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 진단, 이젠 ‘닥터 코퍼’도 답 없다?

입력 2015-02-24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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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의 바로미터로 통하는 ‘닥터 코퍼’ 구리의 명성이 시들해지고 있다. 최근 가격 하락세를 놓고 전문가들의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구리 스팟 가격은 올들어 23일(현지시간)까지 10% 가까이 하락했다. 그나마 지난달 29일 기록한 5년래 최저치(t당 5672달러)에서는 5.1% 올라 어느 정도 하락분을 만회했다. 그러나 향후 구리 가격에 대해선 전문가들도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올들어 계속되는 하락세에 대해 일각에서는 투기세력의 작전설을 주장하고 있다. 설(구정)이 끝나 아시아의 매수세가 돌아오면 수요가 증가세로 돌아서 구리 가격이 정상치를 회복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또 한편에서는 세계적으로 구리 생산이 증가하는 가운데 소비가 침체돼 구리 가격은 연내에 추가적인 하방압력에 노출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골드만삭스의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고객용 리포트에서 “최근 구리 값 하락세에서 어느 정도가 펀더멘털(수급요인)에 근거한 것인지 다양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며 “우리는 구리 수요 부진과 정제 구리의 공급 증가, 나아가 비용·디플레이션 등 펀더멘털에 근거한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적었다.

골드만삭스는 구리 값 하락세의 중요한 징후로서 세계 최대 구리 생산국인 칠레의 정제 구리 재고가 최고 수준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골드만삭스는 칠레의 정제 구리 재고가 작년 하반기에 17만t 증가해 2013년의 단기간을 제외하고 10년여 만에 최고 수준이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 외 지역의 재고까지 감안하면 구리 생산은 연간 기준으로 수요를 약 50만t 넘는다는 계산이 나온다는 것. 공급 과잉량은 연간 정제 구리 생산의 약 2%와 맞먹는다.

올해 구리 수급이 공급 과잉이 될 것으로 예상하는 것은 골드만삭스 만이 아니라고 WSJ는 전했다. 구리 생산국과 소비국으로 구성된 국제구리연구회(ICSG)는 올해 구리 수요가 1.1% 증가하는 데 그쳐 생산의 4.3% 증가를 밑돌 것으로 예상했다. 아프리카와 아시아, 북미의 공급 증가에 따라 올 연말 공급 과잉은 39만3000t에 달해 2009년 이후 공급 과잉에 빠질 것으로 전망됐다.

WSJ는 그러나 구리 생산 관측이 반드시 맞어떨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코메르츠방크에 따르면 칠레구리위원회는 올해 중국의 구리 생산량을 전년 대비 4.5% 늘어난 600만t으로 잡을 계획이다. 하지만 칠레의 구리 생산업체들은 시세가 하락하면 감산하는 경우가 많은데 올해도 예외는 아니라는 것.

아르고노트의 헬란 라우 금속 애널리스트는 “구리는 다른 비금속에 비해 과도하게 팔렸다. 그래서 급속도로 반발했다”고 지적했다. 1월의 급락 현상에 대해선 최근 유가가 산업생산의 발목을 잡고, 구리 수요도 후퇴할 것으로 본 투기꾼들의 작전이라고 분석했다. 구리 가격의 낙폭이 올들어 최대를 기록한 것은 1월14일로 아시아 시장의 거래 시간대에 일어났다. 투기꾼들이 유동성이 적은 시간대를 노려 트레이딩을 통해 거액의 이득을 챙기고자 대량 매물을 쏟아낸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코메르츠방크는 “시장 참가자들 사이의 비관론은 지나치다고 보여지며, 투자자의 정서가 바뀌면 크게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결론지었다.

중국의 구리 수요가 점차 증가할 조짐도 나오고 있다. 상하이금속거래소 구리 가격의 LME 가격에 대한 프리미엄은 1월 말 t당 75달러에서 약 85달러로 상승했다. 다만 이는 여전히 지난해 같은 시기의 160달러에는 크게 못미치는 수치다.

◇닥터 코퍼(Dr. Copper)

경기판단 지표로 흔히 쓰이는 구리를 말한다. 구리는 원유나 금보다 지정학적ㆍ정치적 영향을 덜 받는 데다 자동차, 건설, 해운 등 제조업 전반에 재료로 사용돼 실물경제의 대표적인 경기 선행지표로 활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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