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증권사 M&A 바람 꿈틀

입력 2006-10-02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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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국민銀 등 주요 매수자로 부각...’시기상조’ 견해 우세

여의도 증권가에 기업 인수합병(M&A) 시나리오가 다시 활개를 치고 있다. 과거 M&A 시나리오가 주로 중소형 증권사들의 합종연횡에 초점이 맞춰진 반면 요즘은 대형증권사들의 매각설이 나돌고 있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최근 대형증권사 매각설의 불씨를 지핀 것은 감사원이다. 감사원은 지난달 26일 '금융공기업 경영혁신 추진실태 감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들이 불필요하게 거느리고 있는 자회사 정리를 권고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00년 5월 산업은행이 채권단 지분을 일괄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한 대우증권의 매각이 다시 증권가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때마침,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같은 날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그룹내 균형발전 차원에서 증권 부분의 규모 확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으며, 향후 대형증권사가 (매물로) 나오면 관심을 가져볼 것'이라고 밝히면서, 대형증권사 M&A설이 더욱 힘을 받고 있다.

대우증권 외에도 대신증권, 현대증권 등 주요 대형증권사들도 M&A 시나리오에 등장하고 있다. 매수자는 금호그룹, 유진그룹 등이 거론되는 상황이다.

국민은행, 농협 등 대형은행들도 자금여력과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에 따른 업무영역 확장 필요성 등과 맞물려 주요 매수자로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M&A의 특성상 논의가 확정되기 전까지 외부로 알려지기가 힘들고, 특히 대형증권사의 경우 덩치가 크기 때문에 당장 현실화될 가능성도 적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금호그룹, 증권업계로 영역 넓히나

지난달 27일 주식시장에서 대신증권의 주가는 5.88% 급등했다. 최근 3개월만에 기록한 최고 상승률이었다. 주식시장이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보이면서 투자심리의 바로미터격인 증권주가 동반강세를 보이긴 했지만, 대신증권의 주가 급등세에는 한가지 특별 재료가 더 있었다. 금호그룹이 인수를 추진한다는 루머였다.

대신증권은 최대주주 지분율이 6%대(보통주 기준)에 불과해, 그동안 끊임없이 인수합병(M&A)설에 시달려왔던 곳.

대신증권 인수 당사자로 설이 나돈 금호그룹은 금융계열사로 금호종금과 금호생명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이 주력 계열사는 아니지만, 금융부분을 성장시키기 위해 증권사를 인수하거나, 금호종금을 증권사로 전환하는 방안을 수년전부터 검토해오고 있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금호그룹이 당장 증권사를 인수할 여력은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룹의 주력업종인 물류, 건설 등을 키우는 데 자금을 올인하기에도 바쁜 상황이기 때문이다.

황규원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금호그룹은 현재 대우건설과 대한통운 인수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에 금융부분을 확장할 여력이 충분치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금호그룹 관계자도 "그룹 차원에서 금호종금의 발전 방향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하나의 방법으로 증권사 인수가 논의됐다"며 "그러나 아직 특정 증권사를 인수한다는 방침은 정해져 있지 않으며, 대우건설과 대한통운 인수가 우선"이라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는 금호그룹의 증권사 인수는 적어도 대우건설 인수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이후에야 본격적 논의가 가능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국민은행·유진·농협도 태풍의 핵(?)

국민은행도 오랫동안 증권가에 매물이 나올 경우 '제1순위 매수자'로 거론돼 왔다.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에 앞서 제대로 된 투자금융회사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종합적인 업무 역량이 필요하고, 결국 기업금융(IB)업무 등에 강한 증권사 인수가 필수적이지 않겠냐는 것이 요지다.

국민은행은 현재 증권관련 계열사로 KB자산운용을 보유하고 있다. 외환은행 인수가 마무리될 경우 외환선물도 보유하게 되지만, 그래도 증권사는 없다.

현재 국민은행 내부 방침은 외환은행 인수가 마무리되면 증권사 인수 및 지주사 체제 전환 등을 본격 검토한다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지주사 체제 전환 후 포트폴리오 구성 차원에서도 증권사 인수가 필요하다는 내부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최근 국민은행과 외환은행 매각 계약을 체결한 론스타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 최대 관건이다. 론스타의 외환은행 헐값매입 의혹과 외환카드 합병시 주가조작 여부 등 현안들이 향후 어떻게 마무리되느냐에 따라 외환은행 매각 일정도 조정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서울증권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유진기업도 증권가에서는 관심 1순위다.

유진기업은 현재 서울증권 인수와 관련, 금융감독당국에 지배주주승인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 유진은 금융감독위원회의 지배주주 승인을 조건부로 취득할 1282만2527주, 주식매수선택권 행사 이후 취득할 539만주 등을 포함해 총 3103만2837주(11.52%)의 서울증권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증권가에서는 유진기업이 한주흥산과 벌이고 있는 서울증권 인수전에서 성공한다면, 이후 금융부분 강화 차원에서 현대증권 등 추가적인 증권사 인수를 시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유진기업이 대우증권 인수에 실패한 이후 서울증권 인수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향후 증권시장환경 변화를 선도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춘 대형증권사로 성장시키겠다'고 밝힌 점도 이같은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그러나 금융부분이 유진그룹의 주력 업종이 아니고, 현재 대한통운 등 물류부문의 M&A 매물로 관심을 돌릴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이같은 전망 역시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것이 증권가의 시각이다.

이밖에 NH증권(옛 세종증권)을 인수한 농협도 꾸준히 증권사들 추가적으로 인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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