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결산 상장사들의 정기 주주총회 시즌을 맞아 주요 기업들이 발행주식과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한도 확대에 나서고 있다.
향후 사업확장 등을 위해 유상증자나 CB, BW 발행을 통해 자본확충에 나서기 위한 사전정지작업으로 해석될 수 있어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STX, 일진다이아 등 발행주식한도 확대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STX는 23일 2006년도 정기 주주총회를 열어 지난해 재무제표 및 정관 일부 변경, 이사 선임 안건 등을 승인할 계획이다.
STX는 특히 이번 주총을 통해 정관에 정해진 발행주식한도를 8000만주에서 1억주로 확대한다. 같은날 정기 주총을 개최하는 일진다이아몬드도 1760만주에서 5000만주로 늘린다. 주주 외의 제3자에게 발행할 수 있는 신주규모도 발행주식총수의 50%에서 80%로 확대한다.
삼아알미늄이 138만주→300만주, 유니모테크가 2000만주→4000만주, 일진디스플레이 1656만주→5000만주로 정관변경을 통해 발행예정주식을 늘리게 된다.
LG필립스LCD는 지난달 28일 정기주총에서 발행주식한도를 4억주에서 5억주로 늘리고, 제3자배정 한도와 범위도 확대하는 정관변경안을 승인했다.
굿모닝신한증권 민천홍 애널리스트는 “대규모 증자에 대비한 사전 준비작업의 의미를 갖는다”며 “발행대상도 확대한 것은 다양한 인수주체를 염두에 둔 사전 절차로 판단된다”는 의견을 나타낸 바 있다.
이외에도 앞으로 자금조달의 탄력성을 높이기 위해 세부적인 정관 정비에 나서고 있는 상장사들도 상당수에 이르고 있다.
◆우선주 종류, CBㆍBW 발행한도 확대도 ‘봇물’
두산산업개발은 16일 정기주총에서 정관에서 정한 일반공모 증자방식에 발행주식의 50% 내에서 긴급한 자금조달, 재무구조 개선 등을 목적으로 국내외 금융기관, 제휴회사, 외국 합작법인에 이사회의 결의로 신주를 발행할 수 있는 근거를 추가로 마련해 놓는다.
동국제강은 발행할 수 있는 우선주의 종류를 확대하고, C&상선은 전환우선주 발행근거를 신설한다.
CB, BW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을 위해 한도 증액에 나서고 있는 상장사들도 잇따르고 있다.
STX는 발행예정주식 확대 외에 이사회의 결의로 주주 외의 제3자에게 발행할 수 있는 CB 한도도 1000억원에서 3000억원으로 증액한다.
일진다이아몬드는 CB, BW 발행한도를 5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증액한다. 남성은 BW 한도를 200억원에서 400억원으로 늘린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이사회의 결의로 제3자에게 발행할 수 있는 CB 범위를 확대한다.
한 증시전문가는 “시기나 규모는 가늠할 수 없지만 상장사들이 발행주식이나 CB, BW 한도를 늘리는 것은 앞으로 유상증자에 나서거나 CB, BW를 발행하는 등 신속하고 탄력적인 자금조달 기반을 마련해 놓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