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 사용기한 1~2년짜리 카드 '남발'

입력 2007-01-27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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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그네틱 카드 지속...추가 교체 비용 고객에게 전가될 수도

회사원 김 모 씨는 지난해 말 우리은행 카드모집인으로부터 신용카드를 교체 발급하라는 권유 전화를 받았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카드에 비해 주유할인 서비스가 추가되고, 연회비도 면제 받을 수 있는 카드를 권유 받은 김 씨는 신용카드를 교체하기로 결정했다.

김 씨는 이달 중순경 직장 근처에 있는 우리은행을 지점을 통해 새로운 카드인 플렉스카드를 받았다.

새로 발급받은 카드의 만기는 2011년. 그러나 김 씨는 내년 중에 다시 카드를 교체해야만 한다. 새로 받은 카드는 기존의 마그네틱카드이기 때문이다.

실질적인 사용기간이 1~2년에 불과한 신용카드가 남발되고 있다. 정부의 전환계획에 따라 2008년에는 100% IC칩이 붙어있는 IC카드로 교체해야 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마그네틱(MS)카드의 신규발급이 여전히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28일 금융계에 따르면 각 카드사 및 은행들이 지난해 신규 또는 사용기간 만기도래로 교체돼 발급된 신용카드의 20~30% 정도는 여전히 마크네틱선이 있는 카드로 발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은 지난 2003년 신용카드의 도용 및 복제를 방지하기 위해 기존 마그네틱카드를 IC카드로의 전환을 추진했다. 일시에 전 카드를 IC카드로 전환이 힘든 만큼 연도별로 전환계획 비중을 설정해 점진적으로 전환키로 한 것.

지난 2004년 10%를 목표로 해서 지난해에는 전 카드의 45%가 IC카드로 전환됐어야 하며, 금년에는 70%, 내년 말까지는 100% 모두 IC카드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지난해는 물론 금년에 새로 발급되는 카드 중 일부는 여전히 마그네틱카드로 발급되고 있다. 신용카드의 사용기간이 대부분 5년인 것을 감안하면 지난해와 금년에 발급되는 카드들의 만기는 2011년과 2012년까지다.

그러나 금융당국의 방침은 내년 이후 즉 2009년부터는 마그네틱카드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전부 IC카드만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따라서 2009년 이후까지 사용할 수 있는 카드들도 내년 중에는 다시한번 교체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신상품을 대부분 개발단계에서부터 IC카드로 개발돼 발급되고 있다”며 “만기도래로 인해 전화되는 카드 중 신규발급이 거의 없는는 카드는 여전히 마그네틱카드로 발급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각 카드사 및 은행의 주력 상품의 IC카드 전환율은 타 상품에 비해 빠르게 전환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 만큼 많은 사람들이 선택하고 있기 때문.

그러나 김 씨가 선택한 플렉스카드 역시 우리은행의 대표상품 중 하나임에도 불구 IC카드로 발급되지 못했다.

이에 대해 우리은행 카드사업본부 관계자는 “카드모집인이 카드를 권유할 당시 IC카드 발급 여부에 대해 설명을 했어야 하는 데 이부분을 빠뜨린 것 같다”고 해명했다.

즉 카드모집인들의 떨어지는 이해 및 인지도로 인해 고객의 불편을 가중시킬 수 있는 요인이 되고 있는 셈이다. 또 그렇다 하더라도 은행측에서 열의만 있다면 이 또한 충분히 해결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결국 카드사 및 은행들이 IC카드 전환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현재 금감원에 따르면 당초 전환계획 대로 지난해까지 45% 이상이 IC카드로 전환됐다. 그러나 이는 전 은행 및 카드사에서 발급된 전체 카드에 대한 비중일 뿐 각 카드사별로는 지난해 계획을 달성치 못한 곳들이 다소 있는 상태다. 금감원도 개별적인 사항보다는 목표만 달성하면 된다는 무사안일주의적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금감원 IT감독팀 관계자는 “지난해 IC카드 전환비율은 계획했던 45%를 넘은 수준”이라며 “각 카드사와 은행들이 내년도 100%를 달성하기 위해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 지는 각 사가 알아서 할 문제”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현재도 마그네틱카드가 계속 발급되고 있다고 하더라도 내년에는 무조건 바꿔야 한다”며 “교체로 인해 발생하는 비용은 각 금융기관이 책임지면 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실질 사용기한이 1~2년에 불과한 마그네틱카드 발급으로 인해의 가 금융기관의 비용 증가로 이어지고 또 이를 카드 고객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점이다.

각 은행 현금카드의 경우 지난 2004년 100% IC카드로 전환됐으며, 이후에 IC카드로 전환하는 경우 2000원 정도의 교체 수수료를 받고 있다.

기존 마그네틱카드의 제작비용은 1000원 안팎에 불과한데 비해 IC카드는 이보다 2~5배 비싼 2000~5000원 정도다. 이 때문에 각 은행들이 현금카드에 대해 2000원 정도의 수수료를 받고 있는 것이다.

신용카드의 경우 연회비에 카드 발급비용이 포함되기 때문에 현금카드처럼 추가 수수료를 받을 가능성은 적다. 그러나 5000원 정도인 연회비(국내 전용카드 기준)로는 IC카드 제작비용을 포함한 여타 비용을 충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때문에 연회비가 현재보다 비싸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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