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화 칼럼] 4차 산업혁명의 교육 혁신

입력 2017-05-29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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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기업협회 명예회장

역사상 새로운 일자리 대부분은 기존 산업이 아니라 새롭게 등장하는 산업에서 만들어졌다. 딜로이트(Deloitte)는 기술 혁신은 일자리 소멸보다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즉 기술은 새로운 일의 종류를 늘려 일자리를 창출해왔다. 현재 미국의 일자리 종류는 40만 개를 넘어서고 있다. 소규모 공연 밴드를 의미하는 긱(Gig) 이코노미에서 활동하는 초연결 프리랜서들이 2020년에는 전체 직업의 43%가 될 것으로 포브스는 예측하고 있다. 일자리는 이제 복잡계로 진화하고 있다. 복잡계 일자리의 롱테일(Long-tail)에서 등장하는 소위 ‘기타’ 일자리들이 미래에 창출되는 일자리의 대부분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새로운 일자리를 뒷받침할 교육의 문제를 살펴보자. 우리가 흔히 일(Work)이라고 하는 행위는 재미와 의미라는 요소로서, 다음과 같은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우선 의미가 있는 업(Mission)이다. 조직에 소속된 업이 직업이다. 업은 소명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창조성이 뒷받침되어야 하는 일이다. 다음은 재미가 있는 놀이(Play)다. 놀이는 현재의 나를 위한 즐거움을 제공한다. 감성이 뒷받침되어야 하는 일이다. 재미있는 놀이가 직업이 되는 현상을 ‘프로화’라고 한다.

그런데 재미도 의미도 없는 일이 있다. 바로 반복되는 노동(Labor)이다. 고통과 지루함이 속성으로 되어 있었다. 그래서 노동은 보상이 필요하고 이 보상으로 즐거움을 얻는 것이 산업혁명 이후 삶의 표본이었다. 이러한 노동을 인공지능과 로봇으로 대체하자는 것이 바로 4차 산업혁명이 갖는 의미다. 반복되는 재미없는 노동을 로봇에게 넘겨주고 사람은 의미와 재미가 있는 업과 놀이에 집중하자는 것이다.

물론 의미 있는 노동도 없애라는 것으로 오해하지는 말자. 사라지는 것은 일이 아니라 노동이 되도록 우리가 만들어 가야 한다. 로봇과 인간의 공존, 이것이 번영과 함께 가는 인류의 미래다. 그런데 우리는 미래에 사라질 스펙형 교육을 하고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교육의 방향은 명확해진다. 창조성과 감성을 바탕으로 협력하는 인간상이다. 이를 ‘협력하는 괴짜’라고 명명하고자 한다. 협력하는 괴짜는 사회와 교육이 융합한 팀 프로젝트 교육을 통해 육성된다는 것이 현재의 결론이다. 즉 기존의 교육에서 팀으로 문제를 찾고 풀어가는 학습으로 방향 전환을 하자는 것이다(Less teaching, more learning). 미래 교육은 교육과 사회가 프로젝트로서 결합하는 형태로 진화하게 된다. 급변하는 사회를 상아탑에 고립된 학교가 쫓아갈 수 없다는 것은 미국의 백악관 보고서에 이미 명시되어 있다. 교육 혁신은 학교만의 문제가 아니라 학교와 기업과 사회 전반의 융합의 문제인 것이다.

교육이 팀 프로젝트 교육으로 이동하면서 기존의 지식 교육은 온라인으로 학습하는 MOOC(Massive Online Open Courseware)로 전환하고 있다. 그리고 거꾸로 교육(flip learning)이 온라인 교육의 집중도 부족 문제를 보완할 것이다. 이러한 자율적 학습을 기업가 정신 기반 행동으로 옮기는 액티브 러닝이 미래 사회에 대비하는 ‘협력하는 괴짜’들의 육성 방안이다.

급변하는 산업 환경은 기존 일자리의 수명을 단축시켜 간다. 지속적으로 재교육하는 평생교육이 필요한 이유다. 평생교육은 우선 저비용의 가벼운 교육이 되어야 한다. 교육에 사회가 융합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에 교육이 융합되어야 한다. 이를 위한 대안이 바로 에듀테크(edu-tech)라는 4차 산업혁명의 또 하나의 거대한 신산업이다.

교육계 내부에서 이익집단 간의 균형이라는 옛 질서의 혁파는 어렵다. 에듀테크로 무장된 교육 혁신이 졸업장으로 방어하는 기존 교육 체제를 무너뜨리게 될 것이다. 이를 위한 단 하나의 전제 조건은 개방과 공유를 통한 신분제 사회에서 능력제 사회로의 대전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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