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혼밥 중] 혼자서도 '핫플레이스'갈 수 있다…'샤로수길'에서 만난 돈가스

입력 2019-07-04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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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혼밥 중]은 '혼밥족'을 위해 서울 곳곳에 있는 식당을 찾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맛있는 곳을 찾아 '혼밥족'에게 전달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관악구를 시작으로 종로구, 광진구, 동작구 등 각 구를 돌 예정입니다. 가보고 싶은데 머뭇거리게 되는 곳이 있다면 제보해주셔도 좋습니다.

▲혼밥족을 위한 돈가스집. 샤로수길 중심을 조금 벗어나 오르막길을 오르면 작은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홍인석 기자 mystic@)
▲혼밥족을 위한 돈가스집. 샤로수길 중심을 조금 벗어나 오르막길을 오르면 작은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홍인석 기자 mystic@)

서울대입구역 근처 핫플레이스인 ‘샤로수길’을 걷다 보면 문전성시를 이루는 곳이 많다. 많은 사람 속에서 혼자 밥을 먹는 데엔 크고 작은 용기가 필요할 터. 홀로 시끌벅적한 장소에서 밥을 먹기도 쉽지 않다.

샤로수길 중심을 살짝 벗어난 곳에 있는 ‘삼백돈’이라는 돈가스집은 용기를 내지 않아도 된다. 역에서 15분 정도 걸리고 위치가 중심을 살짝 벗어나 접근성이 뛰어나진 않다. 그래도 긴 줄도 없는 것은 장점이다.

▲혼밥족은 물론 2~4명의 손님들도 무리를 지어 이곳을 방문한다. 덕분에 비교적 조용한 분위기다. (홍인석 기자 mystic@)
▲혼밥족은 물론 2~4명의 손님들도 무리를 지어 이곳을 방문한다. 덕분에 비교적 조용한 분위기다. (홍인석 기자 mystic@)

◇혼밥족을 위한 만반의 준비

좌석이 20석밖에 안 돼 단체 손님이 드물다. 4인석은 고작 2개. 나머지 16석은 2인석과 바(bar) 좌석으로 구성돼 있다. 단체라고 해봐야 4명이 최대라 ‘혼밥’의 최소 요건을 갖췄다.

분위기는 혼밥에 안성맞춤이다. 잔잔한 발라드가 핵심이다. 대개 식당은 손님이 몰리는 점심시간에 신나는 음악을 틀어 식사 속도를 높이려 한다. 그러나 이곳은 그렇지 않다. 사람이 많든 적든 발라드가 재생된다. 영화 알라딘의 삽입곡 ‘Speechless’를 들으며 차분하게 밥을 먹을 수 있다. 아르바이트생의 조곤조곤한 목소리를 차분한 분위기를 배가시킨다. 혼자 가는 사람에게 어울리는 서비스다.

메뉴는 간결하게 구성돼 있다. 돈가스집의 대표격인 안심‧등심‧치즈 돈가스로 총 3개다. 삼백돈 돈가스는 이 셋을 합친 메뉴다. 돈가스에서 안심은 부드럽고, 등심은 약간 질기다. 이날 치즈는 재료가 없다고 했다. 기자는 부드러운 맛이 좋아 안심을 주문했다.

▲처음 음식을 받아보면 '돈가스가 적다'라는 생각이 든다. 먹어보면 결코 그렇지 않다. 다른 음식들은 추가로 제공된다. 일회용 나무 젓가락이 탁자에 올려져 있다. (홍인석 기자 mystic@)
▲처음 음식을 받아보면 '돈가스가 적다'라는 생각이 든다. 먹어보면 결코 그렇지 않다. 다른 음식들은 추가로 제공된다. 일회용 나무 젓가락이 탁자에 올려져 있다. (홍인석 기자 mystic@)

◇가격은 갸우뚱, 맛과 양은 엄지 척

혼밥을 하기엔 가격이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혼밥의 필수요건은 ‘착한 가격’이다. 이곳은 음식이 1만 원 초반에서 시작해 착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잡코리아 설문조사에 따르면 직장인 점심값 평균은 6110원이라고 한다. 대표 혼밥 메뉴인 국밥도 7000~8000원인데 돈가스는 이 가격을 웃돈다.

가격에서 높은 점수를 주기 어려우니 맛과 양이 중요해졌다. 그런데 처음 음식을 보고 살짝 놀랐다. 가격에 비해 양이 적어 보였기 때문이다. 놓여있는 6조각의 돈가스보다 빈 곳이 더 눈에 띈다. 밥의 양도 많지 않다. '배를 채울 수 있을까?' 의문을 품고 돈가스를 베어 물었다.

▲고기가 두툼하다. 3~3.5cm정도 된다. 고기가 부족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홍인석 기자 mystic@)
▲고기가 두툼하다. 3~3.5cm정도 된다. 고기가 부족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홍인석 기자 mystic@)

한 입 먹는 순간 직감이 왔다. 걱정은 기우에 불과하다고. 돈가스 한 조각은 성인 남성을 기준으로 2번 나눠 먹을 정도의 크기다. 고기도 두툼하다. '많이 맛보기는 어렵겠다'라는 생각이 단박에 깨졌다. 특히, 소스와 소금이 함께 제공돼 두 가지 맛을 느낄 수도 있다. 소스는 상큼한 맛을, 소금은 고기의 풍미를 가미한다.

함께 제공되는 다른 음식들도 나쁘지 않다. 밥이 찰져 입안에서 밥알이 따로 놀지 않는다. 양배추는 아삭아삭 씹는 소리가 제 귀에 들린다. 혀에 닿을 때도 수분이 풍부한 게 느껴진다. 다만, 양배추 드레싱에서는 특별한 맛을 찾기가 어렵다. 된장국 역시 여느 돈가스집과 차이가 없었다.

◇재방문하실 건가요?

이날 첫 손님이자 혼밥을 하러 온 최민혁 씨는 "가격이 싼 편은 아니지만, 분위기와 맛이 좋아 이곳을 종종 찾는다"라고 말했다. 늘 바 좌석에 앉는다는 그는 "육즙이 풍부하고, 돈가스에 들어간 고기양도 많다"라며 "밥이 추가로 제공돼 양껏 먹을 수 있어서 좋다"고 덧붙였다.

이곳을 처음 찾았다는 직장인 이규ㆍ이지영ㆍ이고은 씨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보고 처음 방문했는데 양이 푸짐해서 다음에 또 올 생각이 있다"라면서 "고기에 잡내가 안 나고 튀김옷이 얇은 게 이 집의 특징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바삭한 튀김옷을 입힌 돈가스는 8번 정도를 씹으면, 고기 맛만 느껴질 정도로 얇았다. 처음에는 튀김, 이후에는 고기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다.

다만, 이들은 "음식이 나오는 데까지 20분 정도가 걸려 점심시간이 1시간인 직장인에겐 조금 빠듯한 느낌을 준다"고 말했다.

▲돈가스 뒷면은 튀김으로 덮여있다. 탁자 위에 깨가 있는데 이것을 소스에 넣어 먹는 사람도 있다. (홍인석 기자 mystic@)
▲돈가스 뒷면은 튀김으로 덮여있다. 탁자 위에 깨가 있는데 이것을 소스에 넣어 먹는 사람도 있다. (홍인석 기자 mystic@)

◇혼밥족을 위한 정보

이곳은 오전 11시 30분에 문을 열어 3시 30분에 쉬는 시간을 갖는다. 직장인과 학생이 몰리는 12시~1시 30분에는 사람이 많다. 조용한 분위기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오후 2시쯤 방문하는 것이 좋다. 단체 손님이 적은 덕에 왁자지껄한 분위기는 아니다. 오후 5시부터 재개장하는데 7시 이전과 이후에도 잔잔하게 식사할 수 있는 시간이다.

◆총평

맛 ★★★★☆

양 ★★★★

분위기 ★★★★

눈치력 ★★★☆

가게 위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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