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투자 '봄'은 오는가] 투자수요 점점 늘어나는데… 전문인력은 태부족

입력 2015-03-10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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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한 살 회사원 박모씨는 최근 원자재 관련 투자에 관심을 가졌지만 곧 다른 분야로 눈을 돌렸다. 원유, 금 등 원자재가 저평가 상태라는 뉴스에 투자를 결심했지만 해외 선물 수익률에 기반한 상품 위주여서 접근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박씨는 “다른 투자에 비해 원자재 부문은 국내외 변수가 다양하고 일반인이 접근하기 어려운 데 속시원하게 설명해 줄 전문가도 드물어 답답하다”고 하소연했다.

올해 들어 금값이 반등 기미를 보이고 유가도 바닥 수준에 도달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원자재 부문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러나 전체 투자규모 대비 원자재 투자 비중이나 관련 전문가 수는 여전히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으로 국내 원자재 관련 펀드 54개의 누적 설정액은 1조57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12년 4월 1일 종가 기준 설정액 1조6900억원에서 줄곧 하락하며 1조원대 아래로 떨어진 뒤 올 초부터 반등해 3년 만에 완연한 회복세를 보였다. 펀드 설정액은 지난 1월 2일 이후에만 5400억원가량 증가했고 원자재 관련 주가지수연계펀드(ETF) 등 간접투자형 상품을 제외한 경우에도 연초 이후 1000억원 이상 돈이 몰렸다.

그러나 시장의 움직임에도 업계에서는 크게 반응하지 않는 상황이다. 10일 기준 에프엔가이드 분류에 의하면 원자재 관련 펀드 54개에 설정액 10억원 이상 클래스는 228개지만 이를 운용 중인 매니저는 30명 수준이다.

유경하 동부증권 원자재 담당 연구원은 “현재 업계에서 원자재 분석 담당 인력은 열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라며 “원자재 상품 담당 인력도 조금 더 많거나 비슷한 수준일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상품 형태도 다른 투자부문에 비해 단출하다. 자산운용사나 선물사는 해외에서 설계한 상품을 그대로 가져다 파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나마 원자재 선물 수익률이나 지수에 기초한 파생결합증권(DLS), 상장지수펀드(ETF)는 개인이 접근하기 용이하지만 다른 투자부문에 비하면 아직 멀게 느껴진다.

원자재 전문가는 물론 적절한 상품 찾기가 어려운 것은 국내 원자재 투자 시장 자체가 작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연간 국내 펀드규모를 100조원 수준으로 추정하는 데 비해 원자재 관련 상품 규모는 크게 잡아봐야 5%가 채 되지 않는다는 것. 원자재 부문이 직접투자 대상보다는 다른 산업군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변수 중 하나로 다뤄진다는 점도 한 요인이다.

유 연구원은 “요즘 원자재만 다루는 사람은 시장에서 별로 의미가 없다”며 “원자재로 채권이나 주식시장을 분석할 수 있는 인력에 대한 수요가 있긴 하지만 시장 자체가 워낙 작아서 공급과 수요 모두 미미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아직 원자재 시장이 작지만 최근 대체투자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내 주식시장 밖으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가 늘면서 원자재 부문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최근 운용사별로 대체투자 및 다양한 상품군 관리를 위한 크로스에셋(Cross Asset) 전담 부서도 생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대체투자 분야에서도 국내외 부동산 관련 투자가 절대적으로 주를 이루고 있지만 원자재 상품 시장 여건이 좋아지고 투자자 수준이 높아진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며 “국내 투자시장 다변화를 위해서도 기관과 외국인 위주로 흘러가던 원자재 시장의 벽이 낮아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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