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 '니코틴 중독' 희귀 사망사례 나와

입력 2014-12-16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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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갑자기 자신의 사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된 50대 남성. 가족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이 남성의 부검을 의뢰했고, 부검을 담당한 법의관은 담배에도 들어 있는 '니코틴' 성분에 중독된 게 사인으로 추정된다는 의견을 내놨다. 만약 국립과학수연구원의 추정이 맞다면, 이 남성은 어떻게 니코틴 중독에까지 이르게 된 것일까?

최근 국립과학수연구원 중앙법의학센터 박소형 법의관팀이 대한법의학회지에 게재한 논문 한 편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이유는 담배의 주성분 중 하나인 니코틴이 50대 남성의 갑작스런 사망 원인으로 지목됐기 때문이다.

16일 이 논문에 따르면 갑자기 숨진 56세 남성에 대한 부검 결과, 혈액 내 니코틴 농도가 58㎎/ℓ로 측정됐다. 보통 안전한 혈중 니코틴 농도가 0.17㎎/ℓ이고, 치사량이 3.7㎎/ℓ 이상인 점을 고려하면 이 남성은 치사량의 15.7배나 되는 니코틴에 중독된 셈이다.

더욱이 부검 당시 이 남성에게서 사인이 될만한 다른 내상이나 외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부검에 참여한 법의관들은 해당 남성이 어떤 이유에서든지 니코틴의 독성에 중독돼 숨진 '희귀사례'로 추정된다는 의견을 내놨다.

니코틴은 미량일 경우 각성 효과와 함께 말초 신경계의 자극, 심박수 및 혈압 상승 등의 미미한 작용으로 그치는 게 일반적이다. 담배를 피워도 당장은 몸에 큰 이상을 느끼지 못하는게 대표적 사례다. 하지만 고용량일 경우는 사정이 달라져 치명적 '독극물'이 될 수도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실제 외국에서는 금연에 사용되는 니코틴 패치를 18개나 몸에 붙여 사망한 사례가 보고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에 숨진 남성의 경우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고용량의 티코틴에 중독됐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액체나 기체의 형태로 고용량의 니코틴을 흡입하면 심혈관계 기능 자체를 갑자기 멈추게 할 수 있는 만큼 니코틴 성분이 들어있는 담배도 그 위해성의 범주에서 벗어나기 힘들다고 지적한다.

기선완 가톨릭관동대학교 국제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과도한 니코틴 흡입에 의한 중독증상은 급성이든, 만성이든 심혈관계에 급작스런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 생명에도 매우 위험하다"면서 "담배의 경우도 미량이라고 안심하기 보다는 중독의 위험성 측면에서 접근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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