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투데이 기자가 간다] “멍석 깔아줘서 고마워요” 은평천사원 찾은 기자들의 한 마디는

입력 2015-07-01 08:56 수정 2015-07-01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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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헌 시장국장(오른쪽)과 송형근 기자가 땀을 쏟으며 복도를 청소하고 있다. (노진환 기자 myfixer@)

지난달 27일 서울 은평구 은평천사원(엔젤스헤이븐)에 이투데이 기자들이 모였습니다. 여의도와 종로, 강남 등 도심에서 날카로운 눈빛으로 취재하던 기자들이 이날만큼은 아이들처럼 순수한 모습이었습니다.

이날 봉사활동에는 데스크부터 차장, 평기자와 아직 수습기자 발령 전인 막내 기자들까지 30여명이 출동했습니다. 천사원에서 첫돌을 맞는 아이들을 위한 잔치에 이투데이 기자들이 준비를 도왔습니다. 현장에서 기자들은 늘 마음 한구석에 생각만 하던 일을 조금은 ‘강제적(?)’으로 실천에 옮길 수 있게 됐다며 웃음지었습니다.

이날 활동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눠 진행됐습니다. 바로 청소팀, 영유아 돌보미팀, 돌잔치 음식 준비팀.

4층 남자아이들 공간 청소를 맡은 선년규 산업국장은 “일 도와줄 거 아니면 방해하지 말아달라”며 ‘차봉남(차가운 봉사하는 남자)’의 진수를 보여줬습니다. 아이들의 거주 공간은 방 3개, 화장실, 널찍한 거실과 주방, 베란다 등으로 구성돼 꽤 컸습니다. 청소를 맡은 기자들은 침대 밑과 화장실 구석까지 닦으며 시간가는 줄 모르고 집중해 일했습니다.

김덕헌 시장국장은 2층부터 5층까지 복도 청소를 맡았습니다. 정수기까지 옮기면서 대걸레로 꼼꼼히 바닥을 닦는 폼이 노련했습니다. 김 국장은 “지난해 연말에 부서 내에서 송년회 대신 봉사활동을 가자는 아이디어가 나왔는데 아쉽게 무산됐다”며 “평소에 하고 싶었고 생각했던 일이라 좋다”고 말했습니다.

영·유아들을 돌보는 일도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최근 새신랑이 된 차상엽 온라인뉴스팀 기자는 아름다운 신부님과 함께 현장을 찾았습니다. 격하게 바닥을 쓸고 닦지는 않았지만, 운동 부족일까요? 흐르는 땀을 주체하지 못하더군요. 그는 “어린 아이들이기 때문에 에어컨을 틀 수 없고 안기도 조심스러워 긴장된다”면서 애써 변명했습니다. 차 기자 역시 아내와 유기견 봉사 등 함께 할 봉사활동을 물색하던 중에 이번에 같이 참여하게 됐습니다.

송영록, 한수진, 조승예, 정용부, 오예린 기자 등은 지하 1층 식당에서 돌맞이 음식 마련 활동에 투입됐습니다. 생선초밥과 김밥 수십 인분을 빠른 시간 내에 만들어야 했습니다. 초밥을 만든 정혜인 기자는 “힘든 것 보다는 맛이 없을까봐 걱정된다”고 속 마음을 털어놨습니다.

▲본지 기자들이 은평천사원에서 첫돌을 맞는 아이들을 위해 잔칫상에 올라갈 김밥을 만들고 있다. (노진환 기자 myfixer@)

김준형 기자는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평소보다 상당히 ‘젊은’ 옷차림으로 천사원을 찾았습니다. 현장에서 그는 복도 청소에 팔을 걷어부치며 곳곳을 종횡무진, 패션을 맘껏 뽐냈습니다. 김 기자는 “자주 지나다니는 길이었지만 이런 시설이 있는지는 몰랐다”며 “마음이 있어도 혼자 나서기 쉽지 않은데 이번 기회를 통해 봉사활동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될 것 같다”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이번 봉사에는 선년규, 김덕헌 데스크부터 입사 1개월을 갓 넘긴 인턴기자까지 함께 했습니다. 박다정·임효진 인턴기자는 “평소에 개인적으로 봉사활동을 해왔지만 이렇게 단체로 한 것은 처음”이라며 “혼자할 때보다 더 집중할 수 있었고 아직 인사를 나누지 못한 선배들과도 어울릴 수 있어서 재밌었다”고 소감을 말했습니다.

여기자회 회장을 맡고 있는 박은평 기자는 “다들 보람있어 하는 모습을 보니 뿌듯하다”며 “앞으로도 좋은 나눔문화를 이어나가겠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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