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놔두고 청년고용 총대”…횡보하는 최 부총리, 갈 길 잃은 고용부

입력 2015-07-27 08:59 수정 2015-07-27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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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재정부가 사실상 본업인 가계부채 문제보다 고용문제에 정책역량을 소비하면서 부처간 엇박자를 양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응급대책만 내민 금융위원회와 들러리로 전락한 고용노동부 안팎의 불만이 쌓여가는 양상이다.

이와 관련 기획재정부는 지난 21일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발표했다.

앞서 전문가들은 기재부가 나서 1100조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의 위험성을 낮추기 위한 근본 해법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위기를 겪고도 800조~900조원이던 가계부채가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한 해 국내총생산(GDPㆍ1500조원)의 70%에 육박하는 규모로 늘어나면서 정부 또한 이 같은 위기감에 깊이 공감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정은보 기재부 차관보가 가계부채 대책반장을 맡아 마련했다면서도 정착 기재부의 역할은 극소했다.

결과적으로도 국토부의 유한책임대출(비소구대출) 외 새로운 대책은 나오지 않았다는 평가다. 이 또한 본질적인 가계부채 관리와는 거리가 멀뿐더러 그간 금융위 등이 밝혀왔던 가계부채 구조 개선 정책의 연장선상에 불과했다. 일각에선 기재부의 역할은 금융위 등이 대책을 마련하면 가부를 결정하는 정도에 그쳤다는 후문이다.

특히 기재부의 역할이 사실상 형식에 그치면서 최근 가계부채 급증의 원인인 총부채상환비율(DTI)에 대한 근본 대책은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이미 가계부채 책임 또한 금융 당국으로 넘어간 양상이다. 한 전문가는 “기재부의 주요 경기부양책인 부동산 정책이 가계부채와 상충하면서 근본해법을 내놓은 대신 금융위가 그간의 미시정책으로 해결해보려는 방향으로 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청년 고용에 대한 최근 기재부의 정책행보는 전문부처인 고용노동부를 소외시키는 양상이다.

이와 관련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지난 20일 충남 천안에 있는 한국기술교육대 제2캠퍼스를 방문한 자리에서 청년 고용절벽 해소 종합대책을 조만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또 다음날엔 외신기자클럽 초청간담회를 통해 “청년들이 대기업과 우수 중견기업 등에서 교육훈련을 받고 인턴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취업할 수 있도록 10만개의 일자리 경험기회를 만들 것”이라며 교원과 공공기관, 간호인력 분야에 대한 고용 확대 방침 등을 언급했다.

이어 인력의 배치와 전환, 근로계약 해지 관련 가이드라인 노동의 유연성과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2단계 개혁 방안을 조만간 마련하겠다는 방침도 다시 확인했다.

그러면서 기재부는 지난해 고용부가 주도하며 최대 치적으로 평가했던 고용복지 플러스 센터 관련 보도조차 슬그머니 기재부의 명의로 끼워넣었다.

이에 대해 기재부 관계자는 “정부가 4대 구조개혁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기재부의 정책역량을 이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라며 “고용문제 또한 여러 부처의 협업이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정작 관련 정책에 앞장서야할 고용부는 사실상 정책성과를 기재부에 빼앗긴데다 그 역할론까지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지난해 말부터 ‘중규직’문제 등 기재부발 간보기 정책발표의 뒷수습을 해야 했던 고용부의 입장에선 기재부에 치인 ‘고용정책 2중대’라는 자조적인 불만도 팽배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 기재부가 최근에도 조세재정연구원의 과도한 비용부담을 지우면서까지 고용부와의 별도의 채용박람회를 개최하며 정책성과를 홍보해왔다는 점도 이를 방증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의 한 관계자는 “정작 기재부의 뒷심이 필요한 가계부채 해법은 제자리걸음인 와중에 타부처의 업역으로 생색내는 모양새”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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