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인터뷰] 톱모델 송경아, "첫 시즌 37개 무대…가진 것 없어도 개성+노력 있으면 돼"

입력 2013-10-11 09:21 수정 2013-10-11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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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노진환 기자 (myfixer@)

“누구보다 후배 모델들에게 인정받는 선배가 되고 싶다. 모델이 구두와 가방 디자인도 하고 작가도 되고 좋은 영향을 미친 것 같다. 자부심을 느끼는데 ‘너무 멋있어’라는 말보다 ‘언니 같은 모델 되고 싶어요’라는 말을 들을 때 보람을 느낀다. 저는 키(179.5cm)만 모델 조건에 맞았을 뿐, 노력으로 몸매와 얼굴인상이 변했다. 자신이 노력하면 좋은 모델이 될 수 있다.”

송경아는 노력형 모델이다. 모델 일을 시작할 때 가진 것은 키밖에 없었다. 큰 키 덕에 주변에서 ‘모델 해봐라’는 권유는 자주 받았지만 정작 본인에게 와 닿지 않았다. 예술과 패션에 관심이 많았던 언니는 엘르와 보그 등 외국패션잡지를 사서 보여주기도 하고 주말이 되면 프레타포르테(prêt-à-porter, 세계적인 패션 컬렉션)을 함께 보면서 서서히 관심을 가지게 됐다.

“1996년 2월 쯤 갑자기 키가 컸고, ‘키크다’는 말이 너무 싫어서 구부정하게 다녔다. 엄마가 유독 여성의 뒤태에 관심이 많았는데 나를 청담동에 있는 학원에서 워킹교육을 시켰다. 그리고 고등학생이 되고난 후 언니가 눈썹만 그려주고 증명사진 찍자고 데려갔다. 알고 보니 1997년 슈퍼모델 선발대회 원서를 낸 상태였고, 그 학원은 슈퍼모델교육기관이었다. 이 두 가지 사건이 부합되면서 대회에 나갔고 본선에 진출하게 됐다.”

▲사진= 노진환 기자 (myfixer@)

송경아의 첫 번째 데뷔 무대는 1997년 진태옥 패션디자이너 쇼였다. 제일 좋아하는 디자이너 무대이기에 떨리고 설레는 마음으로 준비했다. 쇼는 종이인형 같은 콘셉트였다. 당시 송경아는 마르고 소년 같은 몸매 덕에 중성적인 선생님의 옷과 잘 맞았고 만족스러운 무대를 만들어 냈다.

송경아는 국내모델로 활동하다 대학 졸업 후 해외 진출을 꿈꾼다. 영어 과외를 받으며 언어 공부도 했다. 당시 해외명품 브랜드의 경우 아시아모델을 선호하지 않았지만 운 좋게도 뉴욕의 한 디자이너가 먼저 손길을 뻗었다. 구찌 아시아 모델로 활동하는 친구를 한 명 데려가서 키워보고 싶다며 모델 에이전시에 4장의 사진을 들이민 것. 알고 보니 4장의 사진 속 모델은 모두 송경아였다. 이에 송경아는 뉴욕행 비행기에 몸을 싣게 됐다.

“뉴욕에 도착한 다음 날부터 하루에 평균 15곳에 캐스팅 시험을 보러 다녔다. 운 좋게도 미국 블루밍데이즈 백화점 CF 모델이 됐다. 의례적인 일이었다. 처음에는 문화적차이가 힘들었다. 패션업계 사람들은 직설적이다. 외모나 몸매에 대해 지적하는 것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했다.”

이후 뉴욕컬렉션과 밀라노, 파리 컬렉션 등을 오가며 첫 시즌 37개의 무대에 섰다. 대단한 결과였다. 송경아는 아시아모델로서 큰 성과를 거뒀지만 해외활동을 한지 약 1년 6개월 만에 건강상에 문제가 생겼다.

“밥을 먹어도 살이 안찌고 계속 빠졌다. 살이 너무 빠지니까 패션쇼 옷이 맞지 않는 상황이됐다. 결국 피날레 옷을 입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당시 패션계에서는 극심한 다이어트로 인해 심장마비로 모델이 사망한 사건이 벌어지자 너무 마른 모델을 선호하지 않게 됐다. 송경아는 결국 한국으로 돌아왔다. 내가 한 결정이 맞았다. 개인적으로 좋은 경험이었다. 다양한 일을 하게 됐다. 그림전시도 하고 책도 내고, 가방브랜드 런칭도 앞두고 있다.”

송경아는 모델 일을 하는 중간중간 틈나는 시간을 이용해 그림을 그려왔다. 뉴욕에 있을 때 주말에는 룸메이트와 미술전시회나 박물관을 돌면서 안목을 키웠다. 이에 송경아는 패션 웹툰 ‘송경아‘s Diary’를 연재 중이다. 그 속에는 다양한 옷과 스타일링 비법들이 소개돼있다.

“자신의 몸부터 연구를 해야한다. 속옷만 입고 전신거울 앞에 서서 자신의 몸을 체크해라. 상체가 작으면 상의는 루즈하게 입고, 하체를 드러내는 것이 좋다. 패션스타일을 계산하기 힘들면 베이직한 아이템을 고르되 포인트 컬러나 트렌디한 아이템을 매치하면 센스있는 패션이 완성된다.”

송경아는 모델로서 몸매 관리도 꾸준히 해왔다. 부분적으로 살이 찌는 체질인 때문.

“나는 7년간 필라테스를 했다. 몸매에 탄력이 필요하다. 말랐다고 모델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예쁘게 말라야 한다. 필라테스는 몸매 라인을 잡아주고 없는 근육을 있게 해줘 볼륨있는 몸매를 만들어준다.”

▲사진= 노진환 기자 (myfixer@)

송경아는 화려한 모델의 삶 뒤에는 끝없는 노력과 목표에 대한 갈망이 있었다.

“모델은 보기보다 힘들다. 디자이너들의 최고급 옷을 입고 무대를 걷는 화려한 직업이지만 어떤 직업보다 주관과 직업정신이 있어야 한다. 모델의 세계에 대해 공부한 다음 정말 모델이 되고 싶은지 자신에게 다시 물어봐라. 가진 것 없어도 개성있고 노력하는 친구들이 톱모델이 될 수 있다.”

현재 송경아는 가방브랜드 런칭을 앞두고 있다. 10여 년간 모델 활동을 해오면서 찍었던 사진을 정리해 포토북으로 만들 계획도 세웠다. 송경아는 모델의 삶을 살면서 쌓아온 경험과 실력을 바탕으로 또 다른 자신의 영역을 확장시켜 다른 꿈을 향해 달려간다. 그가 톱모델이 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좋아하고 행복한 일은 끊임없이 찾아 나서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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