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화업계, 생존 위한 '내실 다지기' 본격화

입력 2009-01-06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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쪼개고...묶고...핵심사업 집중 육성

극심한 수요 위축으로 지난해 10월부터 공장가동 중단 및 감산을 단행했던 석유화학업계가 불황 탈출을 위해 '내실 다지기'에 나서고 있다. 경쟁력 있는 핵심사업을 집중 육성하고 중복되는 사업은 한데 묶고 비용 절감 등의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6일 유화업계에 따르면 LG화학, 동양제철화학, SK에너지 등 석유화학업체들은 일부 사업부를 분할하거나 인수하는 등 자율적인 구조조적을 통해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특히 실속 없는 사업은 접고 핵심사업에 집중해 실물경기 침체로 인한 경기불황을 극복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LG화학은 지난해 12월 4개 사업부문 중 하나인 산업재 부문을 분사하기로 결의했다. 오는 23일 열리는 임시주총의 승인을 거쳐 4월1일부터 존손법인인 ㈜LG화학과 창호 바닥재 등 건축장식재를 생산하는 산업재 사업을 전담하는 신설법인 'LG하우시스'로 나뉜다.

LG화학측은 "회사분할을 통해 조직 내부 시스템의 운용 효율성을 높이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사업구조를 단순화시켜 전문 사업분야에 대한 경쟁력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산업재 부문을 떼어낸 LG화학은 석유화학, 정보·전자소재,전지 등 나머지 주력사업에 대한 투자와 기술개발에 주력할 방침이다.

백관종 동부증권 연구원은 "LG하우시스는 기존 LG화학이 갖고 있던 산업재부문의 강점을 활용할 수 있고 LG화학은 석유화학, 전자소재 등의 장치산업에 집중할 수 있다"며 "(이번 분할이) 양쪽 모두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동양제철화학은 자동차 타이어 원료로 사용되는 카본블랙을 생산하는 해외 자회사 컬럼비안케미컬(Columbian Chemicals Company)의 지분 66.75% 전부를 사모펀드인 OEP(One Equity Partners)에 매각키로 결정했다. 매각금액은 3년 전 인수가격인 2520억 원에는 훨씬 못 미치는 약 1889억 원이지만 시장에서는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태양광에너지라는 현재의 성장동력에 투자를 집중할 수 있게 된데다 국내 시장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했던 카본블랙 독과점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임지수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구매원가보다 못한 금액으로 매각하기 때문에 인수합병(M&A) 전체에 대한 평가는 다를 수 있지만, 이번 지분 매각은 중기적으로 기업가치에 긍정적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SK케미칼은 지난해 12월 TPA(테레프탈산)를 생산하는 SK유화를 관계사인 SK에너지에 41억 원을 받고 매각했다.

SK유화를 매각한 대신 SK케미칼은 미국 화학기업 이스트만(Eastman Chemical Company)과 공동 투자로 아세테이트 생산을 위한 합작법인 '이스트만 화이버 코리아'를 설립하기로 했다. 아세테이트 토우는 담배용 필터 제조의 원료로 주로 사용된다.

올해 초부터 호남석유화학과 롯데대산유화는 호남석유화학이란 이름으로 한 지붕 아래 뭉쳤다. 이에 따라 통합 호남석유화학은 에틸렌 기준 연산 175만t으로 여천NCC(연산 181만t)에 이어 국내 석유화학업체 2위에 오르게 됐다.

업계 전문가는 "유화업계가 외환위기를 겪으며 체질이 강해져진데다 시장 호황으로 인해 지금까지 잘 버티고 있지만 이번 불황에 따른 위기를 계기로 자율적인 구조조정이 활발히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유화업계는 자율적인 구조조정과 함께 비용절감을 통한 경쟁력 확보에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김반석 LG화학 부회장은 ▲핵심사업 강화 ▲고객가치 혁신 ▲조직역량 강화 등 세 가지의 스피드(Speed) 경영 과제를 중점 추진할 것을 주문했다.

김 부회장은 "현재와 같은 공급 과잉 상황에서는 남보다 먼저 비용을 낮춰 제품을 싸게 생산하고 이를 고객에게 보다 낮은 가격으로 빨리 제공함으로써 고객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정범식 호남석유화학 사장도 "이제 본격적인 생존게임이 시작됐으며 '죽느냐 사느냐'의 절체절명의 시기가 다가왔다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그동안 추진해온 원가절감 노력이 최선이었는지 되돌아보고 업무의 모든 과정에서 낭비와 비효율을 찾아내 과감히 걷어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옥 금호석유화학 사장은 "생사의 중대한 기로에 직면해 있다"면서 "전 임직원이 일치단결해서 기본을 충실히 다져야 한다"고 말했다. 기 사장은 또 "경영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조직의 구조와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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