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내용 없다, 독자 우롱”…크루그먼, 피케티 신간 혹평

입력 2015-08-04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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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크루그먼. 사진=블룸버그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가 세계적 베스트셀러 ‘21세기 자본(Capital in the Twenty-First Century)’을 통해 불평등의 문제를 공론화한 토마 피케티 프랑스 파리경제대 교수의 신간에 대해 혹평했다. 크루그먼은 그동안 피케티의 든든한 학문적 후원자로 알려졌던 만큼 이번 서평에 관심이 집중된다.

크루그먼 교수는 2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기고한 서평에서 새로 출간된 피케티 교수의 ‘불평등 경제(L’economie des inegalites)’ 영문증보판에 업데이트된 내용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 책은 피케티 교수가 1997년 펴낸 책으로 직업, 임금, 교육, 조세 정책 등 다양한 관점에서 불평등의 문제를 입체적으로 조망한 것이다. 지난해 영문증보판이 출간됐다.

크루그먼 교수는 “피케티의 새 책을 이런 형태로 펴내겠다는 결정이 어떻게 내려졌는지 모르겠다. 사람들이 기대했을 만한 책이 전혀 아니다”라며 “피케티가 20대이던 1997년에 쓴 책에서 아주 약간만 고쳐졌을 뿐”이라고 꼬집었다.

크루그먼 교수는 “책의 대부분에서 통계들이 새롭게 고쳐지지 않아 1995년 이후의 정보를 담지 못했으며, 2000년대 피케티의 학문적 성과를 반영하지 못할 정도로 기본적인 논제들이 업데이트 되지 않았다”고도 했다. 그러다보니 책 속 불평등도 20년 전 버전으로 기술됐다는 것이다.

크루그먼 교수는 그 일례로 자본이 자본을 낳는 이른바 ‘세습자본주의(patrimonial capitalism)’에 대한 부분을 들었다. 피케티 교수는 이 책에서 “진보적 과세정책이 19세기형 지대추구형 사회(rentier society.불로소득으로 생계를 잇는 경제)로 회귀하는 것을 막아준 것 같다”고 썼다. 그러나 이는 피케티 교수가 ‘21세기 자본’에서 썼던 ‘총소득 증가율보다 높은 자본수익률이 부자들을 상속 재산에 의지하게 함으로써 지대추구형 경제로 회귀시켰다’는 주장과 상충된다고 크루그먼 교수는 지적했다.

그는 “부정적 서평을 하게 돼 유감이지만 젊은 시절의 성과물을 마치 새로운 학문적 공헌인 양 내놓는 것은 독자를 우롱하는 것”이라고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작년 4월 ‘21세기 자본’의 영문판이 출간됐을 당시 서평에서 ‘불평등의 장기적 추세를 이해하는 데에 하나의 혁명’이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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