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창조경제대회, 기득권 업체가 ‘싹쓸이’… 기업 홍보수단 전락

입력 2015-09-1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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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3년 이내’ 참여기준 맞추려 회사 이름만 바꾸기도

정부가 창조경제 활성화와 신규 창업자를 지원하기 위해 마련한 각종 창업경진대회와 공모전이 기존 기업의 ‘홍보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다. 이미 수상 경험이 있거나 기술력을 검증받은 업체들이 출전, 입상하면서 일반인들의 도전 의지를 꺾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야당 간사인 새정치민주연합 우상호 의원이 14일 미래창조과학부로부터 제출받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미래부는 중소기업청과 함께 작년과 올해 2년 연속 ‘창조경제대상’ 대회를 열었다. 수상팀에게는 상금과 함께 창업 지원 혜택이 돌아가며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리게 된다.

이 때문에 ‘2014 창조 아이디어 경진대회’에는 1291팀이, ‘2015 아이디어·창업경진대회’에는 3103팀이 참여할 정도로 관심이 높았다. 정부는 각각 10팀과 12팀을 선정해 총 2억5000만원과 1억7000만원의 상급을 지급하고 창업을 지원했다.

문제는 입상팀의 면면이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굴해 창업을 지원한다는 애초 목표와는 달리 입상팀 상당수가 이미 기업을 운영 중이며, 그 기술력을 인정받아 여러 대회에서 수상 경험까지 있었던 곳으로 확인됐다. 이는 대회 참여 기준이 ‘창업 3년 이내, 동일 아이디어·기술로 받은 누적 상금 3000만원 이내’로 광범위하기 때문이다.

‘2015 아이디어·창업경진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한 가습기 업체 ㈜미로는 2013년 서울 국제발명대전 은상과 동상을 수상하고 같은 해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굿 디자인’ 인증을 받았다. 2014년에는 KES(한국 전자산업대전)과 제네바 국제발명대전, 독일 iF 디자인 어워드 등에서 입상했고, 올해에는 특허기술상 디자인부문에서 정양욕상을 수상했다.

또 올해 같은 대회에서 입상한 아키드로우사는 2013년 과학창의재단 청년프론티어 창업지원사업에 참여해 최종 A 등급을 받았고, ‘2014 창조 아이디어 경진대회’ 입상한 ㈜크레토이는 2011년 7월 중소기업청 창업사관학교 프로그램을 거쳐 기술력을 검증받았다.

참여업체 이력 검증도 허술해 올해 입상한 (주)엔엑스테크놀로지의 경우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지오니트(2006년 설립)라는 회사가 이름만 바꿔 참가했는데도 주최 측은 문제 삼지 않았다.

우상호 의원은 “아마추어 발굴을 통해 창조경제 활력을 불어넣어주는 것이 공모전의 취지인데, 실제로는 일부 기업과 출전자들이 상을 독점하는 상황”이라며 “창의적 아이디어만으로는 기업을 이길 수 없다는 인식이 확대돼 일반 국민의 도전의지를 무너뜨리는 역효과가 일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 의원은 “미래부는 대회 실적내기에만 급급할 것이 아니라 모두에게 공정한 기회가 주어질 수 있도록 중소기업청 등 관계 부처와의 정보공유를 통해 대회 본래 취지를 살리는 데 역점을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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