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초대석]두산주류BG 한기선 사장

입력 2007-01-29 08:38 수정 2007-01-29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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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자가 이기는게 아니라 이겨야 강자”...올해 수도권 점유율 40% 목표

“강자가 이기는 게 아니라 이기는 사람이 강자라는 말이 있습니다. 올해에는 승리하는 ‘처음처럼’이 될 것입니다. 올해 목표는 수도권 점유율을 40%대까지 끌어 올리데 역점을 둘 것입니다.”

두산주류 BG 한기선 사장은 주류업계의 단연 뉴스메이커다.

단순히 ‘처음처럼’ 출시 17일만에 1000만병, 5개월 만에 1억병 판매 돌파 등의 성공신화 때문이 아니다.

과거 소주 ‘참이슬’ 소주, 양주 ‘임페리얼’, 맥주 ‘카스’ 등을 만들며 꺼져가는 회사의 불씨를 활활 타오르게 만드는 신기에 가까운 ‘마이다스의 손’같은 놀라운 경영수완 때문이다.

또한 진로 부사장에서 참이슬을 출시해 돌풍을 일으켰던 그가 4년여 만에 경쟁업체인 두산 주류 BG사장으로 자리를 옮겨 ‘처음처럼’을 개발, 자신이 만든 브랜드와 맞대결을 벌이는 드라마틱한 상황 연출도 한 몫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자신감과 승부사적 기질을 타고난 최고의 전문경영인이기 때문이다.

◆소주를 사랑한 술 인생

한기선 사장은 자신의 인생을 일컬어 ‘술인생’ 이라고 설명한다.

과거 그는 술을 마셔야 하는 자리면 끝이 안 보이게 마셨던 ‘주당 중에도 주당’이었다는 게 측근들의 귀띔이다.

지난 2003년 대장암 수술을 받기 전에는 매일 소주 5∼6병은 거뜬했고 7∼8병까지도 마셨다고 한다. 이렇게 술을 마신 이유는 소비자의 반응을 직접 체크하기 위한 것.

이 같은 장기간에 걸친 과도한 술 때문에 그는 2003년 대장암 2기 판정을 받고 투병생활을 해야만 했다.

대장암 투병시절 여러 차례 밝힌 바 있지만 알칼리 환원수를 꾸준히 마시면서 스스로 효과를 체험했던 그는 힘든 투병생활에서도 줄곧 알칼리수로 소주를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가졌다고 한다.

때마침 두산측에서 영입제의가 들어왔고 그의 비밀병기인 알칼리 환원수 ‘처음처럼’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요즘도 대장암 환자였다는 것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거래선과 술집을 돌아다니면서 소비자들의 반응을 살피고 다니고 있는 그는 술에 인생을 걸고 그 술 때문에 병까지 얻었지만 술로 승부를 보고 싶은 게 그의 생각이다.

◆생뚱 맞으면서도 뜻깊은 좌우명

일반적인 좌우명과 달리 한기선 사장의 좌우명은 매우 직설적이고 생뚱맞으면서도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한 사장의 좌우명은 ‘거래선을 돈 벌게 하는 것이 우리가 버는 길이다’이다.

이같은 좌우명을 갖게 된 것에 대해 그는 그동안 마케팅, 영업을 통해서 나온 경험에서 나온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의 휴대폰에 저장된 전화번호 대부분 역시 거래선이다.

단기적으로 회사에 도움이 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결국 장기적이며 지속적으로 회사에 도움이 되는 유일한 방법은 거래선과 신뢰를 구축하고 그들의 도움을 이끌어 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아마 주류회사의 경우 다른 분야와 달리 일반 고객보다 주류도매상이나 슈퍼마켓 등 1차 거래선과의 관계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으로 그들에게 잘 팔리는 제품이라고 횡포를 부리거나 치사한 짓을 하면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일 것이다.

이 때문인지 몰라도 ‘처음처럼’의 성공신화로 모든 스포트라이트가 자신에게 비춰지는 것을 지극히 경계하며 거래선과 직원들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겸소한 마음을 밝히고 있다.

한 사장은 처음처럼 성공비결에 대해 여러 차례 “정상근무를 마친 후 술집으로 달려가 손님들에게 술을 권하며 소비자 반응을 살핀 직원들의 노력과 땀, 그리고 협조해준 거래선들 때문”이라고 밝혀 왔다.

◆독서도 전략이다

한기선 사장의 독서 스타일은 책도 경영이나 업무와 연관이 될 수 있도록 ‘전략적’으로 선택해 읽는 사람이다.

대장암으로 투병해 있던 그는 물에 심취할 정도로 관련 전문서적을 20권 이상 독파했다. 특히 알칼리 환원수가 몸에 좋다는 확신을 가진 후부터는 더욱 독서에 몰입했다.

그가 책을 읽기 시작한 습관은 사회 생활을 시작할 때부터였다고 한다.

당시 1년에 한 번씩 자리를 옮기면서 업무에 대해 잘 아는 사람도 없었고 일을 가르쳐 줄 사람은 더더욱 없었기 때문에 ‘독서’를 자연스럽게 선택하게 됐다는 것이다.

서울대 사범대 사회교육과 출신인 그가 대우중공업을 거쳐 주류업계에 발을 담그면서 전공과 전혀 다른 부서에서 일에 금방 적응할 수 있었던 것과 관련 분야 책을 꼼꼼하게 읽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기선 사장 프로필

▲1951년생

▲서울대 사범대 졸업

▲1978년 대우중공업 입사

▲1992∼2001년 진로그룹 기획조정실 이사

진로종합유통 전무, 진로발렌타인스 부사장

▲2003년 오비맥주 수석 부사장

▲2005년∼ 두산 주류 BG 사장

■'마셔야 할 이유가 명확한 술' 만들자...'처음처럼' 중국 저도주시장에서 인기몰이

두산주류 BG는 ‘처음처럼’을 개발 시점부터 ‘마셔야 할 이유가 명확한 술’을 만들자는 일념으로 만들어 졌다.

언 듯 듣기에 ‘술을 마시는데 이유가 어디냐’라고 한국 사람들의 정서에서 의문을 가질 수 있지만 알칼리 환원수를 이용해 제조된 ‘처음처럼’인 만큼 애주가들의 건강까지 생각했다는 말이다.

소주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물. 알칼리 환원수를 이용해 부드러운 목넘김과 숙취해소, 산성 안주와의 조화라는 처음처럼만의 ‘마셔야 할 이유’를 애주가들에게 심어줬다는 평가이다.

이 덕택에 ‘처음처럼’은 16개 히트상품 수상과 브랜드 대상에서 3개 부분을 휩쓰는 기염을 토해냈다.

또한 처음처럼의 출시는 소주시장에서 ‘소주는 무조건 독해야 한다’는 소비자들의 인식구조를 변화시키고 있다.

지금까지의 소주가 강한 남성들이 마시는 술 이였다면 이제는 여성을 포함한 모든 이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로 바꾸는데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소주 시장의 저도화를 부추기며 술을 마시면서도 건강까지 생각할 수 있는 웰빙 바람까지 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소주 저도화에 처음처럼은 당분간 현재 알코올 도수 20도를 유지할 계획이다.

이는 20%의 소비자가 전체 술 소비의 80%를 담당하고 있는 주류 시장의 특성상 무리한 소주 저도화로 인해 이들의 입맛에 맞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두산 주류 BG ‘처음처럼’이 일본에 이어 중국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다.

두산은 ‘처음처럼’이 중국에서 판매된 지 8개월 만에 6만9400상자(360㎖×30병)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이는 1년 전 같은 기간 두산의 대 중국 수출 규모보다 약 300% 증가한 수치로 높은 신장세를 보였다.

두산은 지난해 6월 ‘첫 맛’, ‘첫 기쁨’이란 뜻의 ‘初飮初樂`’추인추러)란 이름으로 처음을 중국에 선보였다.

두산은 현재 18% 정도인 중국내 소주 시장점유율을 북경, 상해, 청도, 심양, 심천 5개 지역 중심으로 지속적인 확대해 2007년 말 25%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한편 지난해 2월 출시된 `처음처럼`의 2006년 11월 현재 국내 점유율 11.7%로 10개월 만에 6.5%포인트 확대됐다.

또 일본에서는 지난해 10월 현재 55%로 시장 점유율(392만케이스, 700mlx12병 판매) 1위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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