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지준율 인상, 경제 전반의 비용 증가 불러올 것”

입력 2006-11-28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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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욱 경희대 교수, 자유기업원 기고 통해 주장

한국은행이 은행의 지급준비율을 올린 것과 관련, 과잉유동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차라리 콜금리를 인상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준율을 통화정책의 새로운 수단으로 사용함에 따라 시장에서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을 예측하는 데 더 많은 투자가 필요, 경제 전체의 비용을 증대시키는 작용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안재욱 경희대 교수(경제학)는 28일 자유기업원에 기고를 통해 “이번 지준율 인상으로 시장참가자들이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의 일관성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를 보낼 것”이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안 교수는 “그 동안 줄곧 한은은 통화정책 수단으로 콜금리를 조절해 왔는데 갑자기 이번에 통화량 조절이라는 지준율 수단을 사용했다”며 “이것은 은행을 비롯한 시장참가자들이 앞으로 한은의 통화정책을 예측하는데 더 많은 시간과 자원을 사용하는 문제를 낳을 것이이며 결국 이것은 경제 전체의 비용을 증가시키는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준율 조작은 중앙은행의 중요한 통화조절 수단의 하나로 사용되어 왔다. 그러나 지준율 조작이 통화조절 수단으로서 적절치 못함이 발견되어 최근에는 잘 사용되지 않는 수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은행이 지준율 카드를 꺼내 든 것은 최근 우리 경제 내에 문제가 되고 있는 과잉유동성을 흡수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것이 안 교수의 판단이다.

안 교수는 “과잉유동성은 흡수돼야 하고, 그리고 과잉유동성에 일말의 원죄를 갖고 있는 한국은행에 그 책임이 있다”며 “그러나 과연 이번 지준율 인상이 적절한 조치였는지는 집고 넘어가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지준율 인상으로 은행들이 추가로 쌓아야할 지급준비금은 대형은행들 것만 계산해도 약 2조5000억원이나 된다. 충분한 초과지준금을 가지고 있지 않은 은행들은 지준율을 맞추기 위해 자산의 일부를 현금화해야 하며, 그 과정에서 은행들의 수익성이 떨어질 수 있다. 유동성이 매우 부족한 은행은 다른 은행이나 기업으로부터 차입해야 하므로 추가로 비용을 부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와서 은행의 건전성이 훼손될 수도 있다는 것.

또 지준금제도는 무수익 자산으로 다른 곳에 대여 해주었으면 수익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을 한은에 무이자로 대여해주기 때문에 그 만큼 은행의 수익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안 교수는 “지준금 제도는 사실상 은행에 대한 세금이고 이번 지준율을 올린 것은 은행에 대해 세금을 올린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안 교수는 또 “지준율 인상으로 은행은 자산운용규모를 축소시키고 대출을 제한할 수밖에 없으며 그렇게 되면 결국 자금 수요자에 대한 금리가 상승할 수밖에 없다”며 “이것은 현재 한국은행이 통화정책의 수단으로 삼고 있는 콜금리를 인상하는 것과 다를 바 없기 때문에 지준율 인상은 콜금리 인상과 마찬가지로 가계나 기업에 대해 금리인상의 부담을 지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 교수는 “여러 가지를 종합하여 볼 때 아무래도 이번 지준율 인상은 적절해 보이지 않으며 정말 과잉유동성의 흡수가 목표였다면 한은은 차라리 콜금리를 인상하고 공개시장 조작 방법을 쓰는 것이 나았다고 본다”며 “그리고 작금의 부동산과 경제침체의 문제는 근본적으로 정부정책의 잘못으로 야기된 것이기 때문에 당당히 정부에게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금 인하, 기업에 대한 규제완화, 그리고 노사문제의 원칙 있는 처리를 요구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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