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형 헤지펀드 포트리스 매크로펀드 청산…연준 금리인상 불확실성에 월가 첫 희생양

입력 2015-10-14 13:23 수정 2015-10-14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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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노보그라츠, 사진=블룸버그
▲마이클 노보그라츠, 사진=블룸버그

미국 월가에서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금리인상 시점을 둘러싼 불확실성의 첫 번째 희생양이 나왔다.

대형 헤지펀드 포트리스 인베스트먼트는 13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포트리스 매크로 펀드를 청산하고 연말까지 모든 운용 자금을 고객에게 반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펀드의 설립자이자 최고운영책임자 마이클 노보그라츠<사진>는 회사를 떠나고 그가 보유한 2억5000만 달러 어치 주식은 회사가 매입한다.

이날 뉴욕증시는 소폭 하락하긴 했으나 최근 증시 변동성이 다소 누그러들었던 만큼 월가에서는 포트리스의 매크로 펀드 청산 발표가 의외라며 최대의 화제로 떠올랐다.

노보그라츠는 월가에서 ‘포트리스의 노보’로 명성을 날렸다. 레슬러 출신으로 미 육군 헬기 조종사 경력을 가진 그는 화려한 정장과 넥타이 차림으로 TV나 투자 콘퍼런스에 강연자로 자주 불려다니며 많은 어록을 남겼다.

또한 노보그라츠는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프로 레슬링 매치를 개최하거나 미국 프로농구협회(NBA) 소속 팀에도 투자하는 등 카리스마가 강해 추종하는 팬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마이너스(-) 실적이 이어지면서 마침내 운용 펀드를 폐쇄하기에 이르렀다.

포트리스의 매크로 펀드의 운용자산은 6월말 현재 23억 달러(약 2조6420억 달러)였다. 관계자에 따르면 이 펀드의 운용 성적은 2년 연속 마이너스(-)였다. 올들어 9월까지의 수익률은 -17.5%. 2014년은 -1.6%였다.

노보그라츠는 7월부터 단독으로 해당 펀드의 운용 책임을 맡았는데, 연준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확신했다가 낭패를 봤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 연내 금리인상을 예고한 가운데 시장에서 9월 금리인상 기대감이 최고조에 달한 시점에 아예 그쪽으로 베팅한 것이 화근이었다. 연준은 시장의 기대를 저버리고 9월 16~17일 열린 FOMC에서 금리를 동결하면서 연내 인상 가능성은 또 열어뒀다.

중국에 대한 그의 지나친 낙관론도 문제였다. 그는 중국이 첫 번째 위기를 극복해 많은 기회를 줄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러나 중국 경제 둔화가 세계 시장을 동요시킨 8월에 그가 운용하는 매크로 펀드의 수익률은 -4.4%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통화 및 상품, 주식, 채권에 투자하는 매크로 펀드는 올들어 8월까지만해도 수익률이 플러스(+)1.7%였다. 연준의 금리인상 시점을 둘러싼 불확실성과 중국 경기 둔화가 월가의 스타를 몰락시킨 셈이다.

노보그라츠는 “우리 회사의 리서치 직원 및 리서치 팀의 능력을 신뢰하는 나에게 있어선 어려운 결정이었다. 그러나 지난 2년간은 매우 혹독했다. 지금의 환경은 최선의 결과를 내기에 적합하지 않다”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피터 브리거와 웨슬리 에덴스 두 공동 회장과 랜달 나던 최고경영자(CEO)는 공동으로 “(매크로 펀드의)폐쇄 사태를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성명을 냈다.

지난 8~9월에는 세계적인 주가 하락으로 많은 헤지펀드들이 손실을 기록했다. 이 때문에 미국 최대의 연기금인 캘퍼스(캘리포니아 공무원 퇴직 연금)는 일찌감치 헤지펀드를 운용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11월에는 회계연도 마감을 앞두고 헤지펀드의 축소·폐쇄가 한층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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