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생각] 6월 14일 流芳百世(유방백세)

입력 2015-06-14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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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다운 이름을 후세에 길이 전하다

[하루 한 생각] 6월 14일 流芳百世(유방백세)

꽃다운 이름을 후세에 길이 전하다

임철순 주필 겸 미래설계연구원장

유방백세 유취만년(流芳百世 遺臭萬年), 꽃다운 이름과 향기가 백년 간다면 더러운 이름과 악취는 만년을 간다. 유방백세는 줄여서 유방(流芳)이라고 한다.

중국 동진(東晋) 명제(明帝)의 사위 환온(桓溫·312~373)은 황제가 되고 싶어 했다. 어느 날 베개를 쓰다듬으며 “꽃다운 이름을 후세에 전할 수 없다면 더러운 이름인들 만세에 남길 수 있겠는가”[不能流芳後世 不足復遺臭萬載邪]라고 탄식했다. 그러나 그는 황제가 되지 못한 채 병사했다. 진서(晉書) 환온전(桓溫傳)에 나온다.

성호(星湖) 이익(李瀷·1681~1763)의 해동악부(海東樂府) ‘탈필공(奪筆公)’에도 유방 유취가 나온다. 조광조(趙光祖)가 중종의 신임을 받자 심정(沈貞) 남곤(南袞)이 나뭇잎에 꿀물로 ‘주초위왕(走肖爲王)’이라고 써서 곤충이 파먹어 글자를 만들게 한 뒤, 궁녀를 시켜 이를 따다가 왕께 바치도록 했다. 走+肖는 趙이니 조광조가 왕이 되려 한다고 모함한 것이다. 기묘사화의 시작이었다.

춘추관(春秋館) 기사관(記事官)이던 참찬 채세영(蔡世英·1490~1568)이 대궐에 달려갔을 때 김근사(金謹思)가 가승지(假承旨)로서 죄안(罪案)을 고치려고 붓을 빼앗았다. 그는 급히 도로 빼앗고 “사관(史官)의 붓을 다른 사람이 쓸 수 없다” 하고는 왕에게 “이 사람들이 무슨 큰 죄를 지었기에 이렇게까지 하십니까? 죄명을 듣고자 합니다” 했다. 목숨을 건 행동이었다. 그로부터 “세상에 인물은 임금 앞에서 붓을 빼앗은 채공(蔡公) 한 사람뿐”이라는 말을 들었다.

성호는 이렇게 읊었다. “산벌레 나뭇잎 먹은 일 애매모호한데/악명과 선명은 무엇이 더 오래가나/탈필공의 이름은 영원히 전해지리니/아아, 너희의 속셈 부질없이 황망하구나.”[山蟲食葉事怳惚 遺臭流芳計孰長 奪筆公名何時滅 嗟爾心迹徒慌忙] ‘너희’는 심정과 남곤이다. fusedt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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