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조선사 통합 본격화] SPC 통해 공동경영… ‘성동+SPP’ 가장 유력

입력 2015-04-24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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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 “출혈경쟁 더이상 방치 안된다” 절박감…건조원가 낮추고 업체 줄여 수주 개선

성동조선이 채권단으로부터 추가자금을 수혈 받게 되면서 가까스로 법정관리 위기를 넘기게 됐다. 채권단이 SPP조선에 이어 성동조선에 대해서도 추가자금 지원에 나서면서 이들 중견조선사들을 대상으로 공동경영과 함께 통합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 2010년부터 6년째 채권단의 공동관리는 받고 있는 중견 조선사는 성동조선을 비롯해, SPP조선, 대선조선 등으로 조선업계에 닥친 장기 불황에 유동성 위기가 지속되고 있다. 이에 채권단은 이들 기업에 대한 추가 자금지원이 자칫 밑빠진 독에 물붓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에 특수목적법인(SPC) 통한 공동경영이나 통합 등 구조개편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성동ㆍSPP조선 회생 길 마련…‘통합론’ 본격화 = 수출입은행과 우리은행 등 채권단은 성동조선과 SPP조선, 대선조선 등 자율협약 중인 중견조선사 3곳의 관리 방안을 놓고 통합 작업에 착수했다. 자율협약 체계 2년째인 STX조선의 경우 이들 조선사와의 형평성 문제로 통합논의 대상에서 빠진 것으로 확인됐다. 성동ㆍ대선조선의 주채권은행은 수출입은행이고 SPP조선의 주채권은행은 우리은행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지난해 구조조정 대상에 오른 이들 중견조선사들이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게 된 가장 큰 원인은 저가 수주에 따른 대규모 영업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이라며 “이에 채권단 내부에서는 지난해부터 이들 업체를 둘러싼 다양한 해법을 검토한 바 현재 성동조선과 SPP조선 등의 통합이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로 부상했다”고 말했다.

다만 이들 조선사들의 재무적인 상황이 달라 주채권은행인 수출입은행과 우리은행간의 이해득실로 적잖은 진통도 예고되고 있다. 우선 통합에 앞서 채권단의 동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어 회계법인 등 전문기관의 가치평가가 선행돼야 한다.

채권단이 이같은 통합작업 속도를 내는 것은 자율협약 졸업시기를 앞당기기 위함이다. 지난 5년간 약 10조원에 가까운 자금을 투입했지만 조선업계 불황이 길어지면서 이들 업체의 상황이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이들 조선사 중 일부를 통합해 전체 규모를 줄이면 비용절감과 수익성 확보에 유리해져 장기적으론 채권 회수율을 높일 수 있다.

또 경쟁 업체 수가 줄어 수주여건도 개선될 수 있다. 앞서 채권단이 중견조선사들의 저가 수주를 막기 위해 자율협약안에 수주 가이드라인(건조 원가 대비 이익 발생 수주만 허용)을 포함시킨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채권단이 통합에 따른 공동 관리에 착수하면서 공공 구매로 건조원가를 낯추거나, 도크 공유, 공동 영업행태의 시너지를 제고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채권단 관리를 받고 있는 기업들이 수주 경쟁을 지속적으로 빚어질 경우 결국 채권단에 피해가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그러나 채권단은 건조원가 정산, 선박대금 결제방식 등 조선산업의 수주 상황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추가적인 부실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고 말했다.

◇“더이상 출혈경쟁 방치할 수 없다”…SPC 설립 검토= 채권단이 추진하는 통합작업 이면에는 금융지원에 의존하는 중견조선사 간의 출혈경쟁을 더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절박함이 묻어있다. 때문에 채권단이 대주주가 된 상황에서 공동 지주회사를 설립해 통합 또는 공동 경영하는 다양한 형태로 채권 회수율을 높히고 자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문제는 주채권은행 간의 이해득실이다. 성동조선은 경영정상화가 막바지 단계에 접어 들었다는 점에서 수출입은행에게 다소 불리하게 작용될 수 있다. 반면 실적 리스크가 큰 SPP조선은 합병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앞서 우리은행이 성동조선 추가자금 지원을 놓고 고민이 깊었던 이유도 이때문이다. 민영화를 앞두고 부실자산을 털어내야 하는 숙제까지 안고 있는 우리은행 입장에선 2대 채권기관인 무역보험공사가 반대매수청권을 행사하고 채권단에서 빠질 가능성이 커지자 손익계산 또한 복잡해진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조선업황을 고려하면 최대한 조속히 통합 작업을 추진해야 한다. 수출입은행 역시 성동조선과 SPP조선 등 중견조선사들의 공동경영 후 통합에서 합병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은 설계와 구매, 영업 등 통합 시너지를 점검한 후 법인 합병 여부 등 통합 수준에 대해 가닥을 잡을 계획이다. 이후 법인 간 합병뿐 아니라 인사·재무·경영관리의 구조조정을 총괄하는 상위 법인 신설, 설계·구매·영업 등 기능별 별도의 SPC 신설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조속한 통합 후 구조조정 등을 통해 몸집을 가볍게 만들고 자생력을 확보하자는 전략”이라며 “공동경영 등을 통해 연착륙하는 것도 좋지만 대형조선사처럼 현실을 직시해 부실을 털고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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