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회사 일본’ 잔업·야근 문화 사라진다

입력 2015-04-08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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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업·야근, 출산율 저하 등 일본 병폐 주범으로 지적…이토추, 새벽근무 촉진제·리코 8시 이후 근무 금지 등

▲세계 주요국 연간 법정휴가 일수와 실제 휴가 일수. 출처 파이낸셜타임스(FT). 자주색-법정휴가 일수 / 분홍색-실제 휴가 일수. 위에서부터 독일 프랑스 영국 일본 미국 홍콩 한국

밤늦게까지 근무하고 일이 끝나면 또 밤새 술을 마시는 것을 미덕으로 여겼던 일본 기업문화에 이변이 생겼다.

이토추상사가 새벽근무 촉진제를 도입하고 프린터업체 리코는 오후 8시 이후 근무를 금지하는 등 기업들이 야근문화 개선에 나섰다고 7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이토추는 직원들이 일찍 퇴근할 수 있도록 오전 8시 이전 출근했을 경우 시간외 근무수당을 20% 늘렸다. 유니클로 브랜드로 유명한 패스트리테일링은 4시간 근무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패스트리테일링의 야나이 다다시 회장은 “근무시간이 짧아지더라도 높은 성과를 내는 직원들에게는 더 많은 월급을 지급할 것”이라며 “근무시간이 길다고 높은 성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산업용 로봇업체 화낙은 본사 체육관을 두 배로 확장하고 새 테니스장과 야구장을 짓는 등 직원 여가활동을 장려하고 있다.

잔업과 야근, 회식으로 상징되는 일본 기업문화는 출산율 저하와 생산성 하락 등 일본이 안고 있는 병폐의 주범으로 지적돼 왔다. 이에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아베노믹스 성장전략에서 야근을 줄이고 휴가를 갈 수 있게 하는 것을 중요한 부분으로 보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야간 강제 소등 정책으로도 야근 관행이 없어지지 않자 지난해 10월 밤 10시 이후 근무를 금지시켰다.

일본 기업의 악명높은 ‘일벌레’ 문화는 통계로도 잡힌다. 후생노동성의 매월 근로통계 조사를 바탕으로 일본 정규직 잔업현황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잔업시간은 연평균 173시간으로 지난 1993년 통계 시작 이후 가장 길었다. 지난해 잔업시간은 전년보다 7시간, 20년 전보다는 36시간 늘어난 것이다.

온라인 여행업체 익스피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직장인들은 법정휴가 일수의 절반인 10일 밖에 휴가를 가지 못했다. 독일과 프랑스 직장인들은 법정휴가 일수가 30일에 달하며 그 휴가를 다 채우고 있다. 일본보다 휴가를 덜 간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그러나 일본도 평생직장 개념이 퇴색하면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삶과 일의 균형을 찾으려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대학 졸업생 3명 중 1명은 취직한 이후 3년 안에 직장을 바꾼 것으로 조사됐다고 FT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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