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춘 신임 우리은행장, 노조 무마가 최우선 과제

입력 2007-03-26 14:15 수정 2007-03-26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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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경험 없다는 핸디캡 불식이 두번째 숙제

드디어 박해춘(사진) 전 LG카드 사장이 우리은행장으로 선임됐다.

박 행장은 우리나라 금융 역사에서 처음으로 보험-카드-은행의 CEO를 맡는, 증권을 제외한 주요 금융권에서 CEO에 오르는 전인미답(前人未踏)의 기록을 세우게 됐다. 전임 황영기 우리은행장, 김정태 국민은행장도 증권사와 은행 CEO만 했을 뿐이다.

또 개인적으로는 자신이 바라던 은행장에 드디어 오르게 됐다.

박 행장은 지난 98년 20조원에 달하는 부실에 허덕이던 서울보증보험 사장을 맡아 정상화시켰고, 2004년에는 적자기업인 LG카드를 불과 1년반 만에 매달 1000억원의 순익을 내는 우량기업으로 탈바꿈시켰다.

이처럼 박 행장은 부실기업을 보란 듯이 회생시켜 ‘미다스의 손’이라는 평가와 함께 ‘구조조정의 전문가’라는 평가가 그의 이름 앞에 붙어 다니고 있다.

그러나 박 해장은 ‘구조조정의 전문가’라는 평가에 대해 크게 불만은 없지만 ‘사람 잡는 백정’은 아니라고 말한다.

시스템, 제도, 상품 측면에서 잘못된 것을 바로 잡는 ‘경제적 구조조정 전문가’라는 것이 박 행장 스스로의 평가다.

이러한 능력 때문에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와 정부는 은행 경험이 전무한 박해춘 LG카드 사장을 지난해 자산을 46조원이나 증가시킨 우리은행의 자산관리를 위해 차기 은행장으로 내정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박 행장은 향후 우리은행의 자산 건전성의 지속적 유지를 위한 노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박 행장도 이러한 사실을 알기 때문에 지난 주말 우리은행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신속히 조직을 정비해 우리은행은 최고 은행으로 만들어 나가겠으며 그럴 자신이 있다”고 강한 의욕을 내비쳤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박 행장은 또 “우리은행이 나의 마지막 직장이라는 생각으로 혼신의 힘을 기울이겠다”며 “하루 빨리 조직을 정비해 전체가 단합해 1등 은행, 최고 은행을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박 행장의 최우선 과제는 은행 업무를 배우는 것이 아니라 노조의 반발을 하루 빨리 무마시키는 것. 우리은행 노조가 ‘낙하산 인사’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강력 투쟁을 선언하고 나선 상태이다.

은행장으로 선임된 26일 박 행장은 두차례 우리은행 출입을 시도했으나 모두 무산됐다.

박 행장은 ‘내정자’의 입장으로 우리은행 정기 주총을 참여코자 LG카드 주총이 끝나자마자 우리은행을 방문했으나 노조의 진입 저지로 출입이 무산됐다. 또한 오후 1시 30분에 ‘신임 은행장’으로 취임식을 갖기 위해 우리은행 본점에 왔으나 역시 노조의 저지로 인해 결국 우리은행에 발을 들여 놓지도 못하고 자리를 떠났다.

현재 금융권에서 박 행장을 바라보는 시각은 극과 극을 달리고 있다.

우리은행장에 박해춘 LG카드 사장이 내정된 이후 우리금융의 주가는 상승을 하고 있다.

키움증권은 "카드와 보험사업 전문가가 은행장을 맡게 돼 비은행 부문의 경쟁력 강화에 적지 않은 기여를 할 것"이라며 "지주사와의 조화도 가능해 우리금융의 주가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시장의 이러한 반응에 비해 금융권에서는 박 행장이 은행 경험이 없다는 것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은행 경쟁에서 우리은행이 다소 밀릴 수도 있다는 우려감을 나타내고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은행 경험이 전혀 없는 박 행장이 그동안 보험과 카드사에서 이뤘던 성공경영을 은행에서도 지속할 수 있을 지는 지켜볼 일”이라고 말했다.

박 행장이 앞으로 은행장으로도 성공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지금까지 경영했던 곳보다도 훨씬 큰 은행의 업무를 얼마나 빠른 시일 내에 파악해 조직을 장악하느냐에 달려 있다.

그러나 조직 장악을 위해서는 강력 반발하고 있는 노조와의 갈등을 얼마나 빨리 해소하느냐가 관건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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