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대금 결제 두고 대형병원들 엇갈린 행보

입력 2014-09-01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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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병원, 도매업계와 상생 모색 '눈길'… 대다수 병원은 여전히 지급기일 지연 '눈총'

‘의약품 대금 결제’를 두고 국내 대형병원들이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일부 병원은 제약 도매업계와 상생 방안을 모색하며 개선점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여전히 다수의 병원들은 대금 지급을 지연하는 관행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새정치민주연합 오제세 의원이 2012년 12월 대표 발의한 '약사법일부 개정법률안'은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병원이 의약품을 납품받은 후 3개월 내 대금을 지급하고, 이 기한을 넘기면 하루 단위로 이자를 계산해 지급하는 것이 골자다. 이 법안은 그동안 의료계에서 대형병원들이 의약품 대금을 받아놓고 납품업체에 제때 지급하지 않는 관행을 없애기 위해 마련됐다.

도매업계 한 관계자는 "보통 도매상들이 의약품을 병원에 공급하면, 병원들은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약값을 30일 내로 받는다"며 "하지만 병원들은 건보로부터 받은 약값을 도매상들에게 수개월 이상 늦추며 지급하고 있어 흑자도산을 하는 도매상들도 생길 정도"라고 토로했다. 다른 도매상은 "병원들이 약값을 받고 수개월 지급을 연기하면서 은행 이자놀이를 하거나 자체 운영비로 전용하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아산병원이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매ㆍ제약업계와 상생 방안을 모색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아직 법제화가 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선제적으로 의약품 대금 결제 기일을 3개월로 단축하는 등 동반성장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는 평가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의약품 대금 지급 문제는 '슈퍼 갑'인 병원과의 관계 때문에 먼저 개선 요청을 하기 힘든 게 현실"이라면서 "아산병원의 행보는 현재 의료계에 있어 고무적인 일"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여전히 다수의 대형병원들은 의약품 대금 지급기일 축소에 인색한 상황이다. 도매업계에 따르면 대다수 많은 병원들은 여전히 대금 지급을 약 7개월 이상 지연시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A대형병원 관계자는 "대금 지급이 다소 늦더라도 이자놀이 등의 지적을 받을 정도로 의도적이지는 않다"며 "나름대로 충실히 내부 가이드라인을 따르고 있는데, 도매업계의 언론플레이가 다소 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B대형병원 관계자 역시 "제약사나 도매업계가 병원들을 '갑'으로 칭하고 본인들을 '을'로 말하는 데, 일부 거대 도매상의 경우 매출이 1조원이 넘을 정도로 규모가 크다"며 "이 같은 거대 도매상들에게 병원들 역시 '을'일 수 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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