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계 구도 정리된 롯데… 가신들이 움직인다

입력 2015-04-08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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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각규-이재혁-채정병 트로이카, 그룹ㆍ 계열사서 종횡무진

▲왼쪽부터 황각규 롯데그룹정책본부 사장, 이재혁 롯데칠성음료 사장, 채정병 롯데카드 사장

롯데그룹 후계구도의 무게추가 신동빈 회장 쪽으로 기울자 신 회장 가신 그룹의 움직임도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그동안 언론 등 외부 노출을 최대한 자제하면서 근거리에서 신회장을 보좌하는 데 방점을 뒀다면, 최근엔 해외 인수ㆍ합병(M&A)과 국내 사업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그룹의 2인자 경쟁에 불이 붙은 모습이다.

신동빈 회장의 가신 그룹 중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롯데그룹정책본부 운영실장인 황각규 사장이다. 좀처럼 국내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그는 최근 들어 그룹 핵심 사업이나 행사에 모습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이달 7일 황 사장은 카자흐스탄의 아스타나그룹과 상호 경제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식에 그룹 대표로 등장했다. 그룹은 다음날인 8일 황 사장과 아스타나그룹 스마굴로프 회장과의 MOU 체결을 공식 보도자료로 만들어 언론에 배포했다. 대외 행사에 황 사장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그룹 차원에서 홍보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황 사장은 지난달 23일 신 회장과 뉴질랜드 총리가 만나는 자리에도 배석했다. 앞서 16일에는 부산 창조경제혁신센터 출범식에도 참석해 언론과 인터뷰를 진행하며 신 회장의 입 역할을 맡았다.

재계에서는 황 사장의 일거수 일투족을 보면 신 회장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고 언급될 정도로 그의 그룹 내 위상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황 사장은 1990년 신 회장이 호남석유화학(현 롯데케미칼)에 입사했을 때 부터 총애를 받으며 그룹의 국내외 M&A를 진두지휘했다.

▲롯데정책본부 소속 황각규 사장과 아스타나 그룹의 눌란 스마굴로프(Nurlan Smagulov) 회장이 테마파크 지원 등과 관련된 MOU를 체결한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제공=롯데그룹)

본사에서 황 사장이 광폭행보를 보인다면 계열사에서는 이재혁 롯데칠성음료 사장과 채정병 롯데카드 사장의 움직임이 눈에 띈다.

이재혁 사장은 신 회장의 숙원 사업이었던 맥주 시장 진출을 성공적으로 완수했다. 클라우드의 인기가 폭발하면서 시장에서는 ‘맥주 삼국지’가 펼쳐졌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지난해 활약은 대단했다. 작년 말 충주 1공장의 생산 규모를 연간 5만㎘에서 10만㎘로 2배 늘렸고, 최근에는 약 6000억원을 투입해 20만㎘의 맥주 2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이 사장은 올 초 시무식에서 “우리가 맥주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었던 것은 회장님의 맥주에 대한 콘셉트 선정과 마케팅 전략이 주효했기 때문”이라면서 공을 신 회장에게 돌리기도 했다.

이 사장은 2008년 정책본부에서 신 회장과 함께 하면서부터 신 회장의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그룹 재무통으로 활약했던 채정병 사장도 작년 정보유출 사고로 휘청거리던 롯데카드를 맡아 보란듯이 위기를 타개했다. 사고 8개월 만에 신용카드 취급고와 시장점유율을 사고 이전 수준으로 회복시키며 신 회장의 기대에 부응했다.

1995년 신 회장이 기획조정실 부사장으로 오면서 인연을 맺은 그는 기획조정실이 정책본부로 바뀌면서 지원실장으로 복귀했다가 롯데카드 대표에 선임됐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롯데의 후계구도 무게추가 신 회장으로 기운 이후 가신들의 움직임도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며 “후계 문제가 정리되면서 실세들도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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