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기사 죽음으로 내 몬 카카오의 무리수...정부는 뒷짐만

입력 2018-12-10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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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후 2시께 서울 여의도 국회경비대 앞 국회대로에서 택시기사 최 모 씨가 자신의 택시 안에서 몸에 인화 물질을 뿌리고 불을 질러 분신을 시도했다.     영등포경찰서 과학수사대원들이 사고 현장에서 경찰서로 견인된 최 씨의 택시를 조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10일 오후 2시께 서울 여의도 국회경비대 앞 국회대로에서 택시기사 최 모 씨가 자신의 택시 안에서 몸에 인화 물질을 뿌리고 불을 질러 분신을 시도했다. 영등포경찰서 과학수사대원들이 사고 현장에서 경찰서로 견인된 최 씨의 택시를 조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카카오 카풀 서비스 출시를 반대하며 분신을 시도한 택시기사가 숨을 거뒀다. 택시업계에서는 카카오와 정부가 무리하게 카풀 서비스 출시를 강행해 무고한 희생이 발생했다며 비판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께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사거리에서 택시노동조합연맹원으로 알려진 최모(57)씨가 분신을 시도했다. 최씨는 경찰이 검문을 시도하자 택시 운전석에 앉아 몸에 휘발성 물질을 뿌린 뒤 분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상을 입은 최씨는 주변에 있던 경찰관과 소방관 등의 구조로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심폐소생술을 받았지만 오후 2시49분 결국 숨졌다. 경찰과 주변 인물 등에 따르면 그는 카카오의 카풀 서비스에 반대해 분신을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카카오모빌리티와 택시업계는 카풀 서비스 출시를 두고 지속적으로 갈등을 빚어왔다.

택시업계는 지난 10월 광화문 광장에 택시기사 7만여명이 모여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지난달에도 국회 앞 도로에 모여 2차 집회를 여는 등 카카오 카풀 출시 반대목소리를 내왔다.

하지만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업계의 반발에도 서비스 출시를 강행하는 모습이다. 지난 7일에는 일부 이용자를 대상으로 ‘카카오T카풀 베타서비스’를 시작했으며 오는 17일 정식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택시기사가 분신 사망하며 카카오모빌리티의 무리한 서비스 강행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다.

익명을 요구한 택시업계 한 관계자는 “분신한 택시기사가 오죽하면 그런 선택을 했을지 생각할수록 안타깝다”라며 “사망에 애도를 표하며 앞으로 일정에 대해서는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뒷짐만 지고 있다.

4차산업혁명위원회는 지속적으로 카풀 갈등 해결을 논의해왔지만 이렇다 할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카풀 해결책을 내놓겠다고 밝혔지만 택시업계를 협상테이블로 끌어내지 못한 점을 아쉽다”라며 갈등을 해결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4차위는 지난해 출범 이후 지속적으로 카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논의해 왔지만 택시업계와의 이견을 좁히지 못해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장 위원장은 “논의 초기 단계인 문제 인식 시기부터 국회의원이나 보좌관을 참여시켜 (카풀) 실마리를 찾겠다”라며 “당정청 관계를 고려해 문제인식을 함께 한다면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회에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김경진 민주평화당 의원은 “카카오는 카풀 기사의 직업 여부에 상관없이 기사를 모집하고 있고, 승객 역시 직업 여부를 따지지 않고 있다”며 “이는 불법 유상운송을 방조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검찰 수사를 촉구했다.

그는 이어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가 나서서 중재안을 준비 중이지만, 쉽게 결론 내리지 못하고 있다”라며 “카카오는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카풀을 시행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번 택시 기사의 분신에 대해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이런 일이 생기게 돼 안타깝고 가슴 아프다”라며 “고인의 명복을 빌고 애도한다”고 밝혔다.

이어 서비스 출시 일정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할 시점이 아닌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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