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훈ㆍ김보름 '탱크'로 뛴 선수들 있다... 밀어주기 들러리로 나선 우리 아들"

입력 2018-02-27 10:11 수정 2018-02-27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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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이트맘 폭로... 백철기 감독 "이승훈 밀어주기는 없다"

▲24일 강원도 강릉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매스스타트 결승에서 금메달을 거머쥔 이승훈이 관중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이동근 기자 foto@(이투데이DB)
▲24일 강원도 강릉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매스스타트 결승에서 금메달을 거머쥔 이승훈이 관중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이동근 기자 foto@(이투데이DB)

이승훈이 매스스타트 금메달을 따내는 데 일등공신은 바로 정재원이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매스스타트 결승에서 정재원이 선수들을 이끌고 앞에서 달렸고, 이를 통해 뒤에서 체력을 비축한 이승훈은 막판 치고 나가 전력질주하며 1위를 달성할 수 있었다. 이승훈은 레이스를 마친 후 정재원의 손을 잡고 다른 손에는 태극기를 들며 빙판을 달렸다. 이는 평창 동계올림픽의 명장면 중 하나로 남았다.

하지만 이는 이승훈을 밀어줘 4관왕에 오르게 하려는 대한빙상경기연맹의 작전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일명 '탱크(페이스메이커) 작전'이다. 평창 동계올림픽 결승전에서 정재원의 역할이 바로 '이승훈의 탱크'였던 셈이다.

서울신문은 27일 전직 스케이트맘을 인터뷰해 이같이 보도했다. 전직 스케이트맘 A씨는 서울신문에 "우리 아들은 탱크였다. 앞에 서면 공기 저항을 많이 받아 체력이 금세 떨어진다.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우리 아이는 뒤로 처졌고 그 사이 체력을 비축한 이승훈은 폭발적인 스피드로 치고 나가 금메달을 딴다. 이번 경기를 보니 아직도 그 방식으로 하고 있더라"라고 토로했다. 그의 아들은 스피드스케이팅 유망주였으나 21살에 스스로 운동을 관뒀다.

A씨의 아들은 주니어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고등학생 때 빙상계 양대산맥인 한국체대와 단국대 코치의 입학 권유를 받았다. A씨는 "국가 지원 받쳐주고 스케이트 잘 타는 애들이 가던 한체대에 보내기로 했다. 당시 권 모 코치는 '아들 데려가게 돼 영광이다. 훌륭한 선수 만들겠다'고 했다"며 "그런데 평창올림픽 금메달이 목표라던 아들이 1년도 안돼 '빙상장은 쳐다보기도 싫다. 못하겠다'고 하더라"라고 회상했다.

당시 코치진은 A씨의 아들의 몸 상태는 고려하지 않고 훈련을 강행했다는 것.

또 한체대 입학하기 전부터 국제 대회에 나간 A씨의 아들은 이승훈의 탱크가 됐다. A씨는 "작전은 단순했다. '이승훈 4관왕 만들기'가 아들의 미션이었다"며 "경기 초반 앞으로 치고 나가는 선수가 몇 명 있는데 2위 그룹과 간격이 너무 벌어지면 이승훈이 나중에 따라잡기 힘들어진다. 그래서 2위권 그룹에서 1위 그룹과의 격차를 따라붙어주는 역할이 필요하다. 우리 아들은 그걸 몸이 부서져라 했다"고 성토했다.

탱크로 사용된 선수는 한둘이 아니었다고. 매스스타트는 2011년 카자흐스탄에서 열린 아스타나-알마티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처음 선보였다. 빙상연맹과 코치진은 상위권 입상을 위해 희생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는 것. 당시 대회에서도 박석민과 고태훈은 이승훈의 '탱크'로 나섰다.

탱크를 거부하면 국가대표 선발 등에 불이익을 준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또 다른 스케이트맘 B씨는 "한 국제대회 매스스타트 경기를 앞두고 주형준이 이승훈의 탱크가 되는 걸 거부해 전명규 교수 눈 밖에 났다는 소문이 돌았다. 이번 팀 추월에 나가지 못한 것도 괘씸죄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주형준은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팀추월 대표팀이었으나 이번 올림픽에서 한차례도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B씨는 "팀추월 유력 우승 후보 네덜란드가 준결승전에서 떨어져 우리나라가 은메달을 확보한 상태였다. 준준결승부터 한 번도 쉬지 않은 이승훈, 김민석, 정재원 중 특히 정재원의 체력은 떨어질 대로 떨어져 있었다. 주형준을 투입했으면 금메달을 땄을지 모른다. 빙상계에서는 다들 이상하다는 말이 나온다"고 강조했다.

여자 스피드스케이팅도 '김보름 밀어주기' 작전이 있었다는 것. 삿포로 아시안게임에서 박도영은 김보름의 탱크가 되지 않았고 이에 연맹 눈 밖에 났다는 소문이 파다했다고 전해진다. B씨는 "김보름 탱크는 누군가 해줘야 하니 박지우를 달래 김보름과 함께 훈련시켰다는 말이 있더라. 박지우가 이번 올림픽 매스스타트 결승에 오르지 못해 오히려 다행이라는 엄마들도 많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문제는 국가대표 선발을 심의하는 빙상연맹 경기력향상위원회의 밀실 운영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훈련 기회도 공평하지 않다는 것. 노선영은 올림픽에 앞서 "이승훈, 김보름, 정재원이 한체대에서 별도로 특별훈련을 진행하는 등 차별이 심하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신문은 전명규 빙상연맹 부회장 겸 한체대 교수가 빙상판을 좌지우지한다는 선수 부모들의 증언을 전했다. B씨는 "전명규 눈에 들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 국대 선발, 특별 훈련, 금메달, 실업팀, 스폰서가 풀 패키지로 제공된다. '전명규 라인'에 일단 들어야 한다"며 파벌 논란에 힘을 실었다.

백철기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팀 감독은 해당 기사의 내용을 전면 부인했다. 백철기 감독은 "작전은 감독이 짜고 선수가 동의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것" 이라며 '이승훈 밀어주기'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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