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의 독서산책] 롤로 메이 ‘창조를 위한 용기’

입력 2017-04-03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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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입 이후의 휴식기에 생겨나는 ‘통찰’

아이디어는 대부분 섬광처럼 스쳐지나간다. 어떤 아이디어가 생성되는 과정을 경험할 때마다 신비하기도 하고, 놀랍기도 하다. 창조적 발상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조금 더 상세히 이해할 수 있다면 우리는 직업 세계에서 더 큰 성장을 거둘 수 있을 것이다. 롤로 메이의 ‘창조를 위한 용기’는 예술가가 과학자가 창조적 발상을 어떻게 떠올리는지를 다룬 책이지만 사업가나 일반인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

1949년 컬럼비아대학교가 최초로 수여한 임상심리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저자는 미국의 심리치료 이론과 실제에 상당히 기여한 인물이다. 이 책의 특별한 점은 저자 자신의 체험담을 일반인들이 이해할 수 있게끔 잘 정리했다는 것이다. “이 책은 내가 깊이 생각한 것을 적은 기록의 파편들로 창조의 신비를 다루고 있다.”

△창조를 위한 용기 △창조성의 본질 △창조성과 무의식 △창조성과의 만남 △창조성의 한계에 대해 등 소제목만으로 이 책의 성격을 추측해 보는 일은 어렵지 않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저자의 체험담은 누구든지 여러 번 겪었을 법한 경험들로 구성된다. 만일 여러분이 어떤 문제에 대한 해답을 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가정해 보자. 어떻게 하면 놀라운 해법을 찾아낼 수 있을까.

저자의 주장을 간략하게 정리하면 이렇다. “우리가 작정한다고 통찰력이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강렬하게 헌신하고 몰두하며 만남에 전념하기로 작정할 때 가능성은 커진다.” 획기적 통찰이 의식의 중심부로 진입하는 과정은 의도적인 것은 아니지만 훈련을 통해 그런 능력을 강화할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공감하는 것은 저자의 체험담은 창조적 발상을 만들어내는 데 익숙한 사람들이라면 자주 경험하는 이야기라는 사실이다.

통찰은 확실히 무의식의 수준에서 생겨난다. 그렇다고 해서 아무런 노력이 필요하지 않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의 이야기가 진실에 가깝다. 우리가 의식적으로 가장 강렬하고 열정적으로 참여하는 영역의 무의식적인 수준에서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다시 말하면 누군가 사업 아이디어를 간절히 구한다면 그가 내려야 할 첫 번째 결정은 그 문제를 의식적으로 깊이 파고들면서 많은 시간을 투입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문제를 붙잡고 치열하게 씨름하는 시간이 있어야 한다. 집중하고 몰입할수록 문제와 관련된 무의식의 영역이 활성화할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다.

이런 전제 조건하에서 창조적 발상이 자신을 찾아오는 일은 일에서 휴식으로 넘어가는 순간에 일어난다. 다시 말하면 통찰은 집중과 몰입 이후의 느슨한 휴식기에 생겨난다는 점이다. “자신이 긴장하고 있으며 근면하다는 것을 의식하는 우리가 느슨해지기 전까지는 대체로 통찰은 일어나지 않는다. 무의식적인 통찰이 일어나려면 번갈아가며 강렬하고 의식적인 일을 하고 난 다음에 휴식을 한다.”

20세기 초에 활동했던 프랑스의 걸출한 수학자 쥘 앙리 푸앵카레는 “의식적인 노력이 있어야 무의식적인 기계가 돌아간다”고 명쾌하게 설명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그는 “의식적인 노력이 없다면 무의식적 기계는 움직이지 않고 아무것도 생산하지 않는다”고도 말했다. 여기서 우리가 깨달을 수 있는 실용적인 방법은 치열한 고민과 학습 그리고 탐구를 행한 다음에 주어지는 느슨한 이완 시간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창의적 아이디어에 갈급한 사람이라면 창조와 관련된 저자의 체험담이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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