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가 CF모델로 둔갑? 진화하는 TV 드라마 속 PPL, 이대로 괜찮은가 [김민정의 시스루]

입력 2015-01-12 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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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 MBC

배우 하석진이 마음에 두고 있는 여자 한지혜를 위한 케이크를 준비한다. 고두심이 케이크를 활용해 사랑을 고백하라고 조언했기 때문. 이에 하석진은 새하얀 케이크 위에 초코펜을 이용해 ‘당신을 사랑하게 됐습니다’라는 문구를 새긴다. 또 다른 장면 속 오현경이 치킨집을 찾았고, 그곳에서 이종원을 만나게 된다. 치킨집 주인은 오현경에게 “크리스마스 이벤트입니다”라고 말하며 하얀 가루를 뿌린다. 그러자 오현경이 “와~”라고 외치며 흡족해 한다. 이는 인기리에 방송되고 있는 MBC 주말드라마 ‘전설의 마녀’ 일부분이다.

TV 속 PPL이 진화하고 있다. 다양한 장르의 드라마 속 장애물로 여겨지는 PPL이 이제는 더욱 노골적인 행태를 띠고 있다. TV광고 수위와 맞먹는다. 앞서 언급한 하석진이 한지혜를 위해 준비한 케이크는 실제 파리바게뜨에서 판매되는 ‘순수우유케이크’로 해당 제품 마케팅을 그대로 담았다. 파리바게뜨는 모델 전지현을 내세워 대대적인 순수우유 케이크 광고 마케팅을 펼쳤다. 아무런 데코레이션이 들어가 있지 않은 순수한 케이크만 판매, 소비자가 초코펜이나 각종 데코레이션 재료를 활용해 자기만의 케이크를 손쉽게 만들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오현경이 찾은 치킨집도 마찬가지다. 해당 브랜드는 치킨마루에서 펼치고 있는 눈꽃치킨 이벤트 광고다. 치킨마루 홈페이지에는 신메뉴인 눈꽃치킨 출시 기념으로 ‘눈꽃치킨과 함께 크리스마스에 눈이 내리면’이라는 이벤트가 진행했다.

이뿐만 아니다. 독보적인 시청률을 자랑하며 승승장구 하고 있는 KBS 2TV 주말극 ‘가족끼리 왜이래’에서는 김서라가 유동근을 찾는 모습에서 다양한 테이크아웃 음료를 들고 나타나 해당 제품을 간략하게 언급하며 권한다. 이는 ‘가족끼리 왜이래’ 제작지원 중인 카페베네 제품으로 촬영세트장까지 마련돼 드문드문 등장하며 시청자에 눈도장을 제대로 찍고 있다.

드라마를 보는 건지 TV광고를 보는 건지 분간이 안 갈 정도다. 극중 대사가 마치 TV 광고 속 카피라이트처럼 거침없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과거 뜬금없이 등장하는 간판, 브랜드 상표, 의도된 제품사용 혹은 제스처 등으로 드라마의 질을 떨어뜨리고 몰입도를 망가뜨린다는 PPL의 논란을 다소 잠재우고자 극 중 대사와 상황에 자연스레 묻어내려 궁리를 한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큰 오산이다. 마치 중간중간 TV 광고를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극의 흐름에 따라 감정선이 오가는 드라마에서 갑작스레 툭툭 던지는 광고효과 메시지는 극의 흐름을 깨뜨린다. 순간 배우가 CF 모델로 둔갑한 것 같다.

물론 열악한 드라마 제작환경과 부족한 제작비를 충당해야기에 PPL는 드라마 제작현장에서 필수적인 존재가 됐다. 보다 영리하고 똑똑한 PPL의 모습을 보여줄 순 없을까. 순수하고 착한 PPL은 없다. 그러나 제작사와 작가는 제작지원하는 기업의 눈치를 보기보다 콘텐츠의 질을 높여 성장에 무게 중심을 둬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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