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경진의 루머속살]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

입력 2015-04-20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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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경진 자본시장부 차장

주식시장의 상승세가 파죽지세다. 코스피지수가 2011년 8월 이후 44개월 만에 2100선을 돌파했고 코스닥지수는 강한 상승탄력을 받으며 7년4개월 만에 700선을 넘어섰다.

올해 코스피가 최고 2700도 가능할 거란 기대 섞인 전망이 나오고 국내 주식시장이 모처럼 활기를 보이는 시점에서 빠짐없이 등장하는 것이 비관론자다. 물론 세계 각국의 양적완화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인한 초강력 유동성 장세에서 단기간에 주가가 박스권을 돌파하면서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만큼 섣부른 낙관에 대한 경고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이럴 때 일수록 이른바 ‘선무당’의 훈수를 경계해야 한다. 선무당들은 일관성이나 이성적인 판단 보다는 비관론과 낙관론을 이리 저리 오고 가기 때문이다.

무슨 일만 있으면 곧 세상이 망할 것처럼 이야기하고 무슨 일이든 대안을 제시도 못하면서 비판만 일삼는다. 그러다가도 어느 순간 한 없이 오를 거라고 막연한 낙관론을 제시한다.

2008년 미국 금융위기 이후 최근 주가가 급등하는 이 순간에도 이들은 거품을 이야기하며 미국이 금리를 인상할 경우 급락할 수 있다고 한다. 5년째 같은 소리다.

일본의 아베가 적극적인 경제부양에 나설 때 이 선무당들은 일본이 곧 망할 거라고 했다. 2년이 넘도록 같은 말만 되풀이한다.

주식시장 역시 올 초반 해도 2015년 한국 증시 전망은 비관론 천하였다. 1800~2100 사이의 박스권을 예상하면서 끝모르게 추락하는 유가, 러시아 사태, 엔고로 인한 한국 수출기업들의 부담 등을 꼽으며 안타깝게도 올해도 국내 증시는 조금 더 기다려야 한다는 주장을 쏟아냈다.

하지만 이들의 예상을 깨고 코스피가 박스권을 돌파한 지금은 어떤가?

안타깝게도 주식 시장의 방향성을 예측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들의 우려대로 국내 경제가 조금 더 침체의 시기를 견뎌야 할 수도 있고 어두운 터널을 지나 빛을 보게 될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경계해야 할 점은 비관론자보다는 비판과 폭락을 외치다 어느 순간 낙관론자로 변하는 이른자 ‘선무당’들이다. 비판을 위한 비판을 일삼는가 하면 그러다 상황이 변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대세에 따른다.

오랜만에 박스권을 돌파한 주식시장을 두고 비판을 위한 선무당들이 나타나기 시작한 모습을 보니 아이러니하게도 주식시장이 ‘꼭지’는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일관성 있게 비관론을 제시하는 이들의 조언을 들으면 수익을 놓칠 뿐 손해는 보지 않는다. 투자자들이 비관적일 때는 투자자들이 신중하게 행동하기 때문에 급격한 폭락이 나타나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이다. 반대로 긍정을 넘어 낙관에 젖어 있을 때는 지나친 자아도취에 빠져 투자에 신중함이 떨어지면서 급락이나 위기에 큰 피해를 보게 된다.

투자자들에게 정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그럴싸한 주장만 되풀이하는 선무당 말을 믿고 뒤늦게 투자에 나서면 그야말로 ‘선무당이 사람을 잡는다’는 속담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항상 그랬듯이 선무당들이 낙관론자로 변하는 순간이 바로 꼭지(고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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