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 되돌아보는 삶의 가치

입력 2017-06-01 10:47 수정 2017-06-01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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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년 15일. 태어나서 지금까지 ‘허비(虛費)’한 것 같다고 생각되는 시간이다. 앞으로 얼마만큼이나 더 허비해야 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물론 무의미한 허비를 가치 있는 ‘소비(消費)’로 바꿀 수 있는지 역시 아무도 모른다. 허비는 헛된 것으로 쓰고 남는 것이 없지만, 소비는 노력·시간 따위를 투자하는 가치 창조의 색이 강하다.

시간은 흔히 말하는 ‘금수저’, ‘흙수저’와 전혀 관계가 없는 얘기이다. 그렇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평등 제공’을 보장하는 유일한 것이다. 과연 나는 이 평등한 기회를 가치 있게 사용하고 있는가.

아마 대부분의 사람은 많은 시간을 허비했다고 생각할 것이다. 필연적으로 그럴 수밖에 없다. 인생은 후회의 연속성이다. 후회 속에 성장하며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다. 알기엔 너무 이르고 알고 나면 이미 늦는 것.

그렇다면 조금이라도 덜 후회하며 살 수는 없을까. 우리네 인생은 꽤 많은 시간을 모순 속에 허비하고 있다. SNS에 올라오는 남들 인생은 잘 챙겨 보면서도, 정작 자신의 인생은 돌아볼 겨를이 없다.

비단 IT의 눈부신 발전과 인터넷으로 전 세계가 묶여 있는 이 시대만의 문제는 아니다. 내가 어떤지를 돌아보기보다 남은 어떤가에 몰두할 뿐이다.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바로 뒤에 있는데도 돌아보지 못한다.

다시금 지난 33년을 되돌아본다. 부모님의 재정적인 지원을 받던 24살 이전까지는 차치하고, 지금까지의 인생은 마냥 허비했다고 하기엔 아쉽고, 그렇다고 정말 가치 있는 소비를 했다고 하기엔 부끄러운 아슬아슬한 곡예를 하는 중이라 자평하고 싶다. 5년간 항해사로서 바다 위에서 근무했고, 3년간 거제도 소재 조선소에서 근무했으며, 지금은 도쿄(東京) 소재의 해운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다. 꽤 노력 중이지만 가족을 멀리한 채 타국에서 보내는 시간이 정말 가치 있는 소비라고 할 수 있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아마 몇 년 뒤 다시 글을 쓸 수 있는 기회가 온다면 그땐 어렴풋이 알 수 있지 않을까. 되돌아보는 삶이 가치 있는 소비를 보장해 줬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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