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에 전셋값상승 영향으로 ‘렌트푸어’ 증가

입력 2014-11-03 11:17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전월세대책, 전셋값 폭등 부작용도 우려

초저금리에 전세 매물이 사라지고 전셋값마저 폭등하면서 전세보증금 마련을 위해 빚을 늘리는 이른바 ‘렌트 푸어’가 늘어나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 8월과 10월 기준금리를 두 차례 인하해 시중은행 예금 금리가 2% 초반 밑으로 떨어진 이후 가을 이사철까지 겹치면서 이런 현상은 더욱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전세금을 은행에 맡겨 봐야 손에 쥘 수 있는 이자 수익률은 연 2.1∼2.3% 수준이다. 전세보증금 3억원을 은행 정기 예금에 맡겨도 이자는 많아야 월 57만원 수준이다. 따라서 집주인 입장에서는 떨어진 금리만큼 재계약 시 전세보증을 늘릴 수밖에 없다.

현재 전세 대신 월세나 반전세를 원하는 집주인이 늘어 가을 이사철 전세 매물의 품귀 현상까지 겹치면서 전세금은 더욱 치솟고 있는 상황이다.

KB국민은행이 매주 집계하는 서울의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를 보면 2012년 10월 셋째주 98.7이었던 전세지수는 2년 뒤인 지난달 20일 111.9로 13.4% 올랐다. 예컨대 전세보증금이 3억원인 경우 다음 재계약 시 보증금이 평균 4000만원 오른 셈이다.

이처럼 계약 갱신 기간마다 오르는 전세보증금을 감당하지 못하는 전세 세입자들은 은행 전세대출에 기대야 한다.

3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6개 국민주택기금 수탁은행(우리·국민·신한·하나·농협·기업)의 은행재원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15조8000억원이다. 지난해 말 대출 잔액 11조8000억원보다 4조원(약 34%) 늘어난 규모다.

전(全) 은행 및 기금 대출은 지난해 말 28조원에서 올해 8월 말 33조원으로 늘었고, 올해 말에는 약 35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는 비싼 전세값에 빚을 늘리는 ‘렌트 푸어’가 늘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늘어난 전세보증금을 빚으로 충당하는 대신 월세로 대신 지급하는 반전세 세입자도 늘고 있다.

반전세 세입자는 전세보증금을 추가로 낸 세입자보다 실질적 가계 부담이 더 큰 상황이다. 전월세전환율이 은행 대출금리보다 높기 때문이다.

전월세전환율은 전세 재계약 시점에 전세보증금 일부를 월세로 바꿀 때 적용되는 전환 비율을 말한다. 가령 전세보증금을 7000만원 올리는 대신 월세 40만원을 내기로 했다면 전월세전환율은 연 6.86%(40만원÷7000만원×12개월)가 된다.

3분기 서울 시내 보증부전세(반전세) 주택의 평균 전월세전환율은 연 7.2%로, 연 3∼4% 수준인 은행 전세자금 대출금리보다 두 배 가까이 높다.

집주인도 전세보증금을 올려 은행에 맡기는 것보다 월세로 전환하는 수익이 더 크다 보니 월세를 낀 반전세를 제외한 순수 전세 매물은 부동산 시장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결국 초저금리가 전세수익 감소로 이어지게 하고 이는 또 반전세·월세 전환에 영향을 주면서 전세 감소가 나타나고 전셋값 상승의 악순환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문제는 지난 8월과 10월 단행된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의 효과가 이제 시작 단계에 불과해 내년에도 전세금 상승 현상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또 내년 서초·강남이나 강동 지구의 재건축 사업장이 본격적으로 이주를 시작하면 전세난이 발생할 가능성도 높다.

아울러 정부가 최근 발표한 전월세대책이 전셋값 폭등의 부작용도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반전세·월세로의 전환을 막을 수는 없더라도 서민 고통 완화를 위해 정부가 속도조절과 완충 장치 마련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옷 어디서 사세요?…사용 만족도 높은 '패션 앱'은 [데이터클립]
  • "파도 파도 끝이 없다"…임영웅→아이유, 끝없는 '미담 제조기' 스타들 [이슈크래커]
  • 단독 김홍국의 아픈 손가락 하림산업, 6월 ‘논현동 하림타워’ 소집령 발동
  • 마운트곡스發 비트코인 14억 개 이동…매도 압력에 비트코인 ‘후퇴’
  • '최강야구' 니퍼트도 눈치 보는 김성근 감독?…"그가 화가 났다고 생각합니까?"
  • 나스닥 고공행진에도 웃지 못한 비트코인…밈코인은 게임스탑 질주에 '나 홀로 상승' [Bit코인]
  • 전세사기 특별법 공방은 예고편?…22대 국회 ‘부동산 입법’ 전망도 안갯속
  • 반도체 위기인데 사상 첫 노조 파업…삼성전자, 경영 악화 심화하나
  • 오늘의 상승종목

  • 05.29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4,083,000
    • -0.97%
    • 이더리움
    • 5,279,000
    • -2.24%
    • 비트코인 캐시
    • 651,000
    • -1.14%
    • 리플
    • 734
    • -0.14%
    • 솔라나
    • 233,700
    • -0.04%
    • 에이다
    • 639
    • +0%
    • 이오스
    • 1,135
    • +0.53%
    • 트론
    • 155
    • +0.65%
    • 스텔라루멘
    • 150
    • -0.66%
    • 비트코인에스브이
    • 86,900
    • -0.34%
    • 체인링크
    • 25,610
    • +1.27%
    • 샌드박스
    • 637
    • +1.59%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