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여자, 아들 여친 살해…경찰 늑장대응 드러나

입력 2015-09-13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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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한 60대 여성이 아들의 여자친구를 살해했다. 경찰은 이 사건이 발생하기 전 신고를 받았음에도 늑장 대응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살인 혐의로 박모(64·여)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13일 밝혔다.

박씨는 전날 오후 9시 42분께 용산구 자신의 집 앞에서 아들(34)의 여자친구 이모(34)씨와 말다툼을 벌이다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평소 이씨와 사이가 좋지 않았던 박씨는 이날 저녁 전화로 이씨와 크게 다퉜고, 이씨가 이를 따지려 집 앞으로 온다고 하자 미리 집에서 흉기를 들고 나가 기다린 것으로 조사됐다.

박씨는 집 앞에서 이씨를 만나 말다툼을 벌이다 이씨가 자신에게 핸드백을 집어던지자 순간 격분해 갖고 있던 흉기로 복부를 찔렀다. 박씨는 평소 조울증을 앓아 약을 복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사건 발생 30분 전인 오후 9시 12분께 "어머니가 여자친구와 전화로 다투고 나서 흉기를 들고 여자친구를 기다리고 있다"는 박씨 아들의 신고를 접수했지만 이를 막지 못했다.

경찰은 신고 접수 1분 뒤 파출소 순찰차에 출동 지령을 내렸지만 순찰 근무 중이던 경찰관들이 10분 전 68m 떨어진 주소에서 신고가 들어온 가정폭력 사건과 이 사건을 같은 것으로 오인하고 그곳에 가서 사건을 처리하느라 시간을 보냈다. 파출소 내 근무자도 두 사건을 동일사건으로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에 늦게 도착한 경찰은 흉기에 찔려 쓰러진 이씨를 지혈하고 오후 9시 51분께 구급차에 태워 순천향대병원으로 출발해 4분 만에 병원에 도착했다. 그러나 이씨는 치료를 받다 오후 10시 25분께 숨졌다.

112 지령실에서는 "두 사건이 별개 사건으로 보인다"며 일선에 확인을 요구했지만, 파출소 근무자와 순찰차 근무자 모두 동일사건이라는 자신들의 판단을 계속 믿은 나머지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현장에 출동한 순찰차 근무자들과 파출소 내 근무자 등을 상대로 감찰 조사에 들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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