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상황 한국경제]위험가구 112만ㆍ한계기업 3295곳… 가계도 기업도 ‘빚폭탄’

입력 2015-07-01 10:36 수정 2015-07-01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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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금융안정보고서’

가계와 기업이 모두 한계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가계는 빚에 짓눌리면서 금융부채를 보유한 가구 10곳 중 1곳은 기준금리 인상 등의 충격이 가해지면 더는 빚을 갚지 못하는 부실 상태로 빠질 위험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들 위험가구의 수와 비중은 해마다 증가했다.

기업은 수익성 악화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특히 영업이익으로 장기간 이자비용도 감당하지 못하는 한계기업이 저금리 기조로 생명을 연장하며 가파르게 늘고 있다. 여기에 대기업의 한계기업 비중이 중소기업 수준에 근접함에 따라 충격을 주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30일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발표했다. 한은은 금융시스템에 내재된 잠재위험을 분석·평가한 것을 바탕으로 2003년부터 연 2회 금융안정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빚에 묶인 가계… 버는 족족 빚 갚는 데 소진 = 가계부채가 저금리와 정부의 부동산 대출규제 완화로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가계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2015년 3월 말 138.1%로 지난해 9월 말 대비 2.7%포인트 상승했다.

가계소득 가운데 빚 갚는 데 쓰는 돈의 비중도 크게 늘었다. 가계 처분가능소득 대비 부채상환지출 비율은 2014년 4분기 중 37.7%로 전년 동기 36.6% 대비 1.1%포인트 상승했다. 한은은 금리 하락에 따른 이자비용 감소에도 불구하고 분할상환 비중 확대 등으로 대출 원금 상환이 늘어난 데 기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금융순자산이 마이너스인 동시에 처분가능소득 대비 원리금상환액 비율이 40%를 초과하는 ‘한계가구’는 지난해 3월 말 현재 전체 금융부채 보유 가구(표본 모집단 1839만 가구의 59.1%)에서 13.8%를 차지했으며 이들이 보유한 부채 규모는 전체 금융부채의 32.7%(약 400조원, 자금순환통계 기준)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빚폭탄 안은 가계 수 및 비중 해마다 증가 = 특히 빚 폭탄을 떠안은 가구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어 불안감을 높이고 있다. 한은은 가계의 채무상환능력을 소득(원리금상환비율) 측면과 자산(부채/자산비율) 측면에서 종합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가계부실위험지수(HDRI)를 개발했다. 이 지수가 100을 초과하는 가구를 ‘부실위험가구’로 판정했다.

부실위험가구는 작년 말 기준 금융부채를 보유한 가구의 10.3%에 해당하는 112만2000가구로 조사됐다. 즉 빚이 있는 가계 10곳 중 1곳은 금리 인상, 주택가격 급락, 실업 등의 내·외부 충격이 오면 지급 불능에 빠질 위험이 높았다. 더군다나 위험가구 비율은 2012년 9.4%, 2013년 10.2%, 2014년 10.3%로 꾸준히 확대됐다.

◇영업이익으로 빚도 못 갚는 기업 비중 15% ‘급증세’ = 기업의 수익성은 악화일로다. 지난해 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1.5%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0.1%)보다 더 큰 폭의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렇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외 경기부진이 지속되면서 3년 연속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한계기업’이 빠르게 늘었다. 한계기업의 수는 2009년 2698개에서 2014년 말 현재 3295개로 불었다. 같은 기간 전체 외부감사 대상 기업에서 한계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12.8%에서 15.2%로 확대됐다.

◇대기업 한계기업 비중 14.8%… 中企 수준 육박 = 눈에 띄는 점은 대기업 중 한계기업의 비중이 중소기업 수준에 근접하게 됐다는 것이다. 기업별로 보면 대기업의 한계기업 비중이 2009년 9.3%에서 2014년 14.8%로 빠르게 증가했다. 같은 기간 중소기업의 한계기업 비중도 13.5%에서 15.3%로 늘었는데, 대기업의 한계기업 비중이 중소기업과 비슷한 수준이 됐다.

한은은 “부채 증가로 생존을 이어가는 한계기업이 많아질수록 기업 전체적인 수익성을 떨어뜨려 결과적으로 기업 투자를 위축시킬 수 있는 만큼 더욱 적극적인 기업 구조조정 추진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금리 상황을 바탕으로 부채 증가를 통해 생존을 이어가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연 1.50%까지 하향 조정한 한은이 이번 보고서 발표를 기점으로 통화정책 방점을 경기부양에서 서서히 금융안정으로 돌리는 게 아냐냐는 해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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