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러시아의 신용등급이 투기수준으로 강등될 수 있음을 경고했다고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S&P는 앞서 러시아의 등급을 투자 수준에서는 가장 낮은 ‘BBB-’로 유지하면서 대외 채무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신용 전망은 ‘부정적’이라고 밝혀 등급 강등 가능성을 예고했다. 러시아 중앙은행에 따르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외채 비율은 지난 6월 현재 35%다.
S&P는 러시아가 전날 저유가 충격을 극복하려고 국부펀드에서 돈을 꺼내쓰기 시작한 것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러시아는‘국가웰빙펀드’에서 약 20%인 160억 달러를 꺼내 유가 하락과 제재 충격으로 허덕이는 거대 국영기업들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 기금은 저유가 타격으로 3년 전보다 13% 증발했다. 당국에 긴급 지원을 요청한 기업에는 석유회사 로스네프트와 국영철도 등이 포함돼 있다.
크리스티안 에스터스 S&P 애널리스트는 “펀드 자금이 이런 식으로 쓰이는 것은 러시아의 재정 운용과 관련해 우리가 예상했던 범위를 넘어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가웰빙펀드는 애초 연금 지원 등 장기적인 사회적 지출을 뒷받침하기 위한 목적으로 석유 수입을 갹출해 조성됐다.
S&P는 유가가 배럴당 평균 90달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산정해 러시아가 올해 0.3%, 내년에는 0.6% 성장할 것으로 앞서 전망했다. 그러나 유가는 북해 브렌트유 기준으로 현재 78달러대로 폭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