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서 멀쩡하던 아들, 집에선 폭군…두 얼굴의 20대

입력 2015-04-03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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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일이]

밖에서는 멀쩡했지만 집에만 오면 가족에게 주먹을 휘둘러온 20대가 폭행을 견디다 못한 가족의 신고로 철창신세를 지게 됐다.

전문대를 졸업한 A(24)씨는 안정적인 직장을 구하진 못했지만, 이웃에게는 친절하고 호감 가는 청년이었다. 어릴 때부터 다니던 집 근처 교회에서 주일학교 교사로 봉사활동도 열심히 해 칭찬이 자자했다고 한다.

하지만 A씨는 집에만 들어오면 돌변했다.

A씨는 2012년 8월 "누나의 생일선물을 사오라"며 아버지가 건넨 신용카드로 100만원짜리 기타 케이스를 샀다가 아버지가 결제를 취소시키자 "가게에서 망신을 당했다"며 아버지의 정강이를 발로 걷어찼다.

작년 5월에는 누나를 때리다 부모가 말리자 "누나 편만 든다"며 아버지의 뺨을 치는 등 폭행했고, 한 달 뒤에는 "아버지가 부르시는데 왜 안 가느냐"고 말한 누나에게 주먹을 휘둘렀다.

작년 11월엔 여자친구를 소개해 달라는 부탁을 거절했다는 이유로 누나의 머리채를 잡고 옆구리 등을 걷어찼고, 이를 말리는 부모도 폭행했다.

앞선 2012년 9월에는 난동을 피우다 거실에서 두루마리 휴지에 불을 지르기도 한 것으로 경찰조사 결과 드러났다.

A씨는 10여년 전부터 밖에선 멀쩡하다가도 집에만 오면 사소한 꼬투리를 잡아 가족을 괴롭혀 식구들은 여러 차례 병원 치료를 받아야 했다.

참다못한 아버지는 2010년 아들을 존속상해 혐의로 고소했다가 "가족에게 잘 하겠다"는 아들의 읍소에 취하했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가족은 집에만 오면 눈빛이 변하는 A씨에게 정신과 상담을 권했지만 이때마다 그는 자신을 감금하려 한다며 난동을 부렸다.

작년 12월엔 A씨가 가족을 집 밖으로 내몰고 현관 비밀번호를 바꿔버리자 가족은 한 달여간 월셋집을 전전하다 결국 그를 다시 경찰에 고소했다.

A씨의 아버지는 "소문나는 게 두려웠고 '어리니까 그러려니' 생각해 참아왔지만 이젠 지쳤다"며 "강제로라도 병원치료를 받게 해달라"고 경찰에 요청했다.

A씨는 경찰에서 "직장이나 교회에서는 대화를 하면 화가 풀리지만, 가족과는 대화해도 화가 전혀 누그러들지 않고 참을 수가 없어 때리게 됐다"고 진술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네 차례에 걸쳐 부모와 누나를 폭행한 혐의 등(존속상해·현주건조물방화 등)으로 A씨를 이달 1일 구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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