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자ㆍ설리, 사랑하면 안 되나요? [배국남의 직격탄]

입력 2014-08-21 06:38 수정 2014-08-21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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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뉴시스)

[배국남의 직격탄] 최자-설리, 사랑하면 안 되나요?

“두 사람 관계 얼마나 갈까” “설리 정신 나간 것 아니야!” “최자, 엄청난 부자인가?” “최자 이 시대 날강도…14살 차이라니” …비난과 악플의 홍수다. 바로 19일 대중매체들이 앞다퉈 보도한 걸그룹 에프엑스의 설리와 힙합그룹 다이나믹 듀오의 최자 커플 열애설과 소속사를 통한 열애 인정 직후 나온 네티즌 반응이다. 두 사람의 열애에 대한 축하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뉴스 댓글과 각종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두 사람에 대한 욕설과 비난, 논평이 넘쳐나고 있다. 열애라는 지극히 사적인 부분에 대해 욕하고 평가하는 것 자체가 우스꽝스러운 일이다. 대중과 언론매체의 호기심의 중앙에 선 두 사람이 연예인이라는 점을 감안 하더라도 쏟아지는 악플은 도가 지나치다. 거의 사이버테러 수준이다.

이 두 사람은 진짜 욕먹을 죄를 지은 것일까. 두 연예인의 사랑에는 정말 문제가 많은 것일까. 비난과 욕 등 악플은 지난해 9월 열애설이 언론을 통해 보도 직후의 두 사람의 태도와 행보, 소속사의 거짓 해명에 대한 반감과 거부감이 주요한 원인일 것이다. 하지만 두 사람에 대해 쏟아지는 악플의 근저에는 외모, 재산, 학벌, 나이 등 물화된 조건의 교환시장으로 전락한 사랑과 결혼에 대한 편견과 잘못된 지배적 인식, 관행이 자리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인기 많은 20세의 어여쁜 설리와 34세의 평범한 외모 그리고 설리와 비교해 떨어지는 인지도 등 외형적 조건의 차이나 부조화라고 인식하는 것도 악플의 원인이 되고 있다. 사랑과 열애는 지극히 사적인 감정이고 조건과 무관한 사랑이 많은 데도 외형적 조건만을 놓고 두 사람의 관계를 비난하고 욕하는 것이다.

지금은 결별했지만 지난 2010년 톱스타 김혜수와 배우 유해진의 열애설이 언론매체에 의해 보도되고 두 사람이 연인이라는 사실을 인정한 후 “톱스타가 왜 조연 연기자와 연인관계가 됐지” “유해진이 엄청난 부자인가?” “유해진이 봉 잡았다”는 의견이 주류를 이뤘다.

김혜수와 유해진 커플의 외형적 조건의 부조화라는 전제를 깔고 잘못 만난 커플로 매도했다. 김혜수와 유해진의 사랑에 대한 순수함이나 본질적인 부분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물화된 조건지상주의에 입각한 사랑의 원칙을 위반한 비정상적인 연인이라는 시선이 적지 않았다.

인기가 높은 톱스타 이효리와 인지도가 낮은 가수 이상순의 열애 공개와 결혼에 대해서도 우리 사회에 횡행하고 있는 물화된 시선으로 어울리지 않는 커플이라는 단정적 의견을 내놓은 사람들도 많았다.

세 연예인 커플에 대한 대중의 반응은 물화된 조건지상주의로 물들어 버린 왜곡된 연애관과 결혼관의 일면이다. 부와 외모, 학벌 등 외형적 조건으로 신랑과 신부가 서열화 되고 등급화 되는 우리 현실의 적나라한 투영이다. 수백억 재산가 여성의 공개구혼에 수천명의 묻지마 지원자가 몰리는 씁쓸한 대한민국 풍경의 또 다른 모습이기도 하다.

연세대 사회학과 김용학 교수팀은 결혼정보회사 회원 1만7000여명의 정보를 분석한 결과는 우리사회의 남녀의 만남과 결혼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여성의 인상(얼굴)을 다섯 단계로 나눴을 때 등급에 따라 남편의 연봉이 평균 324만4400원 높아진다고 김교수는 분석했다. 김교수팀이 933쌍에 대해 분석한 결과, 여성의 인상(외모)를 호감-약간 호감-보통-약간 비호감-비호감, 5개 등급별 여성들의 남편 연봉을 분석해보니 각 등급 간에 평균 324만여원 차이가 났다. 이 조사 결과와 최자-설리 등 일부 연예인 커플에 대한 대중의 반응은 정말 관련이 없는 것일까.

외형적 조건의 교환시장으로 전락한 결혼과 사랑에 대한 2014년의 대한민국의 한 단면을 보면서 떠오른 것은 최근 SNS와 인터넷에서 눈길을 끌고 있는 ‘연봉 5억 이상 결혼할 남성을 원한다’ 라는 글이다. 아름답고 세련된 25세 미국 여성이라고 밝힌 한 여성이 외모 등 자신의 조건에 부합하는 배우자는 연봉 50만 달러 이상 버는 남성이고 이런 남자와 결혼하고 싶다고 했다. 50만 달러 이상 번다는 한 남성이 답변했다. 여성의 제안조건은 엉터리 비즈니스 거래라고 규정한 뒤 여성의 외모는 갈수록 시들해지는 반면 돈은 영원하고 따라서 여성은 감가상각 자산이고 자신은 증가하는 자산이라고 설명했다. 연봉 50만 달러의 배우자를 구하는 이 여성에 대해 매각대상이지 구매대상은 아니라고 말한 뒤 “돈이 없어지면 당신은 날 떠날 것이고 당신 외모가 시들해지면 저도 빠져나와야겠죠”라며 이 여성과의 결혼은 좋은 거래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서글프고 분노할 일이라고? 우리 아닌 미국이야기라고? 천만에! 지금 우리가 연예인 커플들에 보내는 반응과 무엇이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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