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공업계 탈출구 있나… ‘중국·엔저·노조’ 3중고 쓰나미

입력 2015-02-02 10:51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정유 화학은 저유가로 실적 악화

지난해에는 현대중공업과 증권가 애널리스트 등 투자자를 대변하는 이들 사이에 불신이 깊어진 해였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2분기 1조1037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뒤 “대규모 적자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3분기에 1조9346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시장을 충격에 빠뜨렸다.

이 같은 사례는 중공업의 위기론을 시장과 업계가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인 계기가 됐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매도 의견을 쉽게 내놓지 못하는 현실이지만 중공업 계열 일부 회사들의 미래 성장성에 대한 우려가 커 비중 축소를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저가ㆍ일본 엔저 샌드위치 중공업= 조선 중공업은 중국의 저가 공세와 엔저(엔화약세)를 활용한 일본에 낀 샌드위치 위기론이 제기되고 있다.

조선 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중국 조선업체는 지난해 전 세계에서 발주된 선박의 1530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 801척)를 수주해 3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한국 조선업 수주량은 1180만CGT(305척)로 전년보다 36.4% 줄었다.

조선중공업 부문에서 일본의 약진도 국내 업계에서는 고빗사위로 받아들이고 있다. 일본은 지난해 780만 CGT를 수주, 전년보다 26.0% 수주량이 줄었다. 그러나 시장점유율은 늘어나고 있다. 일본 조선업체의 시장점유율은 2012년 17.1%에서 2013년 17.4%, 2014년 19.7%를 기록했다. 중국과 한국의 시장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의 약진은 엔저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조선업계 고위 관계자는 “엔저로 가장 우려되는 것은 액화천연가스(LNG)선과 같은 고부가가치 선박을 일본 업체에 빼앗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쓰이조선, 미쓰비시중공업 등 일본 조선업체들은 대규모 신규 설비 투자에도 나서고 있다. 이마바리조선은 400억엔(약 3700억원)을 들여 시코쿠 가가와현에 초대형 도크를 건설한다. 일본에 조선용 도크가 들어서는 것은 16년 만이다. 국내 조선중공업 업체가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과 사업 재편에 나선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중공업, 국내 노조리스크도 커져= 이처럼 체질 개선이 절실한 상황에서도 노조 리스크는 커지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들어선 강성 노조가 20년 만에 파업을 단행했다.

올해는 노사 갈등이 더 치열해지고 있다. 현대중공업 사무직 직원들은 희망퇴직에 반발, 별도의 노조를 설립했다.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와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성과급과 통상임금 확대 방안을 두고 지난달 파업안을 가결했다.

조선중공업 회사간 노조 연대도 강화되고 있어 올해는 공동 파업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조선 빅 3를 비롯 현대삼호중공업, 한진중공업, 성동조선, STX조선, 신아SB지회 등 8개 조선사업장은 지난달 27일 ‘조선업종노조연대’를 결성했다.

김현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현대중공업은 조직통합과 인력자원의 구조조정을 통한 자원 재분매를 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노사문제와 통상임금 이슈라는 불화실성이 부각될 리스크가 있다”고 말했다.

◇정유, 국제유가 급락으로 사상 최악 위기= 정유화학 부문도 국제유가 급락으로 사상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어 기간산업에 대한 우려는 커지고 있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매출액 28조5576억원, 영업손실 2589억원을 기록했다. 에쓰오일이 영업손실을 낸 것은 원유 정제시설 상업 가동 첫해인 1980년 이후 34년 만이다.

에쓰오일을 비롯 SK이노베이션, 현대오일뱅크, GS칼텍스 등 국내 정뷰 4사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2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들 회사의 지난해 3분기까지의 영업손실은 9711억이다. 올해도 유가 하락이 이어지면 정유화학 업계의 실적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지난해 가장 잘 팔린 아이스크림은?…매출액 1위 공개 [그래픽 스토리]
  • 개인정보위, 개인정보 유출 카카오에 과징금 151억 부과
  • 강형욱, 입장 발표 없었다…PC 다 뺀 보듬컴퍼니, 폐업 수순?
  • 큰 손 美 투자 엿보니, "국민연금 엔비디아 사고 vs KIC 팔았다”[韓美 큰손 보고서]②
  • 항암제·치매약도 아닌데 시총 600兆…‘GLP-1’ 뭐길래
  • 금사과도, 무더위도, 항공기 비상착륙도…모두 '이상기후' 영향이라고? [이슈크래커]
  • "딱 기다려" 블리자드, 연내 '디아4·WoW 확장팩' 출시 앞두고 폭풍 업데이트 행보 [게임톡톡]
  • '음주 뺑소니' 김호중, 24일 영장심사…'강행' 외친 공연 계획 무너지나
  • 오늘의 상승종목

  • 05.23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3,316,000
    • -2.27%
    • 이더리움
    • 5,183,000
    • +1.45%
    • 비트코인 캐시
    • 673,000
    • -2.04%
    • 리플
    • 720
    • -0.96%
    • 솔라나
    • 239,000
    • -2.45%
    • 에이다
    • 636
    • -3.2%
    • 이오스
    • 1,129
    • -2.67%
    • 트론
    • 160
    • -4.19%
    • 스텔라루멘
    • 148
    • -2.63%
    • 비트코인에스브이
    • 88,250
    • -2.38%
    • 체인링크
    • 22,240
    • -0.58%
    • 샌드박스
    • 603
    • -3.98%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