향하는 나를 보곤 했다. 그만큼 하루하루가 고통이고 불안의 연속이었다. 이러한 힘든 시기에도 “나는 왜 기업을 하는가?”라는 질문을 나 자신에게 하지 못했다.

모 아니면 도, High Risk High Return, 게임 콘텐츠 하나로 우리나라 IT 3대 부자가 될 수 있는 가장 매력적이고 로또 당첨과도 비교되지 않을 정도의 대박을 꿈꿀 수 있는 산업, 세계 모든 젊은이가 도전하고 싶은 산업, 이것이 바로 게임산업이다. 나는 게임산업이야말로 창조경제, 문화융성의 가장 모범적이고 선도적인 산업이라 주장하고, 아니 설파하고 싶다. 노키아의 빈자리를 채워준 핀란드의 ‘클래시 오브 클랜’을 개발한 슈퍼셀이 대표적 사례다.

이러한 매력에 나는 기업을 하는가? 금융기관에서 외환딜러로 근무했던 나는 베팅을 좋아한다. 특히 레버리지 효과가 뛰어난 선물거래, 옵션거래를 좋아했다. 게임도 고스톱, 포커 같은 보드게임을 즐겨 했다. 밤을 새워가면서 게임을 즐겼다. 특히 포커게임 중 ‘하이로’를 굉장히 좋아했다. 인터넷 게임이 아니라 실전에서는 ‘5 풀하우스(Five Full house)’로 로(Low)에 베팅할 수 있는 순간적인 결정력과 강심장을 가졌다.

이러한 순발력과 강심장은 경영에서도 빠른 판단으로 후회하지 않는 결정을 하는 계기가 되었다. 우리 마상소프트는 수십억원의 개발비가 투입된 게임콘텐츠 2종류를 쓰라리게 실패한 경험이 있다. “이러한 실패는 곧 성공을 위한 발판이다”라고 말할 수 있는 배짱을 나는 가지고 있다. 실패도 기업을 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나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지원으로 해외 비즈니스 상담회 출장 시 가장 먼저 하는 일이 해외 여행자보험 가입이다. 최고의 보장 상품을 고집하고, 비행기를 타면 나에게 스스로 주문을 외웠다. 내가 타고 가는 비행기가 추락하면 회사는 망하는 것이고, 내가 다시 서울 땅을 밟게 되면 마상소프트는 영속할 것이다. 솔직히 말도 안 되는 주문을 스스로에게 한 것이다. 그만큼 생존이 절실했고, 성공하고 싶은 욕망이 컸다.

나는 이번 기회에 ‘이러한 행동들이 단지 돈을 벌기 위해서만이었을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았다. 다행히 나는 ‘단지 돈을 벌기 위한 이유 하나로만 기업을 하는 것이 아니었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는 지난 12년 동안 직원들에게 주는 급여를 밀린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월 7.5%라는 고율의 사채를 빌려 급여를 지급한 적도 있다. 그만큼 나에게는 ‘기업인의 책임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아무리 회사가 어려워도 직원들에게 급여를 지급해야 한다’는 확고한 신념이 있었다. 그것이야말로 CEO인 내가 직원들에게 지킬 수 있는 최소한의 자존심인 것이다.

나는 지난 2007년 북한이탈 주민 새터민을 고용하였다. 그 이유는 사회적으로 소외될 수 있는 이웃을 기업인이 도와야 한다는 생각에서였다. 나는 그것이 기업인의 사회적 책임이라 여겼다. 나는 그 친구에게 대학진학을 권유했고, 공무원 시험공부를 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다행히 그 친구는 올해 서울시 산하기관인 모 공단에 1명을 모집하는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당당히 합격했다. 그 친구는 나에게 회사를 떠나게 되어 미안하다고 했지만, 나는 수억원의 계약체결 이상으로 눈물이 핑 돌 정도로 기뻤다. 이러한 행복이 기업을 하는 이유 중 하나가 아닌가 싶다.

나는 직원들에게 급여를 줄 때 가장 행복하다. 물론 대기업처럼 두꺼운 봉투가 아니라 얇은 봉투일지라도 그 시간만큼은 행복함을 느낀다. 솔직히 말하면 통장에 급여를 줄 수 있는 잔액이 있을 때이다. 나는 국가에 세금을 납부하는 것을 아깝게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매출이 없을 때는 4대보험 납부도 부담이었고 싫었다. 그러나 회사가 이윤을 많이 창출하면 당연히 국가에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것이 의무이고 행복이기 때문이다. 국립부산기계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한 나는 국가로부터 많은 혜택을 받았다. 그리고 문화체육관광부 산하기관인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도 많은 도움을 받았다. 국가가 있어야 내가 있고 회사가 존재할 수 있다는 신념을 늘 가지고 있다.

또한 청년 고용창출에 조금이나마 이바지하는 것이 기업인의 사회적 책임 중 가장 중요한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마상소프트는 가능한 한 경력직보다 신입사원을 선호한다.

㈜마상소프트는 게임으로 나라에 보답하자는 취지의 게임보국을 경영이념으로 삼고 있다. 게임을 통해 고용을 창출하고 외화 획득에 이바지하며, 국가에 보답하자는 것이다. 나는 이번 기회에 다시 한 번 더 다짐한다. 기업인은 사회적 책임을 가져야 한다는 사실을, 그리고 국가에 대한 기업인으로서의 책임을 가져야 한다는 사실을.

나는 지난 2007년 베트남 국영방송인 VTC 멀티미디어 그룹의 VTC Intecom과 우리 마상소프트의 처녀작인 ‘에이스온라인’의 베트남 서비스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에이스온라인은 한국에서도 전혀 관심을 받지 못했다.

국내외를 통틀어 에이스온라인의 서비스는 베트남에서 처음 시작했다. 그들이 한국의 많은 온라인게임 중 에이스온라인을 선택한 이유는 게임콘텐츠가 아니라 CEO인 나를 보고 계약했다는 것이다. 당시 한국의 온라인게임 개발사들은 베트남 기업들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었다. 나는 회사 설립도 하지 않았던 VTC Intecom CEO에게 성의를 다해 게임을 소개해 주었다. 게임 실적을 통해 그룹 회장까지 역임한 그 친구는 지금도 말한다. 우리 계약은 하트 투 하트(Heart To Heart)로 맺어졌다고. 다행히 에이스온라인은 지금도 베트남에서 게임 이용자들로부터 사랑받고 있으며 서비스 중이다. 우린 서로 형제 및 형제회사라 말하며, 끈끈한 정을 이어오고 있다. 이러한 추억들도 내가 기업을 하는 이유 중 하나가 아닌가 싶다.

마상소프트는 개발은 전적으로 권동혁 부사장이 담당한다. 내가 가장 의지하고 믿는 친구이다. 마상소프트는 그가 있었기에 지금의 마상소프트가 있지 않나 싶다. 그는 CEO인 내가 할 수 없는 일을 처리해 준다. 서로 기대고 의지할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기업을 행복하게 경영할 수 있는 것 같다. 회사 내 가족 이상으로 의지하고 믿을 수 있는 친구들이 많은 것이 내가 행복하게 기업을 하는 이유라 생각한다.

나는 우연히 우리 직원 어머님께 다음과 같은 인사말을 드린 적이 있다. 아드님이 마음껏 실력을 펼칠 수 있도록 우리 마상소프트를 성장·발전시키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아드님을 훌륭하게 키워 저희 마상소프트에 보내 주어 대단히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렸다. 회사를 성장·발전시켜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 이것은 훌륭하게 키워 우리 회사에 보내준 직원들의 부모님에 대한 가장 중요한 약속이고, 내가 기업인으로 존재하는 이유가 아닌가 싶다.

마지막으로 “나는 왜 기업을 하는가?”라는 질문에 다시 대답한다. 나는 돈을 벌기 위해서, 그리고 그 돈으로 기업인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 아울러 게임보국을 실현하기 위해서라고.

나는 마상소프트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 회사 직원들이 최고의 복지와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회사를 성장·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아울러 우리 마상소프트가 서비스하는 게임을 즐기는 국내외 게임 이용자들에게 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그분들이 있기에 마상소프트가 존재하고, 내가 CEO로서 기업을 경영할 기회를 제공해 주고 있으니깐.

<회사소개>

2004년 1월 회사 설립

2007년 이달의 우수게임 수상(문화관광부장관상)

<게임콘텐츠>

에이스온라인(전 세계 16개국 언어로 서비스 중)/출조낚시왕 /능력자X/DK온라인/프리스톤테일(5개 국어 서비스 중)/건즈(남미 서비스 중)/건즈2(북미 서비스 중) 이외 다수의 모바일게임

<강삼석 대표 약력>

-현 ㈜마상소프트 대표

-현 한국게임협동조합 이사장

-현 한국콘텐츠공제조합 이사

-현 한국콘텐츠분쟁조정위원회 조정위원

-전 ㈜웹콜월드 CFO 근무

-전 영남종합금융㈜ 근무

-전 POSCO 광양제철소 근무

-전 효성중공업㈜ 근무

-영남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국립부산기계공업고등학교 금속과 졸업

양창균 기자 yang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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