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당당한 대물림으로 ‘新世界’를 꿈꾼다

입력 2006-10-23 08:49 수정 2006-10-24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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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년 삼성그룹서 分家…재계 15위 ‘유통 名家’로 우뚝

지주회사격 신세계, 조선호텔 등 14개 계열사 거느려

9월 정재은 명예회장 지분 7.82% 전량 자녀들에 증여

‘증여세 1조원 납부’ 떳떳한 후세 ‘대물림’ 작업 개시

재계 15위(공기업 및 민영화된 공기업 제외) 신세계그룹이 그룹 후계 승계를 놓고 올해 재계의 ‘이슈 메이커’로 떠올랐다. 올들어 ‘증여세 1조원 납부’로 대변되는 떳떳한 후계 ‘대물림’ 작업을 실행에 옮기고 있기 때문이다.

신세계 오너 일가의 세금 납부를 통한 지분 증여 작업이 시작되면서 그동안 편법 논란이 끊이지 않던 재계의 지분 및 경영권 승계 관행에 적법한 절차에 의거한 새로운 흐름이 정착할 수 있을지 초미의 관심사로 등장하고 있다.

그룹 승계 작업을 추진중인 다른 그룹들이 앞으로 어떤 태도를 보일지 국민들의 눈과 귀가 쏠려 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 재계 순위 삼성 분가 그룹 중 CJㆍ한솔 등에 앞서

신세계그룹은 지난 1997년 4월 삼성그룹에서 계열분리된 이래 총자산(4월1일 기준 7조300억원) 기준으로 재계 순위 15위의 입지를 지키고 있다.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의 막내딸인 이명희(63) 회장은 삼성그룹 계열분리 때 백화점과 조선호텔만 가지고 나왔지만 10년도 채 되지 않아 백화점과 할인점 이마트를 주축으로 14개의 계열사를 거느린 유통그룹으로 일궈냈다.

특히 신세계그룹은 재계 순위에서도 재계 16위인 CJ그룹과 40위인 한솔그룹보다 앞서 있어 삼성家에서 분가한 그룹 가운데 가장 비약적인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유통명가답게 한눈팔지 않고 거의 유통 관련 사업에 주력한다. 신세계를 비롯, 광주신세계, 신세계건설, 신세계아이앤씨, 신세계푸드 등 5개 상장사와 조선호텔, 신세계인터내셔날, 스타벅스코리아, 신세계드림익스프레스, 그린시티, 훼미리푸드, 신세계의정부역사, 조선호텔베이커리, 신세계철시 등 9개 비상장사 등 14개 계열사(2일 기준)를 두고 있다.

지난해 14개 계열사들이 올린 매출은 8조9950억원, 순이익은 5310억원에 이르고 있다. 핵심은 단연 신세계다. 신세계는 할인점 1위 이마트와 백화점 부문을 통해 지난해 7조3100억원의 매출과 4378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신세계는 그룹 핵심 계열사 답게 계열사간 지분구조 면에서도 사실상 지주회사 역할을 맡고 있다. 광주신세계(광주 소재 백화점) 10.4%, 신세계아이앤씨(유통전문 시스템통합) 29.0%, 신세계건설(건설) 32.4%, 신세계푸드(단체급식) 52.1% 등의 출자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 이명희 회장 등 오너 일가 신세계 지분 집중 경영권 장악

또 신세계드림익스프레스(택배) 100.0%, 조선호텔(호텔) 96.4%, 그린시티(용인 죽전지구 역세권개발사업) 71.85, 신세계인터내셔날(의류수입) 65.1%, 스타벅스코리아(미국 스타벅스 합작 커피전문점) 50.0%, 신세계의정부역사 27.6%, 신세계철시(명풍 아울렛) 25.0% 등 총 11개 계열사 지분을 갖고 있다.

조선호텔은 기존 제과부문이 분리돼 설립된 조선호텔베이커리의 45.0%, 신세계푸드는 도시락 및 식사용 조리식품업체 훼미리푸드 45.0%씩 출자해놓고 있다.

이외에 광주신세계가 신세계의정부역사의 25.0%, 신세계건설은 그린시티와 신세계의정부역사에 각각 10.0%, 19.9%씩의 지분을 갖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신세계와 함께 신세계철시에 대해 25.0% 공동 출자자로 있다.

그룹 오너가 신세계의 지분만 안정적으로 확보해 놓고 있으면 그룹 전체의 경영권을 거머쥘 수 있는 구도다. 현재 신세계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6명) 지분은 29.61%에 이른다.

신세계그룹 오너인 이명희 회장이 최대주주로서 15.33%로 가장 많은 지분을 소유하고 있고, 아들인 정용진(38) 신세계 부사장과 딸인 정유경(34) 조선호텔 상무가 각각 9.32%, 4.03%로 뒤를 잇고 있다.

구학서(60) 신세계 대표이사를 비롯, 석강(57) 대표이사, 이경상(57) 대표이사 등 3명의 신세계 대표이사들도 각각 0.26%, 0.26%, 0.42% 씩을 소유하고 있다.

◆ 2세 정용진 부사장 신세계 2대주주로 급부상

최근들어 신세계그룹 오너 일가의 지분 승계 작업이 빨라지고 있다. 물론 향후 ‘경영대권 대물림’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 차원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지난달 7일 정재은(67) 명예회장은 자녀인 정용진 부사장과 정유경 상무에게 자신의 지분 7.82%를 전량 증여했다. 이를 통해 정용신 부사장과 정유경 상무는 지분율을 종전 4.86%, 0.66%에서 현재의 9.32%, 4.03%로 늘려 놓을 수 있었던 것이다.

지난 5월 신세계그룹이 경영권 승계와 관련 “증여세 1조원 납부”을 밝혀 세간을 깜짝 놀라게 했던 ‘대물림’ 작업의 신호탄이란 성격을 갖는다.

정재은 명예회장의 두 자녀가 증여받은 주식가치는 증여일 당일 신세계 주가(46만6000만원)으로 7000억원 상당이다.

현행법상 증여금액이 30억원을 초과하면 증여세 최고세율은 50%를 적용받게 된다. 또 대주주가 2세에게 주식을 증여할 경우 지분에 따라 과표가 할증된다. 따라서 7000억원대 주식을 물려받는 정 부사장과 정 상무는 3500억원 가량을 증여세로 내야할 것으로 보인다.

역대 대기업 총수 일가의 지분 상속ㆍ증여세 액수중 교보생명 고(故)신용호 회장의 2세들이 납부한 1830억원의 최고 기록을 깨는 규모다.

같은 맥락에서 조만간 이명희 회장의 신세계 지분 15.33%도 증여할 증여할 것으로 보이는 데 이럴 경우 증여세 규모는 1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용진 부사장-유통, 정유경 상무-호텔 등으로 후계구도 윤곽

이에 따라 2세들에 대한 ‘경영대권 이양’ 도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신세계그룹의 향후 후계구도가 정용진 부사장이 할인점, 백화점 등 유통부문, 정유경 상무가 호텔 부문 등으로 역할 분담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용진 부사장은 신세계 지분 9.32%는 물론 광주신세계의 최대주주로서 52.08%에 이르는 지분도 갖고 있다. 이밖에 신세계아이앤씨(4.31%), 신세계건설(0.80%), 신세계인터내셔날(0.15%) 등의 지분도 소유하고 있다.

정용진 부사장은 이명희 회장 뒤를 이어 신세계를 이끌어갈 사실상 후계자다. 미국 브라운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지난 1995년 신세계에 입사했다. 2001년부터 경영지원실 부사장으로 재직중이다. 2003년 탤런트 고현정 씨와 이혼하면서 세간에 많이 알려졌다.

정 부사장은 아직까지는 경영 전면에는 나서지 않았지만 최근 들어 경영 보폭에 더욱 힘을 싣는 모습이다. 최근 들어 일선 현장에 모습을 자주 드러내고, 국내외에서 기자들과 간담회를 잇따라 갖는 등 ‘경영인 정용진’의 활동반경을 넓히는 작업을 꾸준히 펴고 있다.

신세계 지분 4.03%를 갖고 있는 정유경 상무는 아직까지는 조선호텔에 대해서는 지분이 없다. 하지만 조선호텔 계열사인 조선호텔베이커리 지분 40.0%를 소유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0.62%도 정유경 상무 몫이다.

정유경 상무는 서울예고, 이화여대 응용미술학과를 거쳐 미국 로드아일랜드대에서 그래픽디자인을 전공했다. 남편인 문성욱씨는 신세계아이앤씨 상무를 맡고 있다.

정유경 상무는 지난 1996년 조선호텔에 입사한 이래 현재 조선호텔 상무 직함을 갖고 있다. 호텔의 디자인과 인테리어 분야의 업그레이드나 고급화를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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