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채권단, 그리스에 최후통첩...“남거나 혹은 떠나거나”

입력 2015-06-03 11:16 수정 2015-06-03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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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 사진=블룸버그

그리스 국제 채권단이 그리스와의 채무 협상에서 최후통첩을 제시할 전망이다. 이는 그리스 정부가 ‘수락하거나 거부하거나’ 둘 중 한 가지 선택만 가능한 것으로 수 개월 간에 걸친 협상의 교착상태에 방점을 찍게 할 만큼 과감한 결단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장 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등 그리스의 운명을 쥔 채권단 수뇌부는 1일 독일 베를린에서 긴급 비공개 회동을 갖고 그리스에게 제시할 최후통첩안을 마련했다고 WSJ는 전했다. 이들은 수개월에 걸친 회담에서 성과가 나오지 않자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특단의 조치를 내놨다.

유럽 당국 소식통에 따르면 국제 채권단의 이번 제안은 그리스 정부에 거의 그대로 받아들이도록 요구될 전망이다. 몇 주 후로 예상되는 그리스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를 피하기 위해 필수인 긴급 대출 공여를 재개하고 그 대가로 그리스가 일련의 경제 개혁을 수행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그렇다고 해서 그리스의 채무 일부를 탕감하는 내용이 담겨 있는 것은 아니다. 독일을 중심으로 IMF가 요구하는 그리스의 채무 탕감에 대해선 반대가 강하기 때문이다.

국제 채권단이 제시한 조건에는 재정 긴축, 민영화, 그리고 연금과 노동법의 개혁이 포함돼 있어 알렉시스 치프라스 정권으로서는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치프라스 총리가 이끄는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은 1월 총선에서 긴축 방법과 시장 지향적인 개혁을 중단하기로 약속하고 승리했기 때문이다. 시리자의 일부 의원은 이미 국제 채권단의 요구에 굴복하기보다는 유로존 이탈(그렉시트) 여부를 묻는 선거나 국민투표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최후통첩안에 대해 국제 채권단 수뇌들은 그리스에 대한 최후통첩으로 간주되지 않도록 애쓰고 있다. 최후통첩으로 간주되면 그리스 정부의 반발이 더욱 거셀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부 당국자는 2일 이번 국제 채권단의 제안은 그리스에 “수락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거부하거나, 둘 중 하나를 택하라는 것과 동일하다”고 인정했다.

그리스가 채권단의 제안을 받아들일 경우, ECB는 그리스 시중은행에 제공하는 유동성의 양을 늘릴 계획이다. 그렇게 되면 이들 은행은 그리스 단기 국채를 추가 매입할 수 있어 자금 융통에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인다.

그리스 정부는 당장 오는 5일 IMF에 3억 유로를 상환해야 한다. 그리스는 이에 대한 자금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고 호언하고 있다. 그러나 유럽 당국 소식통에 따르면 그리스 정부는 6월 중에 만기가 도래하는 기타 IMF 부채 약 12억5000만 유로를 상환할 여력이 없다. 이후 국제 채권단에서 대규모 자금 지원이 끊기면 그리스는 7월 말에 디폴트에 직면해 결국 유로존에서 추방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치프라스 정권은 이번 채권단의 요구를 받아들이고 자금을 지원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독일과 다른 유로존 정부는 그리스 채무를 일부 탕감해주라는 IMF의 요구에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그리스의 채무를 탕감해주면 다른 유럽 국가들이 대신 부담을 져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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